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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P '빅컷' 단행한 美 연준, 글로벌 금리 인하 시대 본격화

0.5%P '빅컷' 단행한 美 연준, 글로벌 금리 인하 시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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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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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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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 
점도표 공개하며 '연내 0.5%P 추가 인하' 예고
영국, EU, 캐나다 등도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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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인플레이션이 안정되는 가운데 노동시장과 경기 냉각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유럽, 영국, 캐나다를 포함해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본격적으로 보조를 맞추게 됐다.

美 연준, 정책금리 4.75~5.00%로 인하

18일(현지 시각)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0%로 0.5%포인트 인하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빅컷을 단행한 것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한 긴급 금리 인하를 제외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앞서 연준은 2022년 3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린 이후 인상을 거듭하며 지난해 7월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5.25~5.50%까지 금리를 올렸고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는 8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FOMC는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 가능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리스크가 대략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빅컷은 만장일치에 의한 결정은 아니었다. 투표에 참여한 위원 12명 중 11명이 빅컷에 찬성했다. 나머지 한 명은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로 꼽히는 미셸 보우먼(Michelle Bowman) 이사로 0.25%포인트 인하에 투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의 결과 발표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향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정책을 더욱 적절하게 재조정할 때가 됐다"며 "지금이 그 과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수조 달러의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되던 시대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초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다시 오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금리 인하 시대로 전환했으며 파월 의장의 발언은 더 많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준은 이날 향후 기준금리를 예측할 수 있는 점도표도 공개했다. 연준이 제시한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기존 5.1%에서 4.4%로 떨어졌다. 이는 올해 안에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한 것이다. 파월 의장은 “경제전망 요약(SEP)에는 FOMC가 서두르고 있다는 내용이 없다"며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더 느리게 갈 수도 있다"고 말해 향후 점진적 인하를 시사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하 결정을 새로운 금리 인하 속도(new pace)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 재조정해 고용시장 강세 유지

연준은 빅컷을 단행한 주요 원인으로 고용시장 유지를 꼽았다. 파월 의장은 "임금 상승률이 하락하는 등 노동시장이 냉각됐다"며 "통화정책의 재조정이 고용시장의 강세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자리가 최근 몇 달간 하락했기 때문에 노동시장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며 "노동시장이 강할 때, 즉 정리해고가 나타나기 전에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경기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경기 지표는 없다"며 "경제 성장률은 견조하고 노동시장도 굉장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연준의 설명과 달리 최근 지표에서는 하방 리스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3.5% 수준이던 미국의 실업률은 최근 4.2%까지 올랐다. 이에 연준은 실업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4.4%로 상향했다. 아울러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개월 전 2.1%에서 2.0%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이 나오면서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3대 주가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18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25% 하락한 4만1,503.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9% 내린 5,618.26에, 나스닥지수는 0.31% 하락한 1만7,573.30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연준의 빅컷 단행 소식에 장 중 한때 사상 최고치까지 올랐지만, 장 마감 전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빅컷 결정이 오히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가 경기침체로 인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종식시키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CNBC는 "큰 폭의 금리 인하가 연준이 잠재적인 경기 부진에 대비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만들었다"며 "여기에 FOMC를 앞두고 선반영된 차익실현 매물도 장 후반부에 쏟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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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자금 이동, 엔 캐리 청산 재현 경계

국제 투자 자금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로 은행에 돈만 넣어둬도 5% 넘는 이익을 손쉽게 얻는 시대가 끝남에 따라 투자자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머니마켓펀드(MMF)나 양도성예금증서(CD)에 현금을 넣어두고 거의 무위험으로 5% 이상의 고금리를 누리던 투자자가 대거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미국에서는 고금리에 힘입어 저축 계좌와 MMF에 수조 달러의 돈이 유입됐다. 미국 자산운용협회인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ICI)에 따르면 MMF에 유입된 개인 투자금은 연준 금리 인상 6개월 후인 2022년 9월 1조5,000억 달러(약 2,000조원)에서 지난주 2조6,000억 달러(약 3,500조원)로 급증했다. MMF의 총자금은 6조3,000억 달러(약 8,400조원)로, 최근 연준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던 시기에 자금이 더 몰렸다.

글로벌 금리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행태인 캐리 트레이드의 흐름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은 제로 금리였던 일본에서 엔화를 차입해 미국 증시의 기술주나 멕시코, 호주 등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했다. 이러한 방식은 엔화 약세가 전제된 상황에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해야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 즉 시장 변동성이 커지거나 엔화가 절상되는 국면이라면 포지션을 청산하려는 흐름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은행은 연내 금리를 인상하고 미국은 금리 인하가 한두 차례 더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 엔화도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 16일 엔화는 미국의 빅컷 전망에 달러 대비 환율이 139엔대로 내려가며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현재 142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5일 발생한 '블랙 먼데이'처럼 이번에도 엔화 강세가 촉발되면 엔 캐리 트레이드 거래가 대거 정리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EU·캐나다 등 추가 금리 인하 예고

한편 유럽중앙은행(BCE), 영국중앙은행(BOE), 캐나다중앙은행(BOC) 등에 이어 연준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세계적인 금리 인하 흐름이 본격화한 분위기다. ECB는 지난 6월 역대 최고 수준이던 정책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물가에서 고용으로 초점을 옮겼다. ECB는 12일에도 예금 금리를 연 3.50%로 0.25%포인트 내리는 등 정책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금융시장에서는 ECB가 10월은 건너뛰고 12월에 한 차례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은 지난 8월에 기준금리를 연 5.0%로 0.25%포인트 내리며 통화정책을 전환했고, 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또다시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시장이 BOE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35%로 책정했다"며 "다른 나라의 금리 인하 추세를 따르지 않으면 파운드화가 더 절상되고 수출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캐나다는 지난 4일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4.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BOC는 올해 6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2년 3개월 만에 피벗을 단행하는 등 연내 총 3회 인하했으며, 다음 달에도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 현재 캐나다는 성장 활기가 떨어지며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중앙은행 전망치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시장 상황을 경계하며 금리 인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후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다고 발표하면서 물가만 보면 인하 요건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통화위원 4명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10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 대다수 위원들이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에 관해 우려를 내비친 만큼 향후 피벗은 대출 증가폭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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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 확실시, 경기침체 우려에 '빅컷' 가능성 높아

