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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장악한 中 로봇청소기, 美 아이로봇은 ‘파산’ 내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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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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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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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에코백스 등 中 기업
글로벌 출하량 절반 이상 장악
미국 아이로봇 점유율 9%로 '추락'
아이로봇의 로봇청소기 '룸바'/사진=아이로봇

세계 로봇청소기 1위 로보락을 포함한 중국 4대 로봇청소기가 올 1분기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일제히 출하량을 크게 늘리며 세계 시장을 석권한 모양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미국 시장의 선구자 아이로봇(iRobot)이 파산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아직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어 중국 업체들의 독주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4대 브랜드 합산 점유율 54.1%

3일 미국 시장조사전문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세계 4대 로봇청소기 기업은 모두 중국 브랜드로 파악됐다. 1위는 전체 시장의 19.3%를 차지한 로보락이다. 로보락의 1분기 글로벌 출하량은 98만 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0.7% 증가했다. 2위엔 13.6%의 시장 점유율을 올린 에코백스가 이름을 올렸다. 1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69만 대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위와 4위는 각각 드리미(11.3%)와 샤오미(9.9%)가 차지했다. 상위 4개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의 절반이 넘는 54.1%를 장악해 갈수록 심화하는 중국 집중 현상을 보여줬다.

IDC에 따르면 로보락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독일,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모두 출하량 1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 신제품 ‘S9 맥스V 울트라’와 ‘S9 맥스V 슬림’을 출시한 데 이어 로봇 팔이 달린 ‘사로스 Z70’까지 내놓으며 올 상반기에만 12종의 신제품을 쏟아냈다. IDC는 로보락이 다양한 가격대에서 여러 선택지를 제공하고 해외 오프라인 매장을 빠르게 늘리면서 글로벌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의 급부상으로 한때 로봇청소기 1위였던 미국 아이로봇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아이로봇은 1분기 글로벌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6% 감소하며 5위로 밀려났다. 시장 점유율은 9.3%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제품 업데이트와 기능 혁신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에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 하락에 따라 아이로봇은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로봇 측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거시경제 상황, 관세 정책 등 잠재적 요인으로 인해 신제품 출시가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이러한 불확실성과 회사 재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할 때 2024년 연결 재무제표 발행일로부터 최소 1년 동안 회사의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 능력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아이로봇 외에도 독일의 포르베르크 그룹이 지난 2023년 미국 로봇청소기 자회사 니토로보틱스를 폐쇄하는 등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LG, 상반기 신제품 출시 전무

그동안 중국산 가전은 저렴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로봇청소기에서만큼은 유독 고가 전략을 고수해 왔다. 로보락의 S9 맥스V 울트라가 184만원, 사로스 Z70은 200만원대다. 비싼 가격에도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성능이 인정을 받으면서 오히려 프리미엄 가전으로서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처음 출시하며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시장을 선점한 중국 업체들에 아직 밀리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산 로봇청소기 신형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양사의 신제품 출시는 전무했다. 당초 양사의 신제품 출시 시기는 늦어도 올해 6~7월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제품에 대항하기 위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면서 양사 신제품 모두 오는 10~11월은 돼야 출시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시장에서는 양사가 올해 신제품을 출시하면 로보락의 점유율은 줄고 양사의 점유율이 올라갈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중국 경쟁사들이 많아진 데다 출시 시기도 늦어지고 있어 점유율 회복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선도 브랜드들은 계속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한 새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방식으로 중국산이라는 이미지를 지웠다”며 “선두 지위를 확보한 중국 업체와 경쟁하려면 가격이나 보안, 기술력 등의 면에서 우위에 있는 제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새로운 기능을 갖춘 신모델을 맹렬한 속도로 출시해 해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에코백스는 재설계된 걸레와 벽을 따라 미끄러지는 작은 측면 롤러 등 향상된 기능의 'X11' 모델을 발표했고, 로보락은 R&D 직원을 73.5% 증가시켜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에코백스 플래그십 모델 디봇(DEEBOT) X8/사진=에코백스

중국산 로봇청소기, 사생활 유출 위험

다만 사생활 침해와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등 취약한 보안은 중국 업체들이 넘어야 할 과제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는 주요 로봇 청소기 6개의 보안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중국산 로봇 청소기들에서 청소기를 원격 제어하는 휴대전화를 통해 가정 내 사진·영상을 외부로 빼돌릴 수 있는 등 보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조사 대상 국내 제품은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과 LG ‘코드제로 로보킹 AI 올인원’ 등 2개였고, 나머지 4개는 중국산으로 로보락 ‘S9 맥스V 울트라’, 드리미 ‘X50 울트라’,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나르왈 ‘프레오 Z 울트라’였다.

이 중 문제가 된 것은 드리미, 에코백스, 나르왈 등 세 제품이었다. 이 제품들은 프리미엄급인 중국산 로보락보다 저렴한 ‘가성비 제품’으로 꼽히지만, 조사 결과 사용자 인증 절차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사진 등 사생활 정보에 대한 불법적 접근이나 조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 시 장애물을 피하고 동선을 확인하는 카메라 관련 기능이 보안에 특히 취약했다. 나르왈과 에코벡스의 경우 해커 등 제3자가 사용자의 ID 정보 등을 확보하면 별도 인증 절차 없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사진·영상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해커가 침입해 집 내부를 촬영한 사진을 가로채 외부로 노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드리미 제품의 경우에는 기존 사용자가 제3자에게 일부 권한(청소 등)을 공유하게 되면 해당 제3자가 사진첩 열람 기능에 접근해 사진을 탈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메라 기능까지 강제 활성화시킬 수 있었다. 제3자가 청소기 카메라를 통해 영상과 사진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에코백스 제품에서는 외부인이 사용자의 사진첩에 악의적인 사진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허점도 확인됐다.

반면 삼성과 LG 제품은 상대적으로 보안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보락도 유사한 보안 수준을 보였다. 다만 로보락의 경우엔 나르왈, 드리미, 에코백스와 같이 패스워드 강도에 대한 안전 정책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로보락은 기기의 내부 동작을 해커가 쉽게 분석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역공학 방지 기법’ 적용 항목에 대해서도 나르왈, 에코백스와 함께 미흡 점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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