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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체포'에 멈춰선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시장은 "美 자충수 뒀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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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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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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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근로자 체포 이후 공장 건설 작업 중단
美 정치권 "유색인종 배척이다" vs "불법 이민 몰아낸 것"
韓 기업 등에 업고 혜택 누린 조지아, 제 발등 찍었나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공장 4곳의 건설 공사가 사실상 모두 중단됐다. 최근 벌어진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내 대규모 체포 사태로 인해 공사 인력이 대거 이탈하며 현장이 얼어붙은 것이다.

LG엔솔 공장 건설 '급제동'

10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은 건설 작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지아 공장을 포함해 애리조나주 퀸크릭 공장, 미시간주 랜싱 공장, 오하이오주 페이엣 카운티 혼다 합작 공장 등 총 4개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들 공장은 당초 내년 상반기 가동이 목표였다.

하지만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이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이며 이 같은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단속으로 인해 475명에 달하는 인부가 체포된 것이다. 기업과 여러 소식통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 중 대다수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건설 관련 협력사 직원으로 추정되며, 한국인은 300명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정식 취업 비자가 아닌 회의 참석이나 계약 등을 위한 비자인 B-1 비자를 발급받거나, 비자 대신 전자여행허가(ESTA)를 소지한 채 공사 현장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국토안보수사국 애틀랜타 지부의 스티븐 슈랭크 특별수사관은 기자회견에서 체포된 475명에 대해 “미국에 불법적으로 체류 중이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일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美 정치권 반응 양분돼

이번 사태에 대한 미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의회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CAPAC)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지아주의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민 당국의 단속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성명에는 한국계인 앤디 김 상원의원, 매릴린 스트리클런드 하원의원 등 20명이 참여했다.

의원들은 "한국 혈통을 다수 포함한 이민자 수백 명이 구금됐고, 여기에는 미국 시민과 합법적인 영주권자도 포함됐다는 데 경악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폭력적인 범죄자를 겨냥하는 대신 대규모 추방 할당 목표를 채우기 위해 직장이나 유색인종 사회에서 이민자들을 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무분별한 행동은 가족을 찢어 놓고, 경제에 피해를 주며, 우리 글로벌 파트너들의 신뢰를 약화한다"며 "우리는 상황을 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행정부에 (단속으로) 영향을 받은 노동자들을 위해 정당한 법 절차를 지키기를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공화당 측은 이번 단속을 지지하고 나섰다. 현대차 공장을 지역구에 둔 버디 카터 공화당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SNS) X에 현대차 건설 현장 단속 영상을 올리고 "난 트럼프 행정부와 우리 용감한 법 집행관들이 미국 노동자를 우선하고 우리 지역사회를 불법 이민이라는 재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한 대담한 행동에 박수를 친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도 언론에 낸 성명에서 "조지아에서 우리는 모든 주와 연방 정부의 이민법을 포함한 법을 항상 집행할 것"이라며 "주에서 사업하는 모든 기업은 조지아와 우리나라의 법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차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사진=현대차그룹

체포 사태는 美의 자충수?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극단적인 조치가 결국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현대차 공장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한국발(發) 특수를 누렸던 조지아주 경제가 성장 둔화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실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관련 보도에서 인용한 인구 조사 자료에 따르면, 조지아주 풀러 지역 인구는 2020년에서 2024년 사이 22% 늘어났다. 풀러는 문제가 된 합작 공장을 비롯해 많은 한국 기업이 머무르는 지역이다.

조지아주에 자리 잡은 한국 기업들은 단순 인구수 증가를 넘어 경제 성장에도 기여해 왔다. 앞서 팻 윌슨 조지아주 경제개발부 장관은 한 언론 기고를 통해 “조지아주에서 약 100개의 한국 소유 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이들 시설은) 지난해 기준 1만7,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의 거래는 175억 달러(약 24조2,920억원) 이상으로, 조지아주의 세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라며 “한국은 단순한 친구가 아니라 조지아주 경제 전략의 핵심 축”이라고 강조했다.

조지아주가 누리는 이 같은 혜택은 현대차와 LG의 합작 공장을 통해 한층 확대될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전문가는 "공장 완공 뒤 현대차가 지역 사회에서 고용하겠다고 약속한 인원은 8,500명 이상이며, 배터리 공장에서도 추가로 2,000명 규모의 고용이 발생할 예정이었다"며 "해당 공장이 속해 있는 메타플랜트아메리카 부지 인근 지역에서는 근로자들의 주거 수요를 잡기 위한 아파트 건설 붐이 일어났고, 상권도 발전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인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면 조지아주는 무시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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