美 연준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 확실시, 경기침체 우려에 '빅컷'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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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美 연준 의장, 한달 전 피벗 가능성 시사
18일 FOMC에서 0.5%포인트 인하 전망 우세
주요국 피벗 흐름에 한은도 금리 인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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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를 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18일(현지시간) 금리 인하폭이 결정된다. 시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당초 연준이 목표한 2%대로 향하는 상황에서 고용지표의 부진과 경기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역대 최장기간 금리를 동결 중인 한국은행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파월 의장 "조정의 시간이 왔다", 인하 가능성 시사

오는 18일 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를 결정한다. 파월 연준 의장이 이미 지난달 23일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참석해 "정책 조정의 시간이 왔다"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시사한 만큼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금리 인하 폭을 두고는 0.25%포인트와 0.5%포인트 사이에 이견이 있지만 어느 쪽이든 2022년 3월 시작된 금리 인상 기조는 2년 6개월여 만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연준은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려 왔다. 2022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부양책과 공급망 교란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당시 3월 소비자물가(CPI)는 1981년 이후 가장 높은 8.5%를 기록했다. 이에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해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다. 2022년 3월 0.00~0.25%였던 기준금리는 2023년 7월 5.0~5.5%까지 오르며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5%포인트 오르는데 채 1년 반이 걸리지 않았다.

금융시장에서는 올해 남은 두 번의 FOMC에서 적어도 한 번은 빅컷이 나올 가능성 제기된다. 경기침체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방어 차원도 있지만 물가 둔화 기조가 지속되면서 현재의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유지할 필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제반 경제지표의 흐름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빅컷을 단행할 확률은 지난달 25%에서 이달 17일 67.0%까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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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7월 31일 기준금리와 관련해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영국·EU 등 전 세계 피벗 행렬, '긴축의 시대' 막 내려

연준이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파급효과는 전 세계로 미치게 된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에 이어 연준마저 피벗에 동참함으로써 ‘긴축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 인하 행렬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피벗은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가 있다”며 "이미 정책금리를 낮춘 스위스, 스웨덴에 이어 캐나다, 뉴질랜드 나아가 중국까지 세계적인 통화정책 완화 흐름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앞서 ECB는 올해 6월 3대 정책금리를 모두 0.2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지난 12일 3개월 만에 예금금리는 0.25%포인트, 레피(Refi)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0.6%포인트씩 인하했다. BOE는 지난달 초 금리를 5%로 0.25%포인트 내리며 팬데믹 후 처음으로 금리 방향을 바꿨고, 스위스 중앙은행은 올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며 서방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를 내렸다. 캐나다 중앙은행도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2차례 더 기준금리를 낮췄다.

글로벌 통화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JP모건에 따르면 통화국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연준의 금리 인하는 달러 강세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아시아 경제권의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된 지난 7~8월 한국 원화, 태국 바트화,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급등했고 중국 위안화는 달러화 대비 하락 폭을 회복했다. 안전 자산인 엔화는 2025년 말까지 미국 금리에 대한 할인율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올해 들어 성장에 대한 우려로 주춤했던 아시아 주식시장도 미국의 금리 인하로 경제활동이 활성화되는 조짐이 나타난다면 랠리가 재개될 수 있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가 연착륙이 아닌 경기침체의 시그널로 해석될 경우엔 아시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 세계 증시는 8월 초 미국 일자리 지표가 부진하게 나타난 후 엔화 급등까지 겹치면서 3일 새 6% 이상 폭락했다. 특히 닛케이 지수는 엔화 강세와 일본의 금리 상승으로 7월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했다.

한은, 부동산·가계부채 상황 경계하며 금리 인하 모색

글로벌 피벗 기조에 한국은행도 부동산 시장의 상황을 경계하며 금리 인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지만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만 보면 인하 요건을 갖췄다"며 "위원 중 4명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지난 10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에 관해 우려를 내비쳤다.

이 총재가 언급한 물가 상황을 보면,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 상승했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2년여 만에 한은과 정부의 목표 지점인 2%에 안착한 것이다. 또 다른 변수인 환율도 최근 안정세를 보인다. 한때 1,400원 선을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30원 수준까지 내려왔다. 절대적인 수치 자체는 여전히 높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안정세를 되찾는 모습이다.

문제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다. 실제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9조3,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8조2,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한은이 금리 인하를 두고 부동산발(發) 가계부채 급증을 경계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섣부른 금리 인하가 가계대출 수요를 자극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이 때문에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실히 잡히지 않을 경우 한은의 금리 인하 시점이 10월이 아닌 11월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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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법인 IPO 속도, 이르면 내년 초 상장 예정

LG전자 인도법인 IPO 속도, 이르면 내년 초 상장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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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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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BofA, JP모건 등 4곳 IPO 주관사 선정"
인도 IPO 시장 활황에 최대 15억 달러 조달 목표
인도 현지화 전략에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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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전자 인도법인

올해 들어 인도 IPO(기업공개) 시장이 역대급 호황기를 맞은 가운데 LG전자가 인도법인(LGEIL)의 IPO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인도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한 LG전자가 IPO를 통해 최대 2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LG전자 인도법인, 기업가치 130억 달러 추산

