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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머니 2.0 공습, 오프라인부터 물류까지 장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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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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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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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넘어 인프라까지
한국 시장에 깊숙이 침투
中 공세 속 무방비 韓업체

중국기업들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 공략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오프라인 채널 확장은 물론 최후의 방어선이라 할 수 있는 물류 영역까지 침투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펜데믹 전후 2∼3년간 초저가 중국산 상품으로 한국 고객의 해외 직접구매(직구)를 공략하던 방식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글로벌 물류망을 갖추지 못한 국내 유통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샤오미·미니소, 국내 오프라인 시장 공략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샤오미코리아는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IFC몰 L2층에 국내 최초의 공식 오프라인 매장 ‘Mi Store’를 연다. 매장은 60평 규모로 스마트폰·태블릿·스마트워치·TV·로봇청소기 등 주요 제품군 200여 종을 한자리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체험형 쇼룸으로 구성된다. 또한 A/S 접수창구를 비롯한 설치, 무상 보증, 현장 배송 및 설치 서비스까지 제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뉴 리테일’ 전략을 선보인다.

샤오미는 올해 초 국내 법인 설립 후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반년도 안 돼 스마트폰 신제품 6종을 연달아 출시했고 올 4월에는 샤오미15 울트라의 고사양 카메라 사용법을 알려주는 커뮤니티 행사를 한국 최초로 개최하며 국내 고객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A/S와 체험 공간을 앞세운 오프라인 확장은 기존의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벗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샤오미가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 매장 개장을 통해 상징성 이상의 성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포부다.

오프라인 채널로 한국 소비자 공략에 나선 건 샤오미 만이 아니다. 올해 초 재상륙한 중국 유통기업 미니소도 국내 시장 안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니소는 2016년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해 70여 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2021년 철수한 바 있다. 당시 다이소처럼 생활용품 위주로 판매했으나 유니클로·무인양품·다이소 등 기존 브랜드 디자인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중국 광둥성을 기반으로 창업한 미니소는 일본 200엔숍을 모방해 사업을 키워 다이소처럼 생활용품 판매에 주력해 오다 2019년부터 캐릭터 굿즈를 파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캐릭터 덕후’들을 겨냥한 미니소는 ‘중국산은 저품질’이라는 편견을 깨고 양질의 캐릭터 제품으로 국내 젊은 층을 공략하고 있다. 디즈니 마블, 헬로키티, 해리 포터 등 글로벌 IP(지식재산권)와 협업한 굿즈를 판매하면서 매장을 지난해 기준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7,000여 개로 늘렸다. 국내에선 지난해 12월 종로구 혜화점을 낸 데 이어 지난 3월 홍대점, 이달 21일 강남점을 열었고, 오는 27일 커넥트현대 청주점에 4호점을 낸다.

물류도 ‘차이나 공습’

중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 물리적 접점을 강화하는 흐름은 유통에만 그치지 않는다. 중국 기업들은 물류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징동닷컴 산하 물류기업 징동로지스틱스(JD Logistics)의 한국 법인인 징동코리아는 최근 인천과 이천에 자체 운영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3PL(제3자 물류) 및 풀필먼트 서비스를 개시했다. 징동닷컴의 핵심 경쟁력은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창고 운영 시스템이다. 인기 상품을 자동으로 고회전 위치로 재배치하고, 실시간 수요 데이터를 반영해 적재 구조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서울 및 일부 경기도 지역에 최단 12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징동로지스틱스는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19개국 이상에 100여 개 해외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국가에서 2~3일 내 국제배송이 가능하도록 구축했다. 징둥닷컴은 이번 한국 법인 운영을 통해 자사 크로스보더 플랫폼 ‘징동 월드와이드’를 활용, 한국산 제품의 중국 직배송 서비스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천과 인천에 직영 물류센터를 두고 한국 상품을 중국과 해외 여러 국가로 판매하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채널을 표방한다. 이후 권역 확대와 빠른 배송, 직매입 추진 등 영토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이커머스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도 물류센터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테무는 최근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 모델 도입을 결정하고, 경기도에 대형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배송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선언한 테무는 한국 판매자들에게 판로 확대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초 삽을 뜨는 것을 목표로 축구장 25개 크기인 18만㎡ 규모의 통합물류센터(풀필먼트) 부지를 모색 중이다. 예상 투자금은 3,000억원 정도로 현재로선 평택항 인근 부지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통 주도권 중국에 넘어갈 수도” 우려

중국 기업들은 국내 신선식품에서도 장악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알리는 신선식품 MD와 재고를 관리하고 마케팅을 하는 인력을 대거 채용했다. 한국 내 신선식품 벤더와 공급자·셀러 등 파트너 물색, 한국 시장 분석 등 업무를 하기 위해서다. 알리가 운영하는 국내 브랜드 상품 전용관 케이베뉴는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성장했다. 케이베뉴는 입점 판매자가 직접 상품 정보를 올리고 배송까지 담당하는 오픈마켓 방식이다.

알리는 국내 우수 식품 제조사와 농수산물 생산자를 유치하면서 식료품까지 갖춘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 국내 뷰티, 의류 제조사뿐만 아니라 농수산물 등 신선식품에 이어 최근에는 생화까지 팔기 시작했다. 모든 생화 상품은 국내 농장에서 소비자에게 바로 배송한다.

국내 유통 업체들은 초저가로 밀고 들어오는 중국 기업들의 파급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저가 소품들만 팔 줄 알았는데, 요즘 중국 기업들의 확장 속도를 보면 (국내 업체들이) 다 잡아먹힐 것 같다”면서 “특히 플랫폼 사업은 한번 밀리면 다시 뒤집기 힘들다. 이런 추세면 중국 플랫폼에 국내 이용자를 빼앗기고 국내 제조사까지 종속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미국이 관세장벽을 쳐서 중국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막으려고 하니, 중국 유통 기업 입장에서는 구매력이 있는 대한민국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다”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업계 생태계를 무너뜨릴 수 있고 유통 주도권을 중국에 넘길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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