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해외정부정책
  • 세계 광물자원 ‘싹쓸이’에 나선 중국, 5년간 전략 광물 탐사에 630억 달러 투자

세계 광물자원 ‘싹쓸이’에 나선 중국, 5년간 전략 광물 탐사에 630억 달러 투자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3 weeks
Real name
임선주
Position
기자
Bio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겁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리한 시각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중국, 투자·인수로 매장지 확대
수출 제한·밀수 단속 강화
대미 반격 카드로 적극 활용
카자흐스탄 북부 아크몰라 지역에 위치한 레이고로독 금광/사진=자금광업

희토류로 대표되는 전략 광물이 세계 패권 지형을 재편할 요소로 떠오르는 가운데, 중국이 자원 확보전에서 압도적 우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5년간 88조원에 달하는 투자로 핵심 자원의 대형 매장지를 잇달아 발견했을 뿐 아니라, 해외 광산 인수에도 공격적으로 나서며 공급망 지배력을 넓히는 양상이다.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공급망 안보를 확보하고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국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석유·가스·구리·리튬·우라늄 등 500개 이상 매장지 발견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5년(2021~2025) 동안 전략적 광물 탐사 이니셔티브에 4,500억 위안(약 87조8,000억원)을 투자해 석유, 가스, 구리, 리튬, 우라늄 등 핵심 자원 분야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달성했다. 중국 지질조사국 쉬 다춘(Xu Dachun) 국장은 "5년간 중국 지질학자들이 163개 광물 유형의 매장량과 분포를 매핑해 500개 이상의 대형 및 중형 석유, 가스 및 광물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광물 자원은 경제 및 사회 발전의 초석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자원 구조를 최적화하는 주요 탐사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10개의 대형 유전, 19개의 주요 가스전, 상당한 심층 석탄층 메탄 매장지를 발견했다. 특히 오르도스 분지에서는 3,000억 입방미터(bcm) 이상의 천연가스 매장량이 추가됐다. 이와 함께 간쑤성과 헤이룽장성에 있는 두 개의 초대형 매장지에서 돌파구를 마련해 중국의 5개 주요 우라늄 기지를 강화했다. 아울러 쓰촨성, 칭하이, 티베트, 신장을 가로지르는 2,800km의 '아시아 리튬 벨트'도 확인됐다. 이곳은 전기차(EV) 등 신흥 산업에 필수적인 리튬의 대규모 매장지다. 또한 칼륨 염수와 저급 운모에서 리튬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 발전도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민간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중국 최대 금·구리 제련업체 자금광업(Zijin Mining)은 지난 7월 카자흐스탄 레이고로독(Raygorodok) 금광을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바이인 비철금속그룹(Baiyin Nonferrous Group)은 지난 4월 영국 아피안으로부터 브라질의 구리·금 광산을 4억2,000만 달러(약 5,830억원)에 매입했다. 리처드 호록스테일러 스탠다드차타드그룹 글로벌 금속·광업 총괄은 “중국 광산기업들이 향후 몇 년간 상당한 수준의 광산 인수를 이어갈 것”이고 전망했다.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략 자원 소비국으로서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오랜 기간 해외 투자를 이어왔다. 특히 캐나다와 미국 등 서방국가의 정치적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더 많은 공급로가 차단되기 전 광물 자원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리튬, 희토류, 코발트를 포함한 전략 광물의 가공 능력에선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다년간의 투자를 통해 무기화된 희토류의 위력은 그간 중국 열세로 보였던 미·중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카드로 돌아왔다. 지난 4월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하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열흘 만에 중국의 희토류 등 핵심 자원에 대한 가격 조작, 자의적 수출 제한, 공급망 지배력 악용을 우려해 국가 안보상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기드온 라흐만 수석 외교 칼럼니스트는 최근 ‘시진핑이 트럼프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이유’란 칼럼에서 “트럼프는 중국과 벌이는 ‘관세 포커 게임’에서 훨씬 약한 패를 들고 있다. 트럼프가 이를 받아들일 때까지 시간을 끌수록 미국은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고는 그 주장의 주요 근거 중 하나로 희토류를 들었다.

희토류는 우리 주변 온갖 물품에 다양하게 쓰인다. 일례로 네오디뮴은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발전기 등을 만들 때 쓰는 강력한 영구 자석의 필수 재료다. 전기차 80% 이상에 대당 1.6㎏의 네오디뮴을 포함한 영구 자석 모터가 쓰인다. 미국은 희토류에 더해 국가 경제·안보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수급 차질 위험성이 큰 원료나 광물 자원까지 총 50종을 ‘핵심 광물’로 분류한다. 예컨대 테슬라 모델3에 단 용량 55.4kWh짜리 배터리를 뜯어보면 6㎏의 리튬(Li), 42㎏의 니켈(Ni), 8㎏의 코발트(Co), 8㎏의 알루미늄(Al), 55㎏의 흑연과 17㎏의 구리(Cu) 등 각종 핵심 광물이 들어 있다. 오늘날 반도체, 전기차, 첨단 무기와 같은 하이테크 제품의 부가가치는 단순한 공학 기술력보다 귀하고 전략적인 원자재 확보 여부에 좌우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문제는 이런 전략 자원 대부분을 자국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데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산하 국립광물정보센터(NMIC)가 미국 제조업과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비(非)연료 광물 54종을 대상으로 공급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전체 분석 대상 광물 중 36종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이 36종 가운데 24종의 주요 생산국은 중국이었다. 고위험군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66%에 이른다는 뜻이다.

中, 전략 광물 밀수 단속까지 강화

이런 가운데 중국은 희토류 패권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희토류를 포함한 전략 광물 밀수업자를 단속, 체포하는 등 대대적으로 수출을 관리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7월 19일 중국 난닝에서 열린 ‘전략 광물 밀수출 특별단속 추진회의’에서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채굴·생산된 광물의 밀수출을 엄벌하고, 밀수입한 외국 기업을 ‘수출 통제 명단’에 넣기로 했다.

당시 상무부는 "이중 용도(민간·군사 용도로 사용 가능) 품목 수출 통제를 위한 합동 법 집행 조정 센터 설립 계획을 추진 중이며, 수출 통제 조치를 회피하는 타국의 최종 사용자를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중국은 최근 기존 통제 품목(희토류·전략 광물 12종, 이중 용도 물품 700품목)에 더해 이 품목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파생 상품까지 수출 허가를 재검토하는 등 통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 정보당국도 나서서 경각심을 더하고 있다. 상무부 발표 하루 전인 7월 18일, 중국 국가안전부는 소셜미디어(SNS) 공지에 "최근 수년 동안 해외 정보기관이 국내 불법 세력과 공모해 희토류 관련 물자를 절취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산 아님'이라는 위조 라벨을 붙이거나, 1차 제품으로 가공해 모호한 품목으로 밀수출하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특히 희토류의 부피가 작은 만큼, 우편이나 소형 택배를 통해 불법 반출하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례적으로 연간 희토류 생산 쿼터(할당량)도 비공개로 전환했다. 중국은 통상 1년에 두 차례에 걸쳐 생산량 쿼터를 발표하는데, 과거 4년 동안 주무부서인 공업정보화부는 1분기 중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첫 쿼터를 발표했다. 그런데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달이 돼서야 기업에 비공개로 통보했다.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쿼터량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글로벌 희토류 공급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중국의 또 다른 신호로 풀이된다.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3 weeks
Real name
임선주
Position
기자
Bio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겁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리한 시각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