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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 부담만 늘리는 대출 규제, 은행권 가산금리 인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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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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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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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가계대출 규제에 주담대 금리 인상한 은행권
기준금리 인하 속 수신금리 인하로 예대금리차는 확대
취약차주 중심 인터넷은행 예대 차는 시중은행 웃돌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급증하면서 금융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한때 '금리 맛집'으로 불렸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시중은행을 앞지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맞물려 예대금리차가 확대됐고 결국 금융소비자의 부담만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뱅 예대금리차 1.97%P, 시중은행보다 빠르게 늘어

2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 평균은 1.97%포인트(P)로 전년 동월(1.39%P) 대비 0.58%P 확대됐다. 이 기간 가계 예대금리차 추이를 은행별로 보면 △케이뱅크 0.58%P→1.40%P △카카오뱅크 0.67%P→2.04%P △토스뱅크 2.91%P→2.48%P로 각각 집계돼 케이뱅크를 제외한 2곳 모두 예대금리차가 2%대에 기록했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인터넷은행의 예대금리차 상승세는 더욱 눈에 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은 지난해 1월 0.82%P에서 11월 1.15%P로 0.32%P 올랐다.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보면 인터넷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가 시중은행보다 0.82%P 높고, 연초 대비 상승폭은 거의 2배에 가깝다. 각사별로는 국민 1.27%P, 농협 1.27%P, 하나 1.19%P, 우리 1.02%P, 신한 0.98%P이며 인터넷은행과 달리 2%대인 곳은 없었다.

시중은행 대비 규모가 작아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은행은 출범 이후 꾸준히 예대금리차를 늘려왔다. 특히 지난해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1월 1.31%P에서 같은 해 11월 1.40%P로 1년 새 6.8% 늘어났다. 같은 기간 인터넷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1.51%P에서 2.06%P로 36.4% 확대됐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가 0.72%P에서 1.48%로, 카카오뱅크는 0.74%P에서 2.17%P로 2~3배 가까이 늘었다. 토스뱅크는 3.09%P에서 2.53%P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3사 중 가장 높은 예대금리차를 보였다.

인위적인 대출 관리로 은행만 수익, '정책 실패' 논란

일반적으로 인터넷은행의 핵심 고객층은 중·저신용자로 구성돼 있어 대출금리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대신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해서는 시중은행 대비 낮은 금리를 제시하며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전개한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케이·카카오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평균 3.7%로 5대 시중은행(4.1%)보다 0.4%P 낮았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터넷은행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을 강조해 온 금융당국의 사정권에 들어오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낮춰놓은 가계대출 금리를 사실상 원복해 놓은 상태다. 

은행권 전체의 대출금리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15%P 상승한 4.23%를 기록했다. 주담대(3.74%)와 전세자금대출(4.05%) 금리 한 달 새 0.23%P 상승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주담대의 경우,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5년 만기 은행채 금리가 보합세를 보였지만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이면서 대출금리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출금리 반등에도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지난해 10월과 11월 잇따라 이뤄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발 빠르게 반영한 결과다. 한은은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하며 연 3.50%에서 3.25%로 낮췄다. 이에 NH농협·우리은행과 BNK경남·부산은행 등은 지난달 일찌감치 수신 상품 금리를 인하했다. 아직 금리를 낮추지 않은 KB국민·신한은행 등도 조만간 비슷한 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소비자 원성에 주요 시중은행들 금리 인하 검토

다만 이 같은 금리 인하 국면에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로 대출금리가 인위적으로 높게 유지되면서 오히려 은행의 이익만 늘어나고 금융소비자의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여기에 은행 가계대출이 8개월 만에 감소하고 있어 높은 대출금리를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논란이 확산되자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가산금리 인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신한은행은 가계대출 상품의 가산금리를 0.05~0.3%P 인하했다. 주담대는 주택구입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대출(금융채 5년물 상품 한정)의 가산금리를 각각 0.10%P, 0.05%P 인하했다. 전세자금대출 가산금리는 보증기관에 따라 주택금융공사 0.20%P, 서울보증보험 0.30%P 낮췄다. 금융채 2년물을 준거금리로 하는 전세대출 상품이 대상이다. 이와 함께 경기 불황을 고려해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 제한(2억원)을 없애고 대출 취급일 당일 기존 보유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의 전세대출도 허용하기로 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매매가 3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 역시 해당 아파트를 처분하는 조건으로 대출 취급이 가능해졌다. 2주택자는 1주택 처분을 조건으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대출 기간 만기 30년 제한 △다주택자 구입자금 제한 △임대인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은 유지한다. 고정형 부동산담보대출 중도상환해약률은 가계대출 기준 1.4%에서 0.61%로, 기업대출 기준 1.4%에서 0.4%로 변경됐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도 가산금리 하락을 위한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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