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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공사 대금 떼인 롯데건설, 결국 현지 개발 사업서 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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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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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베트남 '라 프리미어' 개발 사업 출자 지분 매각
2007년부터 베트남 시장 문 두드렸지만 결과는 암담
2018년 마무리된 베트남 고속도로 공사 대금, 아직도 못 받았다
베트남 호찌민 '라 프리미어' 조감도/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7년 전부터 추진하던 베트남 호찌민 내 공동주택(아파트) 택지 개발 사업을 포기했다. 롯데건설 베트남 현지 사업의 '전환점'으로 꼽히던 프로젝트가 인허가 절차도 채 밟지 못한 채 좌초된 것이다.

롯데건설 베트남 개발 사업 '물거품'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5월 베트남 호찌민 라 프리미어(La Premier) 개발 사업과 관련해 출자했던 지분 전량을 현지 파트너사인 베트남 중견 개발 기업 푸끄엉(Phu Coung) 그룹에 매각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업이 진행된 것이 없다”며 “인·허가나 착공 등의 단계로 가기 전에 지분을 모두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각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라 프리미어는 2018년 롯데건설과 푸끄엉 그룹이 호찌민 배후 주거 지구인 탄미로이 신도시 내 1만5,848㎡ 규모 부지에 지상 25층, 2개 동 규모의 공동주택 725가구 및 상업 시설을 개발하기 위해 추진한 사업이다. 양 사는 공동 출자를 통해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Hau Giang Commercial and Construction Investment Co.’를 설립했고, 롯데건설은 SPC의 지분 51%를 146억6,600만원에 취득했다. 당시 롯데건설은 해당 사업의 분양 매출을 9,800만 달러(약 1,37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당초 양 사는 2018년 10월 공사를 시작해 2020년 5월 준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은 현재까지 전혀 진척되지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개발 사업 SPC의 지분을 99억9,000만원으로 반영했다. 이는 취득 금액의 68.1% 수준이다. 해당 SPC는 지난해 1억3,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의 현지 시장 내 행보

시장에서는 라 프리미어 개발 사업이 좌초됨에 따라 롯데건설의 베트남 시장 공략 작전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는 평이 나온다. 롯데건설이 베트남에 최초로 진출한 것은 롯데그룹이 베트남의 문을 두드리던 지난 2007년이다. 현지에서 처음 맡았던 공사도 롯데마트베트남법인이 발주한 호치민시 소재의 '롯데마트베트남1호점'이었다. 이듬해에는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현지 법인(Lotte E&C Vietnam Co., Ltd.)을 설립했고, 2009년에는 3,809억원 규모의 '롯데센터 하노이'도 수주했다. 해당 공사는 롯데쇼핑의 룩셈부르크 법인이 100% 지분을 보유한 코랄리스 베트남이 발주처였다.

이후 롯데건설은 그룹사 물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낭~꽝아이 고속도로 △로떼~락소이 고속도로 △옌벤~라오까이 철도 개량 공사 등 토목공사 수주를 확대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롯데몰 하노이 신축공사(1,720억원) 등 그룹 물량을 제외하고는 유의미한 건설 실적을 올리지 못했고, 매출 저변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2018년 베일을 벗은 라 프리미어 개발 사업은 롯데건설 베트남 사업의 '전환점'으로 평가됐다. 롯데건설이 디벨로퍼로 현지 사업 방향을 과감히 전환한 첫 사례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건설이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을 발판 삼아 선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기대가 실리기도 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롯데건설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시작으로 일본, 중동, 싱가포르 등 다양한 아시아권 국가에 진출해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며 "이들 시장을 주춧돌로 삼아 미국, 유럽 등까지 저변을 넓히며 글로벌 종합 건설 회사로서 도약하리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 라 프리미어 개발 사업 철회는 이 같은 시나리오의 현실화 시점을 늦췄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정부, 韓 기업에 공사 대금 미지급

롯데건설이 다시 베트남 시장 개척에 힘을 쏟을 가능성은 사실상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건설과 베트남 정부가 수년째 공사 대금과 관련해 마찰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중부 '다낭-꽝응아이 고속도로'의 개별 공구를 각각 시공한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2018년 9월 공사를 완료한 이후로 수년째 공사대금 일부를 수령하지 못했다. 미수금은 지난해 기준 롯데건설 86억원, 포스코이앤씨 99억원으로 이자를 합해 200억원 규모다.

두 회사는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것도 모자라 보상금 납부마저 요구받는 중이다. 지난해 6월 베트남 하노이 인민법원은 2심에서 원고인 베트남도로공사(VEC·Vietnam Expressway Corporation)의 주장을 수용해 롯데건설이 70억원, 포스코이앤씨가 39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베트남도로공사 측은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 도로 일부에서 금이 가거나 포트홀(도로 파임) 현상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시공사 측은 공사상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해당 판결이 나왔을 당시 롯데건설 관계자는 "준공 직후가 아닌 사용 이후에 하자가 발생했다"며 "통상 국내에선 시공사의 책임이 없다고 판결이 나는 만큼 소명하고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 측도 "하자 보수를 완료했음에도 공사금을 정산받지 못했다"며 "공사 중 승인 절차를 통한 시공을 수행했으며, 공사 완료 6년 동안 운영함에 어떠한 품질의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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