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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태국, LGBTQ+ 친화 관광으로 경쟁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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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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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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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포용·법제·서비스 결합으로 LGBTQ+ 관광 경제 효과 극대화
프라이드 축제 통한 연중 수요 창출과 시장 다변화
한국, 한류와 포용 관광 결합 시 고부가 시장·회복탄력성 확보 가능

본 기사는 The Economy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4년 태국은 약 3,55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맞았다. 코로나19 이후 관광 회복에는 비자 정책 완화, 신규 항공 노선 개설, 전국적인 축제 운영이 힘을 보탰다. 이 가운데 2025년 6월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 성소수자 인권의 달) 축제만으로도 지역 경제에 40억~45억바트(약 1,500억1,690억원)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성소수자(LGBTQ+) 구매력이 약 4조7,000억달러(약 6,336조원)에 달한다는 추정까지 더하면, 포용이 곧 시장 경쟁력이 된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포용은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다. 문화 속에서 형성되고, 법으로 제도화되며, 관광객의 경험을 통해 수익으로 이어지는 산업이다. 2025년 초 태국의 동성 결혼 전면 합법화는 이미 시장에서 체감되던 흐름에 제도적 기반을 더했다. 정책·문화·서비스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사회적 가치는 수익과 투자로 직결된다.이런 맥락에서 프라이드 축제(Pride festival, 퀴어 축제)는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포용적 여행지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출시 행사’에 가깝다. 관광객은 “이곳에서는 가족이 법적으로 인정받고, 소비가 환영받는다”라는 명확한 메시지를 받는다.

사진=ChatGPT

도덕 논쟁에서 시장 설계로

LGBTQ+ 관광은 종종 ‘권리 존중’과 ‘수익 창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활동으로 인식된다. 차별을 줄이고 이미지를 개선하지만, 그 효과가 행사 비용을 상쇄할지는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태국은 오랫동안 이어진 젠더 다양성과 환대 문화를 법 개혁, 명확한 메시지를 원하는 관광산업과 결합해 하나의 경쟁 전략으로 만들었다.

포용 관광을 틈새시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실제 수익 구조는 ‘포트폴리오 효과’에 가깝다. 고객층을 다변화해 특정 지역 수요가 줄어도 전체 매출 타격을 최소화한다. 2025년 중반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을 때도, 여행 빈도와 지출 수준이 높은 LGBTQ+ 관광객이 객실 점유율과 관광 수입을 지탱했다. 포용은 소수 집단을 위한 보조금이 아니라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안정장치다.

수치로 본 변화

세계여행관광위원회(World Travel & Tourism Council, WTTC)에 따르면 2023년 태국 여행·관광 산업 규모는 1조8,600억바트(약 707조원)로 GDP의 10.4%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관광 매출뿐 아니라 숙박·교통·식음료·쇼핑 등 전반에 걸친 간접·파급 효과가 포함된다. 향후 10년간, 이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6월 프라이드 축제는 이미 뚜렷한 계절 수요로 자리 잡았다. 정부와 언론은 2024~2025년 행사 지출 규모를 40억~45억바트(약 1,500억~1,690억원), 참가 인원을 86만 명으로 추산한다. 게다가 2024년 결혼 평등 법안 통과로 결혼·신혼여행·가족 여행 수요가 확대됐다. 성소수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LGBT 캐피털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LGBTQ+ 구매력은 4조7,000억달러(약 6,336조원), 태국의 ‘핑크 소비’(Pink Consumption,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소비 활동)는 약 260억달러(약 35조원) 규모다. LGBTQ+ 여행객은 맞벌이 비율이 높고 비수기 여행 비중이 높아 연중 수요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2023~2025년 프라이드 먼스가 태국 관광에 미친 경제 효과
주: 연도(X축), 수치(Y축)/프라이드 축제 연계 지출액(십억 바트, 진한 파랑), 참가자 수(명, 중간 파랑), 참가자 1인당 평균 지출액(바트, 연한 파랑)

공급 역량이 만든 경쟁력

포용 관광의 성과는 현장 서비스 품질이 뒷받침해야 완성된다. 태국의 의료 관광 산업은 이를 잘 보여준다. 민간 병원들은 투명한 가격 안내, 영어 접수 절차, 성소수자·트랜스젠더 환자 차별 금지 교육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2024년 기준 의료 관광 수익은 미화 100억달러대 중반(약 133조원)으로 추산되며, 성형수술뿐 아니라 불임 치료, 성정환 수술 등 특화 서비스까지 포함한다. 국제 환자를 대상으로 정중하고 비밀이 보장되는 서비스 생태계가 이미 자리 잡은 셈이다.

