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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정책에 흔들리는 테무, 초저가 전략 위기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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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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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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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들, 제품 신뢰도보다 저렴한 가격 선택
아마존 이용자 상당수 흡수하며 북미에서 급성장
트럼프 추가 관세 부과에 가격 인상 불가피할 듯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미국 시장에서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 2023년 설립된 테무는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아마존에 육박하는 이용자 수를 확보하며 급성장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추가 관세 부과와 함께 소액 수입품에 대한 면세 혜택 폐지를 추진하면서, 테무의 핵심 경쟁력인 '초저가 전략'이 흔들릴 위험에 처했다. 이에 테무는 판매자가 개별적으로 미국으로 배송하는 새로운 물류 방식을 도입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테무 이용자가 아마존 사용자의 91%에 육박

18일(현지 시각) 이커머스 마케팅 기업 오미센드는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아마존과 테무의 이용 경험 등을 조사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아마존에서 쇼핑한 응답자는 75%였으며 아마존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87%에 달했다. 테무와 관련해서는 신뢰한다는 응답이 5%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테무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53%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오미센드는 "소비자들이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면서 신뢰도보다 비용 절감 효과를 더 중요하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테무는 신뢰도와는 별개로 이용자 수를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시장에서 테무의 이용자 수가 아마존을 추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중국 매체 IT즈자는 미국 조사업체 센서타워의 데이터를 이용해 "지난해 8월 테무의 글로벌 이용자 수가 아마존의 91%에 도달했다"며 "설립 2년 만에 30년 역사의 아마존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84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유럽 28개국을 포함한 총 53개국에서 아마존보다 테무를 더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외형 성장도 가파르다. 모건 스탠리의 자료에 따르면, 테무의 글로벌 월간 이용자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2억3,400만 명을 기록한 바 있다. 이 중 미국과 유럽 소비자는 각각 22%와 33%로 나타났다. 라틴아메리카의 소비자도 20%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전년 대비 69% 증가한 5억5,00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전 세계 이커머스 앱 중 최고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2월 누적 다운로드 수는 9억 건에 육박했고 한국, 미국, 유럽, 중동에서는 1위를, 중남미와 일본에서는 2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석권했다.

中 소싱 제품 일괄 관리에서 물류망 변화 모색

이렇게 세계를 점령한 테무의 핵심 경쟁력은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다. 테무는 중국 내 가성비 높은 제품을 소싱해 글로벌 시장에서 거의 원가에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테무의 성공 전략에 전환점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개인이 수입하는 800달러(약 116만원) 이하의 소액 물품에 대한 '디 미니미스(de minimis)' 면세 혜택의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무도 유통 전략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11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무는 기존의 물류 정책을 일괄 관리 방식에서 판매자 직접 배송 방식인 '하프 커스터디(half-custody)' 모델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테무는 판매자가 가격 설정·배송·마케팅 등을 모두 플랫폼에 위임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지만, 이제는 판매자가 미국 내 창고로 제품을 대량 배송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이 방식이 의무화되지는 않았지만, 테무는 하프 커스터디를 적용한 판매자들을 우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테무가 더 이상 대량 물류 지원을 제공하지 않음에 따라 배송비가 상승하면 개별 판매자는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물류 관리를 위한 재원 마련이 어려운 소규모 판매자들은 미국 시장을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배송 기간 지연에 대한 우려도 있다. 디 미니미스 조항이 폐지되면 미 세관 당국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우편 패키지의 내용물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미국 운송이 늦어지면 중국 직구 업체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관세 정책에 美 아마존 반사이익 전망

이에 반해 아마존은 미 행정부의 관세 기조와 테무의 물류 정책 변화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트럼프 정부의 디 미니미스 적용 철회로 테무, 쉬인 등 중국 직구 업체의 사업 비용이 높아지는 반면, 아마존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이 이미 북미 시장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자체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만큼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욱이 초저가 전용몰 '아마존 홀'의 경쟁 제품 상당수가 디 미니미스 적용 제품으로 해당 상품의 가격 상승은 아마존 홀의 외형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3년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도착하는 디 미니미스 적용 상품 가운데 테무, 쉬인 등 중국 직구 업체가 공급한 제품의 비중이 30%를 넘었다. 지난해 11월 런칭한 아마존 홀은 20달러 이하의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는 웹스토어로 테무, 쉬인 등을 겨냥한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로 아마존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모건 스탠리는 "아마존이 직접 판매하는 제품의 25%가 중국산이고 제3자 판매자 중 절반이 중국 기반"이라며 "아마존의 중국산 수입 관세 취약성은 다른 전자 상거래 업체들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조치로 아마존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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