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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여성 일자리’ 희생양 삼은 인도의 ‘산업 구조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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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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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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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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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산업 구조 개편으로 ‘괄목할’ 경제 성장
소득 및 교육 수준 향상에도 여성 고용률은 “떨어져”
‘이른 탈산업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가 주원인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인도는 농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의 산업 구조 개편 속에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충분한 고용이 창출되지 않았고 여성에게는 더욱 그랬다. 전반적인 교육 및 의료 서비스 수준의 향상과 빈곤율 감소에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는 정체 또는 퇴보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해당 현상의 원인을 가계 소득 증가와 여성들의 높아진 진학률 정도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실제로는 ‘때 이른 탈산업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 때문으로 보인다.

사진=CEPR

인도, 경제 성장과 빈곤 완화에도 ‘여성 고용률’은 감소

1991년 이후 인도 경제는 국내총생산(GDP)의 지속 성장, 빈곤 완화, 교육 수준 향상, 보건 지표 개선 등의 성과를 이뤄냈다. 출산율과 임산부 사망률은 감소했고 출산 시 성비도 개선됐다. 그럼에도 여성 고용률만 급격히 줄어들었는데 특히 농촌 지역 여성 고용률이 2004~05년 50%에서 2017~18년 25%로 감소했다. 도시 지역은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정체 상태를 유지했다.

해당 현상의 원인으로 여성 노동력의 변화와 인도의 사회 규범이 지목돼 왔는데, 가계 소득 및 진학률의 증가, 직장 성폭행 및 사회적 낙인에 대한 우려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인도의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주요인으로 꼽는 연구도 있다.

2004~05년과 2017~18년 사이 여성 고용률이 감소한 것은 교육이나 가계 소득을 포함한 인구통계학적 변화가 주된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요소들이 2004~05년과 2011~12년 사이 여성 고용 감소 원인의 17.8%를 차지했지만 이후 4.5%까지 떨어져 주요인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노동 수요 쪽을 살펴봐야 한다.

농업 대체한 서비스업이 ‘충분한 일자리 창출 실패’

인도 경제는 지난 30년간 광범위한 산업 구조 변화를 겪었다. 농업을 비롯해 임업, 어업이 GDP와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서비스 산업이 대신했다. 구체적으로 농업의 GDP 비중은 1998년 24.18%에서 2022년 16.61%로 감소했고, 고용 비중 역시 1991년 64%에서 2019년 41%로 떨어졌다. 반면 서비스 부문의 GDP 기여는 1998~2022년 40.13%에서 48.58%로, 고용 기여는 1991~2019년 22%에서 33%로 증가했다.

문제는 전체적인 고용 성장이 노동가능인구 증가를 따라잡지 못할 만큼 뒤처졌다는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이라고 부를 만하다. 또한 산업 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에 여성들이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 여성 고용 감소율이 전체 일자리 감소율보다 훨씬 더 컸다는 얘기다.

여성에게 ‘훨씬 더 큰’ 파급효과

실제 분석 결과를 봐도 지역 일자리가 1%P 줄어들면 여성 고용률이 1.45%P 감소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도 남성 고용률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구 기간 여성 고용률의 감소 대부분이 일자리가 줄어든 영향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수요가 줄지 않았다면 향상된 여성들의 자격 조건을 감안할 때 고용이 늘었어야 마땅하다. 또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가 정의한 ‘노동 시장 침체’(labour market slack, 실업, 불완전 고용, 잠재적 실업을 모두 포함) 지표를 기준으로 봐도 많은 여성이 노동 의사가 있거나 일할 시간이 있음에도 일자리 감소로 취업 인구에 포함되지 못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여성 고용 감소는 인구 집단별로도 다르게 나타났다. 농촌 지역, 중하위 수준 학력 보유 여성들과 함께 지정 카스트(scheduled castes, 과거 ‘불가촉천민’의 공식 명칭), 지정 부족(scheduled tribes, 문화적, 지리적으로 고립된 집단) 등 소외 집단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 경제적 원인과 사회적 요소가 함께 작용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론은 농업이 쇠퇴하고 자본 집약적 서비스 산업이 그 자리를 채우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자리 감소가 인도 여성 고용률 축소의 주원인이라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인도 정부는 농촌 지역의 비농업 고용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을 시급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현재의 부정적인 추세를 멈추고 경제 발전이 포괄적인 고용 기회의 확대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원문의 저자는 아시위니 데스판데(Ashwini Deshpande) 아쇼카 대학교(Ashoka University) 교수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The demand-side story: Structural change and the decline in female labour force participation in India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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