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아마존, 1월에는 조지아주 110억 달러 투자 발표 구글·MS·메타 등 AI 인프라 확장에 투자 확대 빅테크, 데이터센터 확장해 AI 주도권 사수 나서

아마존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1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기로 했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도 AI 기술 주도권과 시장 지배력 확보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에 나서면서 AI 인프라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지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AI 서비스의 속도와 품질, 기술 독립성, 미래 경쟁력까지 좌우하는 전략적 핵심 자산으로 부상한 가운데 데이터센터를 선점하려는 빅테크의 ‘인프라 전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마존 CEO "생성형 AI는 한 번뿐인 기회"
4일(현지 시각) 아마존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10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마존은 공식 블로그를 통해 "생성형 AI가 첨단 클라우드 인프라와 컴퓨팅 성능에 대한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번 투자는 노스캐롤라이나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 센터를 통해 AI의 미래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데이터센터 운영을 통해 해당 지역 내에 약 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아마존은 덧붙였다.
아마존은 올해 전체 자본 지출로 최대 1,000억 달러를 책정했는데 이 중 대부분이 AI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조지아주에 최소 110억 달러를 투자해 신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아마존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마존은 2010년 이후 조지아주에 2010년 이후 185억 달러를 누적 투자했으며 이번 조지아주 데이터센터는 회사의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며 "투자 대부분이 AI 전용 칩, 첨단 서버, 고성능 네트워크 등 AI 인프라에 집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생성형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 2월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는 평생 한 번뿐인 기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 달 아마존은 기존 음성 비서 알렉사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알렉사+'를 공개했고, 3월에는 이용자를 대신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새로운 AI 모델 '노바 액트' 등을 출시했다. 또 자체 언어 모델, 자체 개발한 칩 트레이니엄을 선보였고, 클로드 챗봇으로 알려진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에 80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AI 투자 재검토했던 MS도 800억 달러 투자
아마존과 함께 미국의 4개 빅테크로 불리는 알파벳, MS, 메타 등도 AI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한때 AI 인프라 거품론에 일부 기업이 투자를 재검토하기도 했지만, 올해 1분기 AI·클라우드 부문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투자 경쟁을 다시 가속하는 양상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데이터센터 투자 재검토를 시사했던 MS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애저 클라우드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며 "향후 AI 인프라 구축에 800억 달러를 할당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올해에만 750억 달러를 AI 관련 데이터센터 확장과 기술 인프라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2023년 투자액 323억 달러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이번 대규모 투자는 구글 서비스와 클라우드, 딥마인드 등 전 사업 부문의 AI 역량 강화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아나트 아시케나지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올해 집행되는 자본 지출 대부분 AI 기술 인프라·서버와 데이터센터 구축, 네트워킹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올해 1분기 메타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EPS는 35% 증가하는 호실적을 내면서 AI 인프라 투자 규모를 600억~650억 달러에서 640억~720억 달러로 40%가량 늘렸다. 이는 당초 월가의 예상치(약 500억 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신설. AI 인재 채용 확대, AI 반도체 확보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월 마크 저커버그 CEO는 “2025년은 AI의 결정적 해가 될 것”이라며 메타 AI가 10억 명 이상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AI 어시스턴트’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AI 서비스 품질·속도·시장경쟁력 확보 경쟁
이렇게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며 사업의 핵심 인프라로 삼는 배경에는 AI 서비스의 품질과 속도, 그리고 시장 경쟁력 확보라는 전략적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AI 서비스의 속도와 안정성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달려 있다. 생성형 AI는 이미지,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므로, 데이터센터가 충분하지 않거나 이용자와 물리적으로 멀면 응답 속도가 느려지고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I 경쟁력 확보와 기술 주권 선점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하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저장·처리 시설을 넘어, 최신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첨단 AI 기술을 효율적으로 개발·적용하려면 GPU 등 고성능 하드웨어를 대규모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빅테크들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는 방안을 선택하고 있다.
여기에 AI 수요 폭증과 공급 부족에 따른 희소성이 데이터센터 투자에 불을 붙이고 있다. AI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라지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질렀고, 현재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데이터센터 공실률이 1~2%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데이터센터를 자체적으로 보유하면 비용 절감뿐 아니라, 미래 시장에서의 지배력까지 확보할 수 있어 기업의 전략적 자산으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