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정책 실패로 경제 무너진 아르헨티나, 美·IMF 지원 의사 천명

정책 실패로 경제 무너진 아르헨티나, 美·IMF 지원 의사 천명

Picture

Member for

11 month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美 "중요 동맹국 아르헨티나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아르헨티나, 밀레이 대통령 긴축 정책으로 경제 위기 직면
저출생·고령화 심화하며 경제 성장 동력도 약화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위기에 빠진 아르헨티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천명했다. 아르헨티나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긴축 정책으로 인해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자, 통화 스와프 등의 지원책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밀레이 구하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아르헨티나에 손 내민 美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X(엑스)를 통해 “아르헨티나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며 재무부는 아르헨티나를 지원하기 위해 임무 범위 내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 지원 방법으로 통화 스와프와 직접적인 통화 매입, 재무부 환율안정기금을 통한 달러 표시 국채 매입 등이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후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를 계기로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은행(World Bank)이 아르헨티나에 40억 달러(약 5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향후 수개월 내 투입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들을 도울 것"이라면서 "구제금융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스콧(재무 장관)은 아르헨티나가 부채를 갚고 나라를 위대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면서 밀레이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지지한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날 세계은행은 성명을 통해 "향후 몇 달 동안 공공 부문 자금 조달과 민간 투자 부문 투자를 통해 40억 달러를 투입한다"면서 "이를 통해 아르헨티나에 대한 총 120억 달러(약 16조8,010억원) 규모의 지원 계획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르헨티나의 개혁 방향과 장기적인 성장 의제를 지원하겠다"며 "광산 및 중요 광물 자원의 활용, 일자리와 지역 개발의 원천으로서의 관광 활성화, 에너지 접근성 확대, 공급망 및 (중소기업) 금융 강화 등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경기 침체로 '몸살'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은 아르헨티나 경제가 눈에 띄게 침체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금껏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자유시장에 기반한 긴축 정책을 단행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26%에 달했던 월간 인플레이션은 올해 7월 1.9%까지 진정됐다.

문제는 긴축 정책의 부작용이 지나치게 컸다는 점이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페소 강세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아르헨티나의 외환보유액은 급격히 줄었다. 당장 내년 1월 상환해야 하는 45억 달러(약 6조3,000억원) 규모 달러 표시 국채를 비롯해 해외 투자자들에게 갚을 돈마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더해 페소 가치가 상승하며 수출 경쟁력이 약화하기 시작했고, 신발과 의류 등 저가 제품이 시장을 잠식하면서 아르헨티나의 노동 집약적 제조업이 막심한 타격을 입었다.

이 같은 흐름은 곧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이어졌다. 아르헨티나 경제는 2분기 마이너스(-) 성장했고, 밀레이 대통령 취임 당시 5.7% 수준이었던 실업률은 7.6%까지 뛰었다. 밀레이 대통령 취임 이후 일자리 수가 20만 개가량 급감한 결과다. 밀레이 대통령이 주장했던 V자 경제 회복과 새로운 일자리 창출, 안정적인 경제는 사실상 '신기루'가 된 셈이다.

"노인만 늘어난다" 인구 구조마저 급변

장기적 성장 전망 역시 어두운 편이다. 출생률이 하락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어야 할 젊은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오스트랄 대학교(우니베르시다드 아우스트랄) 산하 인간발달관측소가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조사국(INDEC)의 자료를 기반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아르헨티나의 출생률은 무려 40%나 급감했다. 이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가파른 하락 폭이다.

2022년 인구 조사 결과, 18세 미만 자녀가 없는 가구는 아르헨티나 전체 가구의 57%에 달했다. 이는 1991년의 44%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반면 자녀가 있는 가구의 비율은 같은 기간 56%에서 43%로 감소했다. 65세 이상 노인 가구의 비율은 25%에서 35%로 늘어났으며, 85세 이상 인구 비율 역시 1.5%에서 11.8%로 급상승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아르헨티나의 미래 사회 구조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던져준다. 급격한 저출생과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 경제 성장 둔화, 사회 복지 시스템 유지의 어려움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인구 구조 변화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단행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Picture

Member for

11 month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