1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LG전자가 이르면 내년 초 진행될 인도법인의 IPO를 위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티그룹,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4곳을 주관사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LG전자는 10월 초 인도 금융당국인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투자 설명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요한 경우 인도 현지 은행을 포함해 주관사를 추가로 선정할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IPO에서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가치가 약 130억 달러(약 17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을 수 있으며 주식 매각을 통해 최대 15억 달러(약 2조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한다. 블룸버그는 "LG전자는 '2030년 매출 100조원' 달성을 위해 인도 자본시장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IPO 관련한 내부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인 만큼 공모 시기나 규모 등 세부 사항은 변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8월 말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블룸버그 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법인의 IPO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조 사장은 "사업 활성화를 위한 옵션 중 하나로 인도법인의 IPO를 고려하고 있다"며 "유사한 산업의 IPO 사례를 검토하면서 인도 시장의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아직 IPO를 위한 기업 평가가치 등은 아직 산출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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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사진=LG전자

LG전자 "현지화 전략으로 성장세 이어갈 것"

IPO를 추진 중인 인도법인은 LG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1997년 설립됐다. LG전자는 일찌감치 '14억 인구 대국' 인도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30년 넘게 현지화에 주력해 왔다. 인도인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연구개발(R&D)부터 생산·판매에 이르는 모든 시스템을 현지에서 일원화하는 방식이다. 이런 현지화 전략의 효과가 가전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세와 맞물리면서 최근 LG전자는 호실적이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LG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도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2조8,77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2022년의 연 매출 2조2,228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순이익도 27% 급증한 1,982억 달러(약 264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에서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 '믿을 만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며 “인도법인의 매출과 순이익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도는 사실상 포화상태에 빠진 중국과 달리 가전제품 보급률이 낮다. 지난해 인도의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보급률은 각각 38%, 17%, 8%에 그쳤다. 핵가족화와 여성 근로의 증가로 식기세척기 등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가전 수요가 늘고 있는 점도 성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인도의 가전 시장은 2018년 110억 달러에서 2025년 210억 달러(약 28조원)로 두 배로 커질 전망이다.

지역 곳곳에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에서 또 다른 성장 동력은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다. 특히 LG전자는 시스템에어컨과 전자칠판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LG전자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B2B인도사업실을 B2B인도사업 담당으로 격상했고 올해는 노이다, 뭄바이, 벵갈루루에 이어 네 번째로 첸나이 지역에 B2B 영업 거점인 비즈니스 이노베이션 센터(BIC)를 신설했다. LG전자는 2030년 인도 시장의 B2B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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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법인 첸나이 비즈니스센터/사진=LGEIL 유튜브

인도 IPO시장 66억 달러 조달, 세계 3위 올라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인도법인의 IPO를 통해 신흥 자본시장을 선점해 전사 매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최근 인도증시는 중국을 대체할 투자처로 거론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주식 시장에서 조달된 자금은 약 270억 달러(약 36조원)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홍콩을 넘어서며 세계 4위에 올랐다. 시가총액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5조 달러(약 7,000조원)을 돌파하면서 미국, 중국, 일본, 홍콩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IPO 시장이 역대급 활황기를 맞았다. 회계법인 삼일Pw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증시에서 IPO를 통해 조달한 금액은 66억 달러(약 8조9,000억원)로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건수 기준으로는 세계 1위 IPO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4년 전만 해도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은 90곳으로 올해는 190여 기업이 상장을 계획 중이다. 전 세계에서 IPO를 진행한 기업이 15.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지는 수치다.

수익 면에서도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1분기 인도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23억 달러(약 3조원)를 조달했는데 대부분 상장 첫날 30% 안팎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발행 규모가 2,500억원 이상인 대형주는 상장 이후 평균 48%의 상승률을 보였으며, 중·소형주는 각각 29%, 21%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지난 12일 IPO 최대어로 꼽히는 바자즈(Bajaj) 주택금융의 IPO에는 인도 국내총생산의 1%가 넘는 390억 달러(약 52조원)가 몰렸는데 상장 첫날 11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초대박을 쳤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국내 기업의 인도 현지 법인들도 잇달아 IPO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에 앞서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보유 지분의 공개 매각 등을 통해 35억 달러(약 4조7,0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아울러 CJ대한통운의 인도 자회사 CJ다슬(Darcl)도 IPO를 추진하고 있다. CJ다슬은 CJ대한통운이 지난 2017년 인도 물류기업 다슬의 지분 50%를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회사로 지난 3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업계는 CJ대한통운이 연내 IPO를 통해 5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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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美 CPI에 옅어진 '빅컷' 기대감, 9월 '베이비컷'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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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8월 CPI 전년 동월比 2.5%, 3년반래 최저치
근원 CPI는 예상치 상회, 빅컷 기대 희석
이번 주 금리 결정 앞둔 ECB, 0.25% 인하 예상
20240801 fe fed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개월 연속 하락해 둔화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깜짝 상승해 9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주거비에 발목 잡힌 美 8월 근원 CPI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8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2.6%를 밑돌뿐만 아니라 2021년 2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2% 올라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미국 CPI는 지난 7월 3%선이 붕괴돼 둔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고 전문가 예상치인 0.2%도 상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2%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근원 CPI의 3개월 연율 상승률은 2.1%로 전월의 1.6%에서 크게 올랐다.

이에 대해 미 노동부는 주거비가 지난달 상승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5% 올라 전월 기록한 0.4%에서 오름폭이 확대됐고 전년 대비로는 5.2% 올랐다. 주거비와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인 슈퍼코어 물가도 전월 대비 0.3% 상승해 4월 이후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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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

빅컷 기대감 후퇴

헤드라인 CPI가 예상에 부합한 만큼 오는 17~18일로 예정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지만, 근원 CPI가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빅컷(50bp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 66% 수준이던 9월 0.25%p(베이비컷) 인하 가능성은 이날 CPI 발표 후 85.0%까지 오른 반면 0.5%p 인하 확률은 34.0%에서 15.0%로 낮아졌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이 이제 상온 수준으로 식어서 더 이상 심각한 문제가 없다”며 “이번 CPI 보고서는 연준의 과감한 조치를 요구하지 않으며 다음 주에 0.25%p 인하가 이뤄지면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밝혔다.

