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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위축·고금리에 백기 든 美 기업들, 1분기 파산 신청 ‘역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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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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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미국 기업 파산 신청 188건
고소득 가정에서도 소비 위축 조짐
사모펀드 연관 기업 파산도 증가세

올해 1분기 미국 기업의 파산 신청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겪은 2010년 이후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임의소비재 등 다양한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장기화한 고금리로 기업의 유동성 또한 꽁꽁 묶이면서 줄파산을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내수 위축에 파산 기업 1년 사이 35% 급증

10일 (이하 현지시각)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미국 대기업의 파산 신청 건수는 188건으로 1분기 기준 지난 2010년(254건)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미국 내 대기업 파산 신청 건수가 139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35%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파산 급증의 원인으로는 내수 위축이 지목됐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경기 부양책의 규모와 효과가 사그라든 가운데, 고물가·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가계 지출에 의존하는 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소비자 재정 상태의 영향을 많이 받는 임의소비재 업종과 건설·제조업 등 산업재 부문에 대부분의 파산 신청이 몰려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40년 역사를 지닌 미국 최대 파티용품 소매업체 파티시티의 파산을 꼽을 수 있다. 파티시티는 지난 2023년 10월 현지 법원에 법정관리에 해당하는 ‘챕터11’을 신청한 후 파산 위기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계속된 경영 악화에 결국 두 번째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다. 파티시티 측은 “소비자 지출과 비용에 대한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며 “전국 700개 매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레스토랑 체인 ‘TGI 프라이데이스(TGIF)’와 레드 랍스터, 스피릿 항공, 플라스틱 밀폐용기 업체 타파웨어 등도 줄줄이 파산 신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그레고리 데이코 언스트앤드영(EY) 수석 경제학자는 “물품과 서비스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비자 수요가 압박받고 있다”며 “이러한 부담은 소득이 낮은 가계에 특히 크게 작용하지만, 중산층과 고소득층에서도 소비가 조심스러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파산 이면엔 ‘단기 가치’ 노리는 사모펀드

전문가들은 연이은 기업 파산과 사모펀드와의 연관성을 주목했다. 적잖은 사모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앞세워 기업을 인수하면서 재정 건전성 및 수익성 향상을 주창하지만, 실상은 거액의 배당금 유출과 부채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기업의 줄파산을 불러왔단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 지원을 받은 미국 기업의 파산 신청 건수는 110건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사모펀드 비영리 감시기관인 ‘사모펀드 이해관계자 프로젝트(PESP)’의 조사에서도 지난해 미국 내 대형 기업(부채 5억 달러 초과) 파산의 56%가 사모펀드와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PESP는 “사모펀드는 미국 경제에서 6.5%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전체 기업 파산의 11%를 차지했다”며 “이 같은 파산으로 지난해 미국에서만 최소 6만5,85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꼬집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사모펀드 상장 건수가 급증하면서 그 세력 또한 힘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법무부에서 사모펀드 특별검사를 맡았던 브렌든 발루는 CFA소사이어티홍콩이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대다수 사모펀드는 단기 가치 극대화를 중점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입법기관과 규제 당국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뉴욕과 캘리포니아, 미네소타의 사례를 들며 “사모펀드가 기업 인수 후 재임대나 배당금 재조정 등을 하는 경우, 주 정부가 해당 기업에 재정적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높은 금리에 채권 자금 회수율 하락

장기화한 고금리 또한 위기 심화의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신용평가업체 피치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에서 기업 파산을 막기 위한 ‘법정 외 채무조정 조치’는 파산 신청 건수보다 약 2배 많았다. 그 결과 총부채가 1억 달러 이상 기업의 주채권자 자금 회수율은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피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내놓은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약화하면서 소비자 수요가 줄어들었고, 재량적 소비 지출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며 “지난해 말부터 금리가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아직 절대치가 높아 기업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가 현행 4.25~4.50%보다 낮았던 2021~2022년 미국의 합계 파산 건수는 777건으로 연간 평균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에 들어간 2023년 파산 건수는 636건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는 50건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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