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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도 물량도 잡았다" 中 YMTC의 낸드플래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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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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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TC, 올해 낸드플래시 생산 전망치 151만 장
'하이브리드 본딩' 필두로 기술력도 급성장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中 현지 경쟁력 잃나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스(YMTC)의 올해 생산량이 미국 마이크론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하이브리드 본딩'을 중심으로 낸드플래시 기술력을 확보한 YMTC가 물량 방면에서도 약진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YMTC의 급성장으로 인해 중국 낸드플래시 시장에 '지각변동'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감산 흐름' 역행하는 YMTC

1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YMTC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웨이퍼 투입량 기준)은 지난해 121만 장에서 올해 151만 장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YMTC 사상 최대 규모이자, 낸드플래시 업계 4위인 마이크론의 연간 생산량(130만 장 수준)을 눈에 띄게 웃도는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부터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10%가량 줄이며 감산 기조를 이어가는 중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도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감축하며 평균거래가격(ASP) 하락에 대응하고 있다. 옴디아는 낸드플래시 업계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연간 낸드플래시 생산량이 지난해 507만 장에서 올해 475만 장으로 약 6% 줄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210만 장에서 198만 장으로 약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시장 2위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합산) 역시 감산 행렬에 합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YMTC만이 시장 흐름을 역행하며 대폭 생산량을 확대 중인 셈이다.

YMTC의 기술 굴기

YMTC는 물량뿐만 아니라 기술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정 난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하이브리드 본딩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적 진척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웨이퍼와 웨이퍼 사이에 돌기(범프)를 붙이지 않고 웨이퍼끼리 직접 접합하는 기술로, 낸드플래시 제품의 전체 높이를 줄이면서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제고할 수 있어 미래 반도체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지난 2월에는 삼성전자가 YMTC와 하이브리드 본딩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향후 YMTC와의 특허 분쟁을 피하기 위해 특허 사용권을 교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YMTC는 지난해 미국 법원에 마이크론을 상대로 자사의 낸드플래시 특허를 침해했다는 소송을 제기한 전적이 있다"며 “불필요한 특허 분쟁을 우려한 삼성전자가 미리 손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MTC 낸드플래시 제품의 적층 단수도 무서운 기세로 높아지고 있다. YMTC의 자회사 치타이는 지난 2월 294층 메모리를 탑재한 TiPro9000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국 시장에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차세대 'X태킹(Xtacking) 4.0' 기술을 적용한 첫 상용 제품이다. X태킹 4.0 기술은 메모리 셀을 150층과 144층으로 나눠 제작한 뒤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결합하는 방식으로, 비트 밀도를 높이고 생산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中 내수 시장 '지각변동' 전망

YMTC는 향후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축 삼아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 시장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자국에서 생산된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하는 업체에 보조금을 제공하거나 각종 혜택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고 있다”며 “D램 시장에서 창신메모테크놀로지(CXMT)가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YMTC 역시 자국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YMTC의 현지 시장 공략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있어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세계 낸드플래시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중국 내에서 생산된 낸드플래시가 대부분 현지에서 소비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전체 낸드플래시 물량 중 약 40%를 생산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전체 낸드플래시 물량 중 20%를 중국 다롄 생산 기지에서 확보하고 있다. 이 물량 대부분은 중국 현지 고객사에 공급된다. YMTC의 현지 시장 장악력이 커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YMTC의 약진은 단순 시장 점유율을 넘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3분기 삼성전자 별도 기준 중국 수출액은 49조4,724억원으로 전체 매출(160조8,027억원)의 30% 정도를 차지했다. 이는 미주 수출액(29%)과 유사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전체 매출(46조4,259억 원) 중 26%인 12조7,623억원을 중국에서 올렸다. 미국(15조9,787억원, 34%)보다는 점유율이 낮지만, 그 비중은 결코 작지 않다. YMTC발(發) 시장 지각변동이 실적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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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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