프린서플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것은 시장이 원했던 CPI 보고서가 아니다”라며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서 0.5%p 인하로 향하는 연준의 경로가 더욱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에 나온 수치가 다음 주 정책 조치의 장애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연준 매파들이 인플레이션의 마지막 단계에서 신중해야 한다는 증거로 오늘 CPI 보고서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0.25%p 인하를 선택할 만한 강력한 이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연준이 계속해서 물가 상승 억제보다 노동시장 안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파월 의장이 지난달 23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정책 조절을 할 때가 왔다”고 말해 물가와의 전쟁 종료를 선언했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사무엘 라인스 거시 전략가는 다음 주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0.25%p 인하하더라도 “11월 인하 속도를 가속화할지에 대한 논쟁은 물가 지표보다 노동시장에 훨씬 더 집중될 것이며 특히 이번과 같은 수치가 계속 나오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 연준 앞서 금리 0.25%p 인하 전망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연준에 앞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로존의 8월 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2% 상승하며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하락하는 상황에서 ECB가 금리 인하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독일 베렌버그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홀거 슈미딩은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달 12일 ECB의 금리 인하는 대체로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최근 ECB 위원들은 거의 모두 금리를 인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ECB 이사회의 매파로 꼽히는 요아힘 나겔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조차 금리 인하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천명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앞서 ECB는 지난 6월 전격적인 금리 인하 이후 7월에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75%로 동결했는데 당시 ECB는 9월 인하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통신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다 임금 상승률이 둔화하는 등 추가적인 정책 완화를 위한 ‘청신호’가 켜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연말까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고, 적어도 2025년 하반기까지는 ECB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로이터통신이 지난주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ECB가 이달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하고 10월 회의에서는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 데 이어 오는 12월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25bp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문조사 응답자들은 또 ECB가 내년에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해 2025년 말에는 정책금리가 2.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UBS의 라인하르트 클루제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노동시장이 상대적으로 타이트한 상태 유지하고 임금 상승률이 점진적으로만 완화되리라는 것이 핵심 가정”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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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다이먼 회장 "美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JP모건 다이먼 회장 "美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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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 회장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여전해"
재정 적자, 인프라 지출 확대 등 인플레이션 압박 요인
고용·물가 동반 안정 어려워, 연착륙 가능성은 3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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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회장이 최근 미국의 물가 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한 상황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다이먼 회장은 예전부터 미국 경제의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제기해 왔다.

다이먼 회장 "美 고금리 상황에 인플레이션 부담 가중"

10일(현지시각) 다이먼 회장은 뉴욕에서 열린 브루클린 기관투자자 협의회 행사에 참석해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 경기 침체가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며 "여전히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와 인프라 재정 지출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심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고금리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이먼 회장은 이전에도 미국 경제가 '석유 파동'으로 대변되는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으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를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두 개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는 등 부정적인 공급 충격으로 인해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이란 진단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스태그플이션과 함께 7% 금리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하는가 하면, 지난달 인터뷰에서도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을 35~40% 정도로 본다고 밝혔다.

이번 다이먼 회장의 발언은 최근 미국의 각종 물가 지표가 2%대로 둔화하면서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나왔다. 하반기 들어 시장에서는 조만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2.5% 상승하며 연준의 목표치인 2%대 안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의 기대와 달리 다이먼 회장은 연준이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가벼운 경기침체, 나아가 더 심한 침체를 겪더라도 미국이 극복할 수 있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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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경제성장률 1.6%, 경기침체 시그널에 주가 하락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전망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올해 4월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1.6%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됐다. 당시 1분기 PCE 지표가 직전 분기 대비 3.4% 오르며 물가가 상승세를 이어갔고 이 두 가지 지표가 맞물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됐다. 시장의 암울한 예상에 1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날 뉴욕주식 시장의 3대 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올해 5월에는 시장분석업체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가 냉각된 경기와 고착된 인플레이션 속에 19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돌진할 수 있다"며 "이 경우 S&P500 지수가 2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1970년대만큼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주가수익비율(PER)이 21배 이상으로 거래되는 주식 시장이 10~20%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당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이고 성장 둔화의 징후가 시작됐지만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은 없다고 우려를 일축했지만, 세븐스 리포트 리서치는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 성장률의 하락 혹은 정체, 10%가 넘는 CPI 등이 동반됐음을 감안하면 연준의 주장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1970년대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았다고 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어떤 논의도 불필요하다고 하는 것은 오만하다"고 반박했다.

고용·소비·물가 지표 악화에 골디락스 기대 저물어

사실 연초까지만 해도 미국은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에 도달할 것이란 자신감을 드러냈다. '골디락스 경제'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로 경기가 좋아지고 경제도 건실하게 성장하지만, 물가는 크게 상승하지 않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의미한다. 1990년대 후반 미국이 수년간 4% 이상의 고성장을 달성하면서도 낮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상태를 유지하며 이례적인 호황을 누렸는데 전문가들은 이 시기를 가리켜 골디락스 경제로 표현한다.

