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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분기 실적 발표,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상회하며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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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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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jung.nam@giai.org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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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실적 견인하며 어닝서프라이즈 달성
파운드리 부진 속 반도체 영업이익 60% 급락
트럼프발 관세전쟁에 2분기 반등 여부 불투명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뛰어넘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6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2분기에도 D램과 낸드플래시 반등세를 보이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상호관세의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분기 매출 9.84% 증가·영업익 0.15% 감소

8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15% 감소한 수치지만, 당초 시장 기대치를 1조원 넘게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84% 증가한 79조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은 77조2,208억원, 영업이익은 5조1,14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실적 발표 전까지만 해도 증권가는 일제히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추세였다.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국내 15곳의 증권사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일부 증권사는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제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5% 수준 감소한 규모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트럼프발 관세 우려로 2분기에 발생할 매출이 1분기로 당겨지면서 기존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5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신제품 출시효과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의 우려보다 높은 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으로는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이 예상 대비 감소 폭이 작았다는 점이 꼽힌다. D램 출하량의 경우 당초 한 자릿수 후반대 감소가 예상됐지만, 직전 분기 대비 5% 줄어드는 데 그쳤고 낸드플래시도 10% 안팎 수준에서 출하량이 줄어들어 예상보다는 수요가 회복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반면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發 관세, 2분기 스마트폰·메모리에 영향

삼성전자가 예상 밖의 호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업계는 2분기가 올 한 해 실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모바일, 가전뿐 아니라 반등세에 접어든 메모리 사업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반도체를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다음 날 마이애미행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과 만나 "반도체 관세는 곧 시작될 것(very soon)"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에도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수익성이 높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가 대거 미국에 포진된 영향이다. 범용(레거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첨단 반도체 수익성마저 저하된다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도 업황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올해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60% 이상을 책임졌던 스마트폰 사업도 2분기 미국의 상호관세가 본격화하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50% 이상을 생산하는 베트남에는 46%의 고율 관세가 부과됐는데, 이는 MX사업부의 수익성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대미 스마트폰 수출분 전체가 베트남에서 생산된다고 가정할 경우, 지난해 기준 MX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9%에서 3%로 6%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美 마이크론 메모리 가격 인상 등 업사이클 조짐

다만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도 전에 이미 가격 인상의 조짐이 보이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가 섣불리 관세를 부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31일 일부 D램 제품 가격을 최대 11%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고객사에 전달한 데 이어 4월부터는 메모리 모듈과 SSE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인 미국 샌디스크도 4월 1일자로 낸드 플래시 가격을 10% 이상 인상했다.

이들 기업의 결정이 시장에 던지는 시사점은 작지 않다. 업계는 특히 마이크론의 가격 조정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의 가격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론이 먼저 치고 나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가격 정책을 재검토할 명분이 생겼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주요 고객사와의 협상이 관건이겠지만, 전체적인 가격 상승 흐름에는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현실화되면서 미 정부가 반도체 관세 부과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최근 D램과 낸드 공급량이 주문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면서 수요 회복 속도가 공급을 크게 앞지르는 상황이다. 고객사들의 러시오더(긴급 주문)가 증가하는 등 가격 인상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삼성전자도 이달부터 D램과 낸드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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