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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잘 쓰느냐” AI 기술 경쟁, 성능 넘어 실용화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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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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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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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포화에 ‘AI 실용주의’ 대두
웹 데이터 한계 직면하며 전환 가속
실질 수익화 모델 확보 여부 관건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성능 중심에서 실용적 활용, 즉 에이전트 개발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더 이상 대형 모델의 기술력만으로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반복 사용을 유도할 수 있는 수익 모델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실용적 응용처 발굴로 업계 초점 이동

28일 일본의 경제 신문 닛케이 아시아는 아서 라이(Arthur Lai) 맥쿼리 기술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의 인공지능(AI) 경쟁이 모델 성능 우위 다툼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AI 에이전트 개발 경쟁으로 전환되는 추세”라며 “AI의 다음 전쟁터는 애플리케이션(앱)”이라고 보도했다. 오픈AI의 GPT-4o, 딥시크 R1과 같은 추론 모델 등장으로 AI가 더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게 되고, 에이전트 개발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개입 없이 작업을 대행할 수 있는 일종의 ‘디지털 비서’ 시스템이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AI 개발사들은 거대한 파라미터 수나 연산 능력, 자연어 처리 성능 등을 기준으로 기술력을 과시했다. GPT(오픈AI), PaLM(구글), Ernie(바이두) 등 모델이 대표적 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와 같은 초거대 모델이 실생활이나 일상적 업무에 어떻게 적용되는가에 대한 회의감이 번지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실용적 응용이 새로운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2023년부터는 ‘AI 실용주의’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기존 챗봇 기능을 넘어 업무 보조와 자동화된 실행력,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지원 등 실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에이전트형 AI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다. 이는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생산성 및 수익 구조와도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된다.

이러한 변화는 빅테크들의 중장기 전략에도 적극적으로 반영됐다. 성능 우위만으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화 가능성이 입증된 구조를 갖춘 실용형 서비스들이 중심 전략으로 주목받는 모습이다. 구글은 삼성과 공동 개발한 AI 안경을 포함해 제미니 AI 비서를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생태계에 통합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생태계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네트워크 구축 계획을 밝혔다.

중국 대형 빅테크들도 앞다퉈 AI 전략을 수정하고 나섰다. 텐센트는 기업이 코딩에서 데이터 분석까지 처리하는 AI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했고, 알리바바는 올인원 AI 비서 ‘쿼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소셜 미디어 틱톡의 운영사 바이트댄스 또한 ‘시드-씽킹-v1.5’ 모델을 선보이며 “ 딥시크 R1을 능가하는 성능”이라고 자신했다.

데이터 고갈에 개발 속도 둔화 우려↑

초거대 AI를 훈련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도 실용주의 노선으로의 변화를 앞당겼다. 기술 개발 초기에는 웹상에 쌓인 무수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점차 그 데이터가 고갈되면서 모델 성능 개선이 ‘무작정 데이터를 더 집어넣는 방식’으로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미 공공 데이터나 논문, 블로그, 코드 저장소 등에서 가져올 수 있는 유의미한 콘텐츠는 거의 수집이 완료된 상태다.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는 합성데이터 등이 거론됐다.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을 활용해 인공적으로 생성한 정보를 의미하는 합성데이터는 사람이 직접 생산한 데이터와 달리 다양한 시뮬레이션과 생성 모델을 통해 만들어져 훨씬 다양한 학습 자료를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기존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콘텐츠의 정확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이를 재가공하는 데이터의 신뢰도 또한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 한계가 뚜렷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데이터가 고갈된 상황에서 대형 모델을 더 이상 키우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회의론이 등장했다. 일찌감치 기술 고도화를 이룬 초거대 AI들이 충분한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이제는 성능 자체보다는 그 성능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술 경쟁의 구도가 ‘스펙 경쟁’에서 ‘활용도 경쟁’으로 옮겨가게 된 배경이다.

사업모델 없는 기술, AI 산업의 가장 큰 숙제

문제는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에도 이를 통해 실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는 아직도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AI 모델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를 구체적인 서비스나 제품으로 연결해 지속 가능한 수익원을 확보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특히 GPT나 클로드(앤스로픽), 제미나이(구글) 같은 생성형 AI는 이미지 생성과 번역, 문서 요약 등 유용한 기능을 갖추고 있음에도 지속적인 결제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일관된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AI 기술 발전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낮게 달린 열매(쉽게 얻을 수 있는 수익)는 모두 수확됐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AI가 우리의 삶을 지금보다 더 극적으로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경쟁 구도가 안정된 현재 상황에서 AI 개발 속도가 다시 급격히 빨라지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피차이 CEO의 전망은 시장 견해와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말 발표한 ‘너무 많은 투자, 너무 적은 수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AI 기술에 대한 투자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1조 달러(약 1,400조원)를 넘어설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관련 기업 대다수가 아직 이렇다할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어 본격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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