하지만 1분기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 둔화가 두드러지고 정부 지출 증가세가 크게 꺾이면서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은 스태그플레이선에 대한 우려로 바뀌었다.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줘 이 시기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7월에는 미국의 고용지표가 악화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폭락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증시를 이끌어온 미국발 골디락스 경제 시나리오가 도전받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9월을 폭락 장으로 시작하자 시장의 공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까지 이어진 골디락스 낙관론을 감안하더라도 현재의 주가와 금, 채권이 너무 비싼 가격에 형성됐다"며 "해당 자산의 가격에는 이미 9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어 향후 금리 인하에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시장 패닉이 실제 여건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경제학자들은 "미국 고용 시장의 부진이 금융시장의 혼란을 야기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해고와 신규 이민자의 구직 과정에서 나타난 단기적인 냉각으로, 노동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분석했다. 근거로는 하반기 들어 7월 소비지출이 0.5% 증가하며 견조함을 유지했고 8월 소비자심리지수도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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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인수 재도전 나선 ACT, 일본 편의점 시장 침체 상황이 변수

세븐일레븐 인수 재도전 나선 ACT, 일본 편의점 시장 침체 상황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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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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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세븐일레븐 인수 계획 좌절, 세븐앤아이 "기업 잠재력 과소평가했다"
인수 재차 타진하는 ACT, 세븐일레븐 M&A로 미국 시장 장악 노리는 듯
일각서 낙관적 전망 나오지만 "반독점 규제 리스크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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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일본의 소매유통기업 세븐앤아이홀딩스가 캐나다 편의점 체인업체 알리멘타시옹쿠쉬타르(ACT)의 인수 제안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 최근 세븐앤아이의 주가가 인수 제안가를 넘어설 만큼 급등한 데다 M&A(인수합병)에 따른 반독점 규제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라서다. 다만 ACT가 인수가를 높여 재논의를 이루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 일각에선 향후 세븐앤아이가 매각 쪽으로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세븐앤아이 "ACT 인수 제안, 기업 잠재력 과소평가한 것"

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류이치 이사카 세븐앤아이 회장은 최근 세븐일레븐의 인수를 제안해 온 ACT 측에 인수를 거절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 류이치 회장은 서한에서 "(ACT의 인수 제안은)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에게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독하게 과소평가한 제안"이라고 거절 이유를 전했다.

앞서 ACT는 지난 7월 세븐앤아이를 6조 엔(약 56조3,5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세븐앤아이가 발행한 보통주를 주당 14.86달러로 평가한 금액이다. ACT 입장에선 종전 주가 대비 20% 높은 수준에 인수를 제안한 것이지만, 최근 세븐앤아이의 주가가 인수 제안가를 뛰어넘을 만큼 급등하면서 세븐앤아이가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동기가 사라졌다. 세븐앤아이의 주가는 10일 2,182엔(약 2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인수 제안이 거절되자 ACT는 "세븐앤아이가 논의에 참여하길 거부한 것에 실망했다"면서도 "인수에 필요한 현금 자금을 충분히 확보했고 서신을 보내 거래에 대한 관심을 다시 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수 자금을 현금으로 조달할 여력이 충분하며 당국의 승인을 확보하는 데 필요할 수 있는 분할 매각도 고려할 것"이라며 "양사가 협력하면 서로 동의할 수 있는 거래에 성공적으로 도달해 이를 완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인수가를 높여 재논의를 이루겠단 의사를 강력히 전달한 것이다.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세븐일레븐, ACT가 노리는 건

세븐일레븐은 미국에서 시작된 편의점 브랜드 중 하나로, 그 전신은 미국 텍사스 달라스 소재의 사우스랜드 아이스 컴퍼니(Southland Ice Company)다. 당초 이 회사는 얼음만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지만, 이후 계란, 우유, 빵 등 생활필수품을 함께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기틀을 닦았다.

일본 기업이 세븐일레븐을 인수한 건 1991년의 일이다. 편의점 사업이 성장하면서 세븐일레븐이 프랜차이즈 매장을 확장해 나가자 그 성장성을 꿰뚫어 본 일본의 슈머파켓 체인 업체 이토요카도가 세븐일레븐 모기업 지분 70%를 인수했다. 이후 이토요카도는 철저한 현지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통해 세븐일레븐을 글로벌 브랜드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고, 이내 사명을 세븐앤아이홀딩스로 변경했다.

이처럼 북미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세븐일레븐을 ACT가 재차 들여오겠다고 나선 것은 세븐일레븐이 미국 편의점 시장을 장악하는데 '키(key)'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세븐일레븐은 미국에서 태동한 뒤 오랫동안 미국에서 성장을 이뤄 온 만큼 미국 편의점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의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14.5%로 전체 중 1위다. 2위인 ACT(4.6%)와 10%p가량의 차이를 보일 정도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ACT가 세븐일레븐을 인수하면 ACT는 시장 점유율을 약 20%까지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 ACT 입장에서 세븐일레븐은 포기할 수 없는 '대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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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 시장 침체 가속, "세븐앤아이 결단 내릴 수도"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일본 편의점 시장이 침체하고 있단 점이 M&A 과정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일본 편의점들은 운영비 상승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임대료와 전기세가 인상된 탓이다. 여기에 저출생·고령화 심화로 인건비가 상승하고 돈키호테 등 드럭스토어가 자체브랜드(PB) 상품을 염가에 판매하기 시작하며 편의점만의 가격 경쟁력을 찾기 어려워졌단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렇다 보니 일본 편의점 매장 수도 감소 추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일본프랜차이즈협회의 편의점 통계 월보에 따르면 지난 3월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미니스톱 등 7개 편의점 브랜드의 일본 내 점포 수는 5만5,620개로 전년 대비 119개(0.2%) 줄었다. 협회가 집계한 점포 수를 보면 2022년 6월 이래 2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5년 관련 집계가 처음 개시된 이래 편의점 점포 수가 장기간 감소세를 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븐앤아이의 실적 역시 내리막길이다. 지난해 세븐앤아이의 매출은 105조4,965억원으로 전년 108조6,191억원 대비 2.8%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조9,169억원에서 2조6,707억원으로 31.8% 급락했다. 결국 ACT가 인수가를 높게 잡을 경우 세븐앤아이가 매각을 결정할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당국의 반독점 규제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세븐일레븐 인수가 현실화하는 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서민 물가와 직결된 편의점 시장에서의 독점 기업 탄생을 경계하고 있다"며 "ACT와 세븐앤아이 간 인수 협상이 본격화하더라도 미국 정부가 개입해 거래를 중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CT는 지난 2021년 프랑스 최대 편의점 브랜드인 카르푸 SA를 인수하려 했으나 프랑스 정부가 식량안보를 이유로 거래를 강제 중지시킨 탓에 인수 계획을 포기한 바 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일본 당국의 반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사회에서 단순한 편의점을 넘어 식사, 공과금 납부, 은행 서비스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국민 정서상 일반 생활과 밀접한 관계에 놓인 기업이 외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정부가 나서서 허용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ACT가 현지 투자를 적극적으로 단행하겠단 조건을 내거는 등 심층적인 논의를 이루지 않는 한 실제 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언급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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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피벗 가능성에 도마 오른 금리 인하 폭, '0.5%p 빅컷' 현실화할까

