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해고는 일상, 채용은 소멸” AI가 조직을 바꾼다
Picture

Member for

7 months 1 week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MS·메타 등 대규모 구조조정 단행
실무형 AI 에이전트 대체 움직임 활발
‘신입 실종’ 역피라미드형 조직 늘어

인공지능(AI)이 일상화하면서 IT 업계 채용 시장에도 거대한 변화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 주요 빅테크들은 수천 명의 개발직을 감원한 데 이어 신입 채용마저 중단하는 추세다. 이는 단순한 인력 감축을 넘어 조직 내 직무 재설계와 채용 전략 재편이라는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AI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인력 구조 형성을 앞당기고 있다. 국내 기업들 또한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개발팀 축소와 외주화를 가속하는 모습이다.

‘예고된 충격’ 실전으로 다가와

2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벤처캐피털 시그널파이어(SignalFire)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15개 주요 빅테크 기업의 대학 졸업 예정자 채용은 전년 대비 25%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스타트업의 신입 채용 또한 약 11% 감소했다. 반면 경력 2~5년 차 인재 채용은 빅테크와 스타트업에서 각각 27%, 1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그널파이어는 AI 기술 고도화가 이러한 채용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챗GTP 개발사 오픈AI의 대항마로 꼽히는 앤스로픽의 사례를 들었다. 앤스로픽은 지난 2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 ‘코드 위드 클로드(Code with Claude)’에서 신형 모델 ‘오푸스4(Opus 4)를 공개했다. 해당 모델은 사용자의 지시 없이도 7시간 연속 코딩과 기획, 데이터 분석 등 복잡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6개월 내 전체 코드의 90%를 AI가 작성하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같은 전망은 각종 통계에서 속속 현실로 확인된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의하면 최근 2년간 컴퓨터 개발자 고용은 27.5% 줄었고, 관련 채용 공고는 35% 감소했다. 세계경제포럼(WEF) 또한 지난달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 2025’ 보고서에서 “전체 고용주의 40%가 AI로 자동화 가능한 직무에서 인력 감축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헤더 도셰이 시그널파이어 인사 파트너는 “AI가 당신의 자리를 직접 빼앗지는 않지만, AI를 가장 잘 다루는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이미 유사한 흐름이 관측된다. 다수의 스타트업과 중견 IT 기업들은 개발 부서를 축소하거나, 그 기능을 외부 플랫폼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는 기업 내부에서 개발팀이 사라지는 표면적 현상에서 나아가 AI를 주력 생산수단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더 이상 “코딩을 배워야 취업이 된다”는 조언은 유효하지 않다는 게 취업 시장의 중론이다.

채용 기준 된 ‘AI 활용 숙련도’

이런 변화는 조직의 인재 육성 패턴 자체를 바꾸고 있다. 특히 개발 직군에서 신입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진입 지점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기업이 1~2년 차 초급 개발자보다 AI 툴을 잘 다루는 숙련자 또는 크로스 기능형 팀 플레이어를 더 선호하는 상황이다. 채용 공고는 경력직을 위주로 채워졌고, 그마저도 특정 기술 스택을 완전히 내재화한 인재만이 일자리를 얻는다. 입사 후 실무 교육을 통해 성장한다는 개념 또한 빛을 잃은 지 오래다.

심지어 최근에는 AI 시장을 이끄는 주요 빅테크들도 몸집 줄이기에 나서며 인력 대체를 가속했다. 대화형 AI 코파일럿(Copilot) 운영사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달 13일 자회사와 해외 지사를 포함해 전체 인력의 약 3%에 해당하는 6,000여 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2023년 약 1만 명을 내보낸 이후 최대 규모의 감원이다. 이번 구조조정을 두고 MS는 “모든 직급과 부문, 지역을 아우르는 것”이라며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한 조직 재편”이라고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 그룹에서 AI로 활동 영역을 넓힌 메타는 지난 2월 전체 인력의 5%(약 3,600명)를 해고한 데 이어 지난 4월에는 가상현실 사업부에서 수백 명을 해고했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초 “성과 관리 기준을 높이고, 저성과자들을 더 빨리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일자리 또한 조직 구조 재편에서 안전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부 개발직 해체는 이미 시작됐다

IT 산업 현장에서는 지금까지의 AI 논의가 ‘일자리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머물렀다면, 이제는 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당장 채용을 축소 또는 중단하는 문제를 넘어 조직과 채용이라는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하는 흐름이 현실화하고 있단 진단이다. 개발 영역은 코덱스(오픈AI)가, 테스트는 알파이볼브(구글)가, 연구는 디스커버리(MS)가, 나머지는 외주화하는 등 방식이다. 이에 따라 조직은 점점 ‘사람이 필요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채용시장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과거에는 기업의 인력 수요가 경기 사이클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지만, 이제는 일부 직무의 소멸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대 실무 경험 없는 초급 기획자와 데이터 입력 직무, 단순 테스트 담당자 같은 직군은 AI와 자동화 솔루션의 등장 이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기업은 더 이상 이들 업무를 맡길 사람을 찾지 않으며, 인재 풀 또한 제 기능을 잃었다.

문제는 신입 채용 시장의 붕괴가 향후 사회 전반의 인력 수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업무를 대체할 AI를 활용한다 해도 5~10년 후 해당 분야의 숙련자 풀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하는 장기 전략이 없다면, 미래의 조직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기업은 단기적인 효율과 비용 절감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략은 머지않은 미래에 인력 공백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Picture

Member for

7 months 1 week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