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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美 9월 고용 지표, 연준 '11월 빅컷' 가능성 낮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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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美 비농업 일자리 25만4,000개 증가, 시장 전망 크게 웃돌아
"11월 FOMC 빅컷 가능성 0%" 뒤집힌 시장 여론
美 금리 인하 속도에 중동 리스크까지, 피벗 변수에 한은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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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노동부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탄탄한 9월 고용 지표를 발표하자 시장 여론이 뒤집힌 것이다. 곳곳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지게 됐다.

탄탄한 美 고용 시장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9월 비농업 부문에서 25만4,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15만 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울러 노동부는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이전에 보고된 것 대비 7만2,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실업률도 시장의 예상치(4.2%)보다 낮은 4.1%로 집계됐다.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4.0% 뛰며 4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견고한 고용 지표가 발표된 직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을 0%로 보고 있다. 반면 베이비컷(기준금리 0.25%p 인하) 확률은 97.4%, 동결 확률은 2.6% 수준으로 집계됐다.

파월 "연내 금리인하 0.5%p 수준일 것"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고용 지표 발표 이전부터 '점진적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추가 빅컷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연설과 그에 앞서 배포한 서면 문건을 통해 “전반적으로 경제는 견조한 상태”라며 “우리는 경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도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언했다. 연준의 9월 빅컷 결정에 대해서는 “적절한 정책 조정을 통해 노동시장 강세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실업률의 고통스러운 상승 없이 물가 안정을 향한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연설 후 이어진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엘런 젠트너 NABE 회장과의 대담에서 FOMC의 분위기를 전하며 “FOMC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는 것 같지는 않다”며 “경제가 전망(연착륙)대로 흘러간다면 (추가 연내 인하 폭은) 총 0.5%p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지난달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의 내용을 강조한 발언이다. 앞서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연 4.4%로 제시, 연내 0.5%p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계속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하고 있긴 하지만 속도가 느리다”며 “신규 세입자에게 부과되는 임대료의 증가율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이 상태가 유지되는 한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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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법 복잡해진 한은, 10월 피벗 가능할까

미국의 빅컷 가능성이 눈에 띄게 축소된 가운데, 피벗(통화 정책 전환) 결정을 앞둔 한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해 한은 목표치(2%)를 이미 밑도는 상태인 데다,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은도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심화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주재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을 내놨다. 실제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후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양국의 무력 충돌로 인해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피벗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히던 집값·가계부채 급등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6,029억원 증가했다. 8월(9조6,259억원) 대비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열기 역시 점차 가라앉는 모양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전월 대비 상승 거래 비중은 4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거래 비중은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절반을 넘기다 9월 들어 50% 아래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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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중국, 이번엔 다르다" 中 대규모 경기 부양책 호평

월가 "중국, 이번엔 다르다" 中 대규모 경기 부양책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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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양 기대에 美中증시 환호
구리·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급등
월스트리트 'BUY 차이나' 낙관론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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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 등을 반영하며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한 주 동안에만 3번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모습이다. 중국이 성장률을 방어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기 시작하면서 "이번엔 다르다"는 월가 기류가 흘러나온다.

中 천문학적 부양책 효과 "시작에 불과"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11포인트, 0.4% 오른 5,745.37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도 108.09포인트, 0.6% 뛴 1만8,190.29를 기록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260.36포인트, 0.62% 상승한 4만2,175.11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의 경우 또 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이다. S&P500지수는 지난 24일에도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역사적으로 9월에는 포트폴리오 조정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음에도 랠리를 이어간 모습이다.

다만 27일에는 8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며 둔화했다는 소식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제외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소폭 하락하며 혼조로 마감했다. NYSE에 따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7.89포인트(0.33%) 오른 4만2,313.00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S&P500지수는 전장보다 7.20포인트(0.13%) 내린 5,738.17,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70.70포인트(0.39%) 밀린 1만8,119.59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월가에선 미 증시가 곧 반등하며 상승 랠리를 다시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세계 최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S&P500의 목표가를 6,000으로 상향하면서 "이번에는 달라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에 힘입어 현재보다 5% 이상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스캇 럽너(Scott Rubner) 골드만삭스 상무이사는 "많은 투자자들이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10% 넘게 오른 중국 상해지수에 유입될 대기 자금 수요가 크다고 봤다. 이어 럽너 이사는 "중국 주식에 대한 수요가 2021년 3월 이후 최대인데, 최근 상승에도 외국인의 본격 매수로 인한 상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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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양책에 원자재도 들썩

실제로 중국 당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며 중화권 증시도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의 한 주’를 보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7일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4.47% 상승한 3,703.58로 거래를 마쳐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날에도 4.23% 올랐던 CSI300은 이번 주에만 15.7%가 올라 2008년 11월(15.84%)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보인 셈이다.