연준 피벗 가능성에 도마 오른 금리 인하 폭, '0.5%p 빅컷' 현실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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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화세 보인 미 인플레이션, 시장 눈길 쏠린 8월 CPI 지표
기정사실로 굳어진 연준 금리 인하, 남은 과제는 '인하 폭'
한경연 "한국이 선제적 금리 인하 이룰 시 이자 감소 등 효용 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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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지표를 연달아 발표하면서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피벗이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하 부담도 줄었단 이유에서다. 다만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거쳐야 윤곽이 명확해질 전망이다.

CPI 둔화세 전망, 미 고용시장은 약화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오는 11일 8월 CPI를 발표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 정책에 대한 발언을 할 수 없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하는 가운데 9월 FOMC 전 공개되는 마지막 주요 지표다. 8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6% 상승해 7월의 상승률인 2.9%에서 둔화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7월 CPI 상승률은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하면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후에도 인플레이션의 둔화세가 지속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미 고용시장은 약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공개된 8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서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동기 대비 14만2,000건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인 16만1,000건을 밑돌았다. 6~7월 일자리 증가 폭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6월 증가 폭은 17만9,000건에서 11만8,000건으로, 7월은 11만4,000건에서 8만9,000건으로 수정됐다. 두 달의 수정 감소 폭은 8만6,000건에 달한다.

다만 실업률은 4.2%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3.8% 각각 상승했고, 노동시장 참여율은 62.7%로 전달에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 지표를 두고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해당 보고서는) 오는 회의뿐만 아니라 향후 몇 달 동안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어떻게 노력해야 할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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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벗 기정사실화, 인하 폭은 '설왕설래'

현재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2%대)를 향해 하락하고 있는 데다 8월 CPI도 전망치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어서다.

다만 시장의 주요 관심사인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너무 멀리, 너무 빨리 긴축해서 인플레이션 문제를 악화시켰다"며 "9월 회의에서 금리를 0.50%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닐 두타 경제 책임자도 "실업률 증가가 너무 명백해져서 이미 너무 늦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실업률 증가가 다소 완만한 지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미국 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점진적인 경향이 있다"며 "경제 활동이 여전히 견조한 상황에서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고 싶지 않을 것이며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는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빅컷은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다. 내셔널와이드파이낸셜의 크리스 그레이엄 최고투자책임자(CIO)도 "0.50%p 인하는 연준이 몇 차례의 회의에서 0.25%p씩 꾸준히 인하하는 것에 비해 사람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더 많이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도록 할 것"이라며 "(빅컷은) 시장에 좋은 징조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빅컷을 포함한 모든 금리 인하 조치에 효용성이 없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나온다. 금리 인하 조치가 경기 침체에 '만병통치약' 효능을 발휘하기엔 금리가 높은 상태로 너무 오래 묶여 있었단 것이다. 글로벌 투자 연구 기업 BCA 리서치의 피터 비레즌 수석 전략가 겸 연구 총책은 "이미 악화한 미국 경제 상황을 연준이 성공적으로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난 2001년 1월과 207년 9월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 이후 몇 달 만에 미국 경제가 내려앉은 바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빅컷이 실현돼도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그 영향력은 일시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서도 금리 인하 요구 목소리↑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한국에서도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르면 변동성 확대로 민간부채 부실이 위험 수준에 도달하는 등 이미 위기가 가시화한 상태인 만큼 하루빨리 '정상화'를 이룰 필요가 있단 시선에서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지난 5일 발간한 '민간부채 부실화 위험 증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가계 취약차주와 한계기업의 연체율이 최근 크게 상승했다. 올해 1분기 기준 가계 취약차주 연체율은 10.0%로 2020년 1분기(7.7%)보다 2.3%p 상승했다. 한계기업 연체율(저축은행 기준)도 2020년 말 2.4%에서 올해 1분기 11.3%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파산 신청 기업 수는 987건으로 2021년 상반기(428건)보다 2배가 넘는다.

한경연은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시 나타날 효용을 수치상으로 나타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향후 1년 동안 기준금리를 0.25%p씩 3번 인하하면 기업대출 이자 부담은 4조4,200억원, 가계부채 이자 부담은 4조5,300억원 감소한다. 이 중 한계기업의 이자 부담 감소액은 약 4,000억원, 취약가구의 이자 부담 감소액은 약 2,400억원가량이다. 한경연은 보고서를 통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확대되더라도 투자 유출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도 적시했다. 선제적 금리 인하 조치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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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가까워온다" 캐나다 중앙은행, 3차례 연속 금리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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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우려 증거 없다" 금리 인하 단행한 BOC
2분기 소비자 지출 성장세 둔화, 경기 침체 리스크 커져
금리 인하 후 집값 폭등 위험은 '입국자 조절'로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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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하했다. 시장 곳곳에서 경기 침체 위험이 가시화하며 BOC의 통화 정책 전환에도 점차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이 금리 인하로 인해 현지 부동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는 가운데, 캐나다 정부는 '임시 입국자 수' 목표를 설정하며 리스크 최소화에 나섰다.