OECD·세계은행·글로벌 기업 연합체 ‘오픈 포 비즈니스(Open For Business)’ 분석에 따르면 법적 포용 수준이 높을수록 1인당 GDP, 생산성, 외국인 투자 유치가 함께 증가한다. OECD의 2019년 보고서는 성소수자 권리 보호 수준이 높은 국가의 실질 1인당 GDP가 평균 3,200달러(약 432만원) 더 높다고 밝혔다. 관광 분야에서는 재방문율, 체류 기간, 객실 수익 등 주요 지표 개선으로 나타난다. 포용은 권리를 지키면서 투자와 고용을 촉진하는 경제 전략이다.

한국 사례 적용

한국은 2024년 외래 관광객 1,637만 명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94%를 회복했다. K팝·드라마·패션·음식 등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유지하며 공연·촬영지·축제를 중심으로 방문 수요도 지속된다. 그러나 LGBTQ+ 가족에 대한 법적 인정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2024년 대법원이 동성 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했지만, 결혼·가족에 대한 포괄적 법적 지위는 부여되지 않았다.

법적 불확실성은 결혼 관광이나 장기 체류 여행 계획에 장애가 된다. 태국 사례처럼 명확한 제도는 잠재 수요를 예약으로 전환하는 핵심 요소다. 한국이 한류와 포용 관광을 결합하려면 법적 기반을 정비하고 서비스 전반에 포용 표준을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류 프라이드 트레일’을 조성해 촬영지·공연장·문화시설을 연결하고, 해당 구간의 호텔·식당·상점에 포용 서비스 인증을 부여할 수 있다. 서울퀴어문화축제 기간에는 주요 관광 거점에 안내센터를 설치해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방문객 동선·소비 패턴·만족도를 실시간 분석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서울퀴어문화축제는 매년 수십만 명이 찾지만, 안전 동선·현장 안내·예약 시스템에서 개선 여지가 크다. 문화적 매력을 유지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높이면 시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이는 특정 이념 지지가 아니라, 모든 방문객이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는 경험 설계의 문제다.

2019~2024년 태국과 한국 관광객 유입 비교(단위: 백만 명)
주: 연도(X축), 관광객 수 (Y축)/태국(진한 파랑), 한국(연한 파랑)

예상되는 반론에 답하기

성소수자 축제를 수익화하면 운동의 본질이 훼손된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태국의 경우 경제 효과가 권리를 지키는 기반으로 작용한다. 결혼 평등이 법제화되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대규모 결혼식과 성소수자 축제를 통해 호텔·항공사·병원·소상공인 등 다양한 업종이 직결된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있다. 이해관계자가 늘어날수록 권리를 유지하려는 사회·정치적 힘도 커진다.

또 다른 비판은 ‘포용 콘텐츠는 팔리지 않는다’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관광 산업의 성패는 콘텐츠보다 서비스 품질, 안전, 법적 안정성에 달려 있다. 태국의 경쟁력은 여행객이 안심하고 계획할 수 있는 환경에서 나온다.

태국이 보여준 것, 한국이 만들 수 있는 것

태국은 포용의 경제적 효과가 ‘일관성’에서 나온다는 점을 입증했다. 성소수자 축제는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일상에 자리 잡은 규범을 보여주는 무대다. 권리가 제도로 보장되고, 종사자가 포용 서비스를 숙지하며, 공항 입국부터 상점 결제까지 환영의 신호가 이어질 때 경쟁력은 한층 강화된다.

한국은 이미 강력한 문화 수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포용을 예측할 수 있는 경험으로 포함하면 결혼·가족 여행·의료 관광 등 고부가가치 시장이 열린다. LGBTQ+ 커플이 법적 제약 없이 여행·결혼·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면, 한류의 인기를 실질적 수익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회복탄력성’이다. 관광산업은 경기 변동에 따라 출입국 흐름이 요동친다. 그러나 포용적 목적지는 다양한 시장을 포괄해 위험을 분산한다. 2025년 중반 태국이 입국자 감소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한 것은 가격이 아니라 정책과 운영의 일관성 덕분이었다. 포용 표준을 제도에 반영한 국가는 환율 변동이나 항공료 인상 속에서도 예약을 지키는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

논쟁이 아니라 성과를 가르쳐라

포용은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문화·법·서비스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복리처럼 확장된다. 태국의 프라이드 경제는 계절적 이벤트가 아니라 결혼 평등과 숙련된 서비스가 뒷받침하는 일상의 일부다. 한국도 이 모델을 한류에 적용할 수 있다.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규칙을 분명히 하며, 세계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 된다. 가치를 지키는 것과 창출하는 것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두 가지를 동시에 실현하려는 의지가 있느냐에 달려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Culture Pays: How Inclusion Became Thailand’s Quiet Export—and What Korea’s Classrooms Should Learn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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