CSI300은 지난 13일만 해도 3,159.25로 거래를 마치며 2019년 초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하지만 중추절 연휴 다음 날인 18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 마감하며 지난해 말 종가인 3,431.11을 넘어선 상태다. 모건스탠리는 CSI300이 단기적으로 1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상하이종합지수(2.88%)와 선전종합지수(6.05%)도 큰 폭으로 뛰면서 각각 12.81%, 16.25%의 주간 상승률을 보였다. 또 홍콩 항셍지수도 3.55%,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도 3.01%씩 올랐다. 항셍지수의 주간 상승률은 12.9%이며 HSCEI는 2018년 이후 최장인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제 원자재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실물 경기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해 '닥터 코퍼'로 불리는 구리 가격은 1만 달러(약 1,300만원)를 돌파했으며 중국 수요 감소로 100달러를 깨뜨렸던 철광석 가격도 톤당 100달러대로 올라섰다. 이와 관련해 세계 최대 철광석 채굴업체인 리오 틴토의 야콥 스타우스홀름(Jakob Stausholm) 최고경영자(CEO)는 "한동안 금속시장이 악화돼 왔으나 이번 부양책으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중국 주식 사라"

이에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금융기관을 비롯해 헤지펀드 대부 등은 중국 당국의 부양책을 호평하며 중국 주식을 매입할 것을 권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인민은행이 내놓은 부양책과 정치국회의의 발표문은 모두 긍정적"이라며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는 단기적으로 10%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부양책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의 조치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며 "현재 중요한 것은 신속한 후속 조치와 세부 사항 등 각종 정책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치국 회의의 발표로 인해 중국 증시가 최근 10년 동안 가장 좋은 일주일을 맞고 있다"고 부연했다. 골드만삭스도 "기대했던 중국 증시의 회복이 드디어 도래했다"며 "투자자들은 중국 랠리에 참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대선이 끝나면 중국 증시가 중점 투자 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지펀드의 거물로 유명한 데이비드 테퍼(David Tepper) 역시 "중국의 정책이 이렇게 강력할 줄 몰랐다"며 "중국이 통화 완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은 했었지만, 이렇게까지 다양한 패키지 부양책을 발표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3일간 급상승 이후에도 중국 증시는 상승 여력이 크다"며 "중국 자산이면 ETF와 선물 등 무엇이든 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중국은 부양책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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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조작·배임 등 혐의로 소송 리스크 직면한 SMCI, 3월 고점 대비 주가 60% 이상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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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직격하고 나선 힌덴버그, "회계 조작 증거 확인했다"
AI 훈풍 아래 상승세 이어왔지만, 미 법무부 조사에 주가 그래프 '우하향 곡선'
10-K 공시 지연으로 투명성 부족 이슈 재차 부각, 분식회계 의혹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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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훈풍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가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의 주가 그래프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국 법무부가 SMCI를 겨냥하고 나서면서 소송 리스크가 부각된 탓이다. SMCI는 현재 회계 조작, 배임, 정부 제재 우회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로, 지난 2020년 한 차례 회계 조작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만큼 이번 회계 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회사의 신뢰도 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법무부, SMCI 조사 착수

2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미국 법무부는 SMCI 조사에 착수했다. 공매도 리서치 기관 힌덴버그 리서치가 SMCI 관련 공매도 보고서에서 "회계 조작의 새로운 증거를 확인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SMCI는 이미 과거 회계 부정 관련 이슈를 경험한 바 있다. 2018년엔 재무 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나스닥에서 일시적으로 상장 폐지됐고, 2020년엔 3년간 기업의 수익을 조기 인식하고 비용을 축소한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2020년 당시 SEC의 통지서를 보면 SMCI는 고객에게 배송되지 않은 제품이나 고객의 승인 없이 발송된 제품, 조립이 잘못된 제품 등을 재무제표상의 수익으로 기록하는 등 공시에 허위 정보를 표기했다. 아울러 협력 마케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부채를 인위적으로 감소시키는 회계 조작도 자행했다. 이로 인해 잘못 인식된 매출 및 비용의 규모만 2억 달러를 수준이었다.