BOC, 기준금리 4.25%까지 인하

BOC는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연 4.5%에서 4.25%까지 0.25%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BOC는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중앙은행 중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하며 피벗(통화 정책 전환)의 선두에 섰으며, 이후 7월에도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BOC가 세 차례 연속으로 금리 인하를 결정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티프 매클럼(Tiff Macklem) BOC 총재는 이날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증거가 거의 없고 수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져 목표치(2%)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경제가 지나치게 위축될 우려에 대해서도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5% 상승해 2021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시장 관계자는 BOC의 금리 인하에 대해 "BOC가 경기 침체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2분기에 확인된 경제 둔화 흐름이 금리 조정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의 지난 2분기 연간 성장률은 연 2.1%로, 시장 예상치(1.6%)와 캐나다 중앙은행 전망치(1.5%)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성장의 대부분은 임금 상승에 따른 정부 지출의 증가 때문”이라며 “소비자 지출은 2분기에 0.6% 증가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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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경기 침체의 그림자

실제로 캐나다를 뒤덮은 불황의 그림자는 점차 짙어지는 추세다. 블룸버그가 캐나다 신용평가회사 에퀴팩스 캐나다(Equifax Canada)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캐나다 신용 카드 소지자의 2분기 평균 부채액은 4,300캐나다달러(약 425만원)로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대출 미결제 잔액은 1,220억 캐나다달러(약 120조5,400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에퀴팩스는 보고서를 통해 "고금리 환경과 실업률 상승이 대출자, 특히 젊은 캐나다인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업률 역시 2022년 중반 약 5%에서 현재 6.4%까지 올랐고 청년층 실업률은 14.2%에 달한다. 실업률 상승은 통상적으로 경기 침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레베카 오크스(Rebecca Oakes) 에퀴팩스 캐나다 고급 분석 담당 부사장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이션 안정화는 많은 소비자에게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안타깝게도 실업률 상승이 일부 긍정적인 효과를 상쇄하고 재정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번 BOC의 금리 인하 폭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기 침체를 억제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금리 조정이 필요했다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BOC가 기준금리를 0.5%p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었지만, 일단 (이번 BOC의 기준금리 인하 폭은) 시장의 예상 범위 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리스크가 줄어든 만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 이후 집값 상승, 어떻게 막나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 사이에선 BOC가 성급하게 금리를 인하할 경우 현지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캐나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늘어나는 국가 중 하나다. 캐나다의 인구수는 지난해 6월 4,0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이후 9개월 만에 4,100만 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문제는 급격한 인구 증가로 인해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임대료와 집값 전반이 폭등했다는 점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부동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금리가 내리고 유동성이 풀리면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짚었다.

캐나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입국자 수 조절'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마크 밀러(Mark Miller) 캐나다 이민부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랜디 보이소놀트(Randy Boissonnault) 고용부 장관과 함께 올해 말 처음으로 임시 거주자 입국 목표를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 거주자는 영주권을 받기 전 단계 입국자를 일컫는다. 현재 캐나다에는 인구의 6.2%인 250만 명 이상의 임시 거주자가 살고 있다.

당시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가 환영할 수 있는 적절한 수의 임시 거주자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그 수를 5% 또는 약 200만 명으로 줄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급격하게 증가한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및 망명 신청자를 포함한 임시 이민자의 수를 통제해 고용·주택 시장 혼란을 잠재우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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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조업 부진에 다시 찾아 온 경기 침체 공포, '빅컷' 기대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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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조업 PMI 둔화, 다시 고개 드는 R의 공포
ISM "고금리와 대선 불확실성으로 기업들 투자 미뤄"
연준 9월 피벗 기정사실화, 인하 폭 관건은 '고용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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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M 서비스업 PMI 추이/출처=TRADING ECONOMICS

미국 경기 침체 공포가 한 달 만에 재발했다. 미 제조업 경기가 5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보이면서다. 제조업 지표 약세에 경기 하강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빅컷(기준금리 50bp 인하) 기대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ISM 8월 제조업 PMI, 5개월 연속 위축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8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를 기록했다. 8개월 만에 최저치였던 7월의 46.8에서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7.9는 하회하며 여전히 위축 국면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ISM 제조업 PMI는 지난 3월 50.3을 기록한 이후 4월부터 5개월 연속 5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주요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인 제조업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하위 지수 중 제조업 고용은 전월의 43.4에서 46으로 상승했다. 재고도 50.3로 전월의 44.5에서 급등해 전체 PMI 반등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지수가 50을 웃도는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여주는 물가지수는 54로 전월의 52.9에서 오르며 8개월 연속 50을 웃도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ISM 제조업 조사위원회의 티모시 피오레(Timothy Fiore) 의장은 “미국 제조업 활동이 여전히 수축 국면에 있지만, 지난달에 비해 속도가 둔화됐다”며 “수요가 여전히 약하고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투입량은 완화적인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연방 통화 정책과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자본과 재고에 투자하지 않으려 하면서 수요가 여전히 침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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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의 공포 속 뉴욕 증시 일제히 급락, 국채 금리도 하락 마감

같은 날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글로벌이 발표한 8월 제조업 PMI도 위축 국면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S&P글로벌의 8월 제조업 PMI는 47.9로 7월의 49.6과 전망치인 48을 모두 하회했다. 고용지수의 경우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투입 비용은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제조업 인플레이션이 2022년 중반의 고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슨(Chris Williamson) 수석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는 “PMI의 추가 하락은 3분기 중반까지 제조업 부문이 경제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을 가리킨다”며 “미래지향적인 지표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이러한 하락세가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제조업 지표 부진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 속에 투심이 급속히 냉각되면서 9월 첫 거래일인 이날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26.15포인트(1.51%) 하락한 40,936.93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벤치마크인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9.47포인트(2.12%) 내린 5,528.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77.33포인트(3.26%) 떨어진 17,136.30을 각각 기록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3.09% 밀렸다. 지난달 5일 이후 최악의 폭락장이다.

