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中, 세계 최대 조선 능력 앞세워 아시아·태평양 해상 패권 강화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2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수정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 60% 이상 장악
2030년까지 항공모함 '6척' 확보 목표
남중국해 넘어 원양까지 군사력 확대

중국이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 건조 능력을 앞세워 미국의 태평양 주도권에 도전하고 있다. 이미 국영 조선소 주도로 3척의 항공모함을 건조한 중국은 최근 해상기지 확충, 핵잠수함 배치, 항공모함 추가 건조 등을 통해 전략 자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양상이다. 이는 남중국해 중심의 연안 방어를 넘어 원양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아시아·태평양에서의 해상 패권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中 세계 최대 해군국, 美 해군 넘어서

2일(현지시각) 영국 BBC는 "중국이 올해 상반기에만 4,433만 DWT(재화중량톤수)를 신규 수주하며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의 60% 이상을 장악했다"며 "이 같은 압도적인 생산력은 중국 해군력 팽창의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세계 10대 컨테이너 항만 가운데 7개를 보유한 중국은 해상 무역을 기반으로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고, 이는 군사적 야망으로 이어졌다. 현재 중국이 운용하는 군함은 234척으로 219척의 미 해군을 넘어서며 세계 최대 해군국이 됐다.

이제 중국은 남중국해를 넘어 전 세계 해상 패권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해군이 항공모함 2척을 남중국해 넘어 서태평양 필리핀해역까지 진출시켜 전투기 이·착함 등 합동 작전을 수행한 것도 해상 패권 재패의 일환이다. 이는 미국이 설정한 ‘제1도련선’을 넘어선 첫 사례로 중국이 연안 방어를 넘어 원양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이 괌, 웨크, 미드웨이, 하와이 등 원양 지역까지 활동 범위를 넓힐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3척의 항모, 국영 조선소 주도로 건조

나아가 중국은 해군 전력 강화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현재 3척의 항모를 보유 중인데, 첫 번째 항모인 랴오닝함은 소련 시절인 1985년 우크라이나 조선소에서 건조가 시작된 바랴그함이다. 이후 중국 사업가가 구매해 중국 해군에 인도했으며, 북한과 인접한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의 다롄조선소에서 개조 작업을 완료했다. 두 번째 항모인 산둥함은 중국이 자체 기술로 건조한 첫 항모로 다롄조선소에서 제작됐다. 활주로 끝부분을 위로 올린 스키 점프대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세 번째 항모인 푸젠함은 상하이의 장난조선소에서 건조됐다. 미국의 제럴드 포드급보다 크기는 작지만, 미 해군 항모와 유사한 캐터펄트 사출 시스템을 탑재했다. 캐터펄트는 고압의 증기나 전자기력을 이용해 전투기를 강제로 밀어내 가속시키는 장치로, 무거운 전투기도 짧은 거리에서 충분한 속도를 얻어 이륙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다롄조선소와 장난조선소는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 산하 자회사 소속으로, 3척 항모 모두 국영 조선소가 주도해 건조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군사적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중국은 이미 네 번째 항모 건조에도 착수했다. 이 항모는 기존 3척과 달리 원자력 추진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모는 푸젠함보다 대형화돼 미국의 대형 항모와 비교해 크기와 성능 면에서 경쟁할 만한 수준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미 해군의 니미츠급과 제럴드 포드급 항모는 10만 톤급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아직 항모 전력 면에서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열세지만, 2030년까지 총 6척의 항모를 보유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할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기지 확대· 핵잠수함 배치 추진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해군력 증강이 미국의 태평양 주도권에 상당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4대 핵심 조선소(다롄·광저우·장난·후둥중화)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총 배수량 55만 톤에 달하는 군함 39척을 건조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 능력을 과시했다. 이는 영국 해군 전체의 총 배수량(약 39만9,000톤)을 훌쩍 웃도는 규모다. 항모 규모나 잠수함 수 등 질적인 면에서는 미국이 여전히 우위에 있지만, 중국의 대규모 건조 능력 자체만으로도 전략적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약점 보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BBC가 공개한 하이난성 위린 해군기지 위성사진을 보면, 중국은 지난 5년간 5개의 새 부두를 건설하며 기지를 대대적으로 확장했다. 이곳은 핵미사일 12기를 탑재할 수 있는 최신 진급(094형) 핵잠수함의 모항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3일 열린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는 무인 수중 드론과 극초음속 미사일 등 첨단 무기 체계도 공개됐다. 중국은 이 장비를 통해 자국 해군을 위험에 노출하지 않고도 심해 감시 작전을 수행하거나, 외국의 잠수함 혹은 해저 케이블을 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해군력 확대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역사적 경험과 정부 전략이 자리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840년부터 1949년까지 470차례의 외세 침략을 겪었던 '백년의 굴욕'을 언급하며, 강력한 해군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러한 기조 아래 중국은 ‘민군융합(軍民融合)’ 전략을 추진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상선과 군함을 동일 조선소에서 건조해 인력과 기술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다롄조선소에서는 최신 군함 바로 옆에 축구장 세 개 크기의 상선과 LNG 운반선·차세대 컨테이너선 등이 함께 건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2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