이 사건 이후 SMCI는 1,750만 달러(약 231억원)의 벌금을 지불했고, 하워드 히데시마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경영진도 부당하게 얻은 이익금 240만 달러(약 32억원)가량을 반환했다. 회계 부정에 연루된 주요 임원들은 히데시마 CFO를 포함해 모두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SMCI가 위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해고된 임원들을 재고용하기 시작했단 점이다. 회계 부정 논란의 핵심이던 히데시마 CFO 역시 에이블컴(Ablecom)에 컨설턴트로 채용되는 방식으로 재고용됐다. 에이블컴은 찰스 리앙 SMCI CEO의 형제인 스티브 리앙이 운영하는 회사다.

이와 관련해 힌덴버그는 "2020년 회계 문제로 퇴출당했던 이들이 대부분 돌아왔다"며 "이와 함께 부정 회계 관행도 재차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에 따르면 지난 4월 SMCI의 전 글로벌 서비스 책임자였던 밥 루엉은 찰스 리앙 CEO 및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SMCI가 배송 미완료 제품에 대한 매출을 조기 인식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렸다는 내용으로 내부고발을 진행한 뒤 회사로부터 해고를 통보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SMCI는 2020년 이후로도 같은 방식의 회계 부정을 반복한 셈이 된다.

배임 혐의도 제기됐다. SMCI와 에이블컴, 그리고 형제 기업인 컴퓨웨어(Compuware)까지 삼자 간의 순환거래 내역이 포착되면서다. 힌덴버그에 따르면 2020년이후 에이블컴 미국 수출의 99.8%, 그리고 컴퓨웨어 미국 수출의 99.7%가 SMCI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소위 '서로 해 먹는'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이를 두고 힌덴버그는 "수상하리만치 순환적인 관계"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순환거래 관행으로 회사가 손해를 보거나 리앙 형제의 개인적 이익이 발생했다는 판단이 나오면 배임으로 판정될 수 있다는 게 힌덴버그의 설명이다.

이외 SMCI가 정부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22년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고성능 컴퓨터(HPC) 및 부속품의 수출을 금지했는데, 제재 품목엔 SMCI의 제품도 일부 포함됐다. 하지만 SMCI의 러시아발 매출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배나 늘었다. 미국의 수출 규제를 위반한 수출입 항목은 총합 4만5,000건에 달한다고 힌덴버그는 전했다. SMCI에 대한 리스크가 여러 방면에서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AI·엔비디아 최대 수혜주, 1년 만에 주가 14배 상승하기도

SMCI는 데이터센터용 서버 제조업체로, AI 강세에 따른 엔비디아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혔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칩을 장착해 서버를 제작하는 등 엔비디아와의 관계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바클리즈는 "SMCI는 AI 투자 추세를 배경으로 AI 서버 기회를 포착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며 "뛰어난 설계 역량과 강력한 AI 파트너십 덕분에 SMCI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3년 기준 SMCI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 남짓"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점유율 상승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덕에 SMCI의 주가는 2018년 말 13.80달러에서 매년 상승세를 이었다. 2023년 초 대비 지난 3월 회사의 주가가 14배 넘게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올해 초 역시 시장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MCI의 올 2분기 매출은 최대 36억5,000만 달러(약 4조8,82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기존 예상치 29억 달러(약 3조8,790억원)는 물론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평균 전망치 30억6,000만 달러(약 4조927억원)을 20% 웃도는 수준이다. SMCI의 성장성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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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에 주가 '폭락'

그러나 최근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SMCI의 주가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힌덴버그가 회계 조작 혐의를 지적한 지난달 28일(현지 시각)에는 장 초반부터 전일 대비 20% 이상 폭락한 434달러대를 기록했고, 미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한 이달 26일엔 전일 대비 12.17% 급락한 402.4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 주가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SMCI의 주가