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딥테크] 미국 기술 기업 근로자들, “연봉 깎여도 집에서 일할래요”
Picture

Member for

4 months
Real name
김영욱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수정

미국 정규직 근로자 41% ‘원격 근무’
기술 기업 근로자, 원격 근무 위해 “연봉 25% 희생 가능”
인재 영입 위해 ‘부가 혜택’으로도 활용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중요성이 커진 원격 근무가 이제는 임금 협상 자리에서도 주인공이 되고 있다. 최근 미국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근로자의 41%가 부분적 또는 완전한 원격 근무 형태로 일하고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미국 기술 산업 전문 직종의 경우 원격 근무를 할 수 있다면 동일 조건의 대면 근무에 비해 25%까지 임금 삭감을 감수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기술 대기업들은 동급의 대면 업무보다 원격 근무에 연봉을 더 할애하고 있다.

사진=CEPR

원격 근무 위해 “연봉 25% 희생 가능”

최근 원격 근무 근로자들이 대폭 늘었다. 미국 정규직 근로자의 11.8%가 완전한 원격 근무로 일하고 있으며 29%는 원격 근무가 혼합된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 이러한 높은 수치는 직원들이 얼마나 원격 근무를 원하며 이러한 선호도가 임금 책정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1,396명의 기술 기업 근로자들의 채용 제안을 분석한 연구는 직원들의 직업 선택 양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평균 연령 32세에 7년의 경력을 지닌 이들이 고민하는 채용 제안에 포함된 평균 연봉은 239,000 달러(약 3억5천만원)에 이르며 구글, 메타, 애플 등 대기업의 소프트 엔지니어, 제품 관리자, 데이터 분석자를 포함한다. 또한 제안 중 81.7%가 원격 근무 일자리로 기술 산업 분야가 유연 근무제에 개방적임을 보여준다.

원격 근무의 가치를 수치화하기 위한 방법은 조사 대상자들이 일자리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고용주 평판, 기업 유형, 복리후생, 직장 위치 등의 중요도를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특정 요소가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호 작용을 고려했다.

그렇게 해서 얻어진 결론은 직원들이 원격 근무를 위해 총연봉의 25%를 희생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해당 수치는 이전 연구들이 밝혀낸 5~10%보다 훨씬 높은 놀라운 결과다.

미국 기술 대기업은 원격 근무자 연봉이 “오히려 높아”

구체적으로 이전의 연구들은 주당 2~3일의 원격 근무가 주어진다면 7%의 연봉 삭감을 받아들일 수 있고 완전한 원격 근무 형태라면 10%까지 가능하다는 결과를 도출했었다. 차이 원인으로는 이번 조사 대상이 대부분 고연봉자이고 원격 근무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기술 산업 전문 직종에 근무한다는 점을 감안할 수 있다.

또한 조사 방법의 차이도 있을 수 있다. 기존 설문 조사에서는 조사 결과가 고용주들이 낮은 임금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까 우려한 응답자들이 본인의 의사를 줄여 말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점을 감안한 조사 업체가 원격 근무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근로자들이 원격 근무를 위해 낮은 보상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기 때문에 원격 근무를 동반하는 일자리는 임금을 적게 줘도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가정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레벨 파이(Levels.fyi, 기술 기업 보상 관련 정보 제공 플랫폼)의 임금 자료를 분석한 연구는 이에 대한 반론을 던진다.

동일 기업 내에서 직종, 위치, 경력 등이 비슷한 근로자들을 비교해 봐도 원격 근무자와 사무실 근무자 간 연봉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원격 근무자들의 연봉이 동일 조건의 사무실 근무자들보다 1.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대기업 영향력, 타 산업에도 미칠 듯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가설도 몇 가지가 있다. 먼저 기업들이 공정성 문제를 포함한 법적 이슈를 두려워해 원격 근로자와 사무실 근로자 간 임금 차이를 만들지 않았을 수 있다. 한편 여성들이 원격 근무를 더 많이 선호하는 경향으로 볼 때 원격 근무자 연봉을 줄일 경우 원치 않게 남녀 간 임금 격차가 벌어지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또 하나의 가정은 기업들이 원격 근무를 연봉의 대체재가 아닌 부가 혜택으로 인재 유치에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는 원격 근무제가 비교적 최근에 생긴 제도인 만큼 기업들의 임금 책정 방침에 완전히 포함되지 않아 일시적인 차이가 생긴 것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아직은 회사들이 원격 근무 방침을 정비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상 체계도 이에 맞추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직원들이 원격 근무에 지속적으로 높은 가치를 둔다면 고용주들이 이를 인재 영입의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는 커진다. 더 많은 자료 분석이 가능해진다면 실제로는 원격 근무자들의 연봉이 더 낮은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알 수 있는 것은 기술 대기업들이 원격 근무의 가치를 인정하고 높은 보상 수준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타 산업들의 근무 형태에 줄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문의 저자는 조이 컬런(Zoe Cullen) 하버드 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 조교수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Home sweet home: The value of remote work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Picture

Member for

4 months
Real name
김영욱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