국채 금리도 하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7bp(1bp=0.01%포인트) 내린 3.83%, 통화 정책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2년물 금리는 5bp 내린 3.86%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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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

美 경기 둔화 우려에 9월 '빅컷' 기대 강화

제조 업황 위축이 확인되자 연준의 빅컷 기대감도 높아졌다. 연준 금리 전망을 추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4일 아시아 시장 기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하할 가능성은 57.0%로, 하루 전 집계된 확률(70.0%)보다는 낮아졌지만, 한 달 전(26.0%)에 비하면 31%포인트 높아졌다. 이전까지만 해도 베이비컷(25bp 인하) 전망이 대세였으나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짐에 따라 빅컷 전망이 높아진 것이다. 같은 날 25bp 인하할 확률은 43.0%로 한 달 전인 74.0% 대비 31%포인트 낮아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23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빅컷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조정의 시기가 도래했다”며 “(정책 전환) 방향은 명확하며, 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는 나오는 데이터, 변화하는 전망, 위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나올 경제 데이터들이 예상보다 좋지 않으면 금리 인하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에 시장의 시선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고용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오는 6일 발표될 예정인 8월 비농업 고용 지표가 초미의 관심사다. 현재 8월 비농업 고용 지표 예상치(로이터 기준)는 취업자 수 16만 명 증가(전월치 11만4,000명 증가), 실업률 4.2%(전월치 4.3%)로, 만약 시장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베이비컷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신규 고용이 10만 명 이하로 나오거나 실업률이 4.4%~4.5%로 오르는 경우 빅컷 전망이 대세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면 '삼의 법칙(Sahm‘s rule)'이 발동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의 법칙은 연준 위원이었던 클라우디아 삼(Claudia Sahm) 박사가 2019년 제시한 규칙으로, 최근 3개월 실업률 평균치가 지난 1년간 최저 실업률을 0.5%포인트 이상 높으면 경기가 침체한다는 실증적인 이론이다. 이 법칙은 1970년 이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미국의 모든 경기 침체 시작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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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 정책 조정할 때가 도래했다" 美 9월 기준금리 인하 기정사실화, 관건은 '인하 폭'

"통화 정책 조정할 때가 도래했다" 美 9월 기준금리 인하 기정사실화, 관건은 '인하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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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착륙 기대 키우는 美 시장, 고용 지표 개선 전망
9월 피벗 공식화한 파월 연준 의장, 인하 폭 두고 시장 '갑론을박'
가계부채에 신음하는 韓, 주요국 대비 피벗 지연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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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주요 시장 지표로 꼽히는 고용 데이터가 낙관적인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폭 및 추후 정책 전환 속도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美 고용 지표 개선 전망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경제학자들은 비농업 고용자가 전월보다 16만5,000명 늘고, 실업률은 4.2%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7월 부진한 수준에 머물렀던 고용 지표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7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실업률은 4.3%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농업 고용자 수는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7월 고용 지표 악화는 기술주 거품 붕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과 맞물려 지난달 5일 '검은 월요일'로 불리는 글로벌 증시 폭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시장은 오는 6일 발표되는 비농업 고용(NFP) 보고서를 비롯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등 이번 주 중 공개될 경기 관련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주요 지표 발표 이전부터 경기 상황과 관련한 미국인들의 심리 지표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비중은 34%로 7월(26%) 대비 8%p 뛰었다.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한 응답자는 한 달 새 54%에서 48%로 줄었다. 미국 경제 전망을 평가하는 전통적 심리 지표인 미국 미시간대의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7월 66.4에서 8월 들어 67.9로 반등했다. 시장 전반에서 경기 연착륙 기대가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9월 '빅컷' 있을까

경제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정책을 조정할 때가 도래했다”며 9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학자 등이 모여 정책을 논의하는 행사로, 통화정책 방향 변화를 알리는 자리로도 활용된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적으로 복귀할 것이란 확신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연준의 금리 인하 폭과 차후 정책 전환 속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데이터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대부분 연준이 9월과 11월 두 차례 회의에서 25bp(1bp=0.01%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12월에는 50bp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전망과 관련해 애널리스트, 투자자 등 시장 관계자들의 평가는 엇갈리는 추세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서라도 빠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지나치게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오히려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 단위로 인하할 경우,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금리 수준을 더 오래 유지하게 된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달러 표시 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 통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반면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도 금리를 따라 내리며 피벗(통화 정책 전환) 흐름이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점진적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연준이 빅컷(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경우 미국 고용 시장이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며 "결국 조만간 발표되는 8월 고용 지표에 따라 시장의 여론도 크게 바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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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피벗 가능성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피벗 움직임이 속속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는 비교적 미진한 상황이다. 급증하는 부채와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이 금리 인하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정부와 가계의 부채 합은 최초로 3,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인 2,401조원의 127%에 달하는 수치다. 감세 기조로 세수가 줄면서 국채 발행이 증가한 가운데,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이 같은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 7월 3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 다수는 물가 안정세와 내수 부진에도 불구, 급등하는 집값과 가계 부채를 경계하며 금리 인하를 주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통위는 7월 11일 개최된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회 연속 만장일치 의견으로 3.5%로 동결한 바 있다.

한 금통위원은 “물가 측면에서의 피벗 위험은 상당폭 낮아진 것으로 평가하나, 주택 가격 상승 폭 확대로 인한 금융 안정 측면에서의 피벗 위험은 증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 상승세, 주택 매매 거래량 증가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잔액 확대 등을 우려한 것이다. 이 위원은 “과거 경험상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규모와의 상관관계가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주택 가격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가계부채가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역시 최근 여야 국회의원의 연구 모임 ‘대한민국 전환과 미래 포럼 창립총회’에 강연자로 나서 "여러 구조적 문제 때문에 집값이나 물가가 올라 이번(8월 금융통화위원회)에 금리를 인하하고 싶어도 못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이에 국내 증권가에서는 한국은행이 10월 금통위 회의에서 재차 금리 동결을 택하고, 11월에 접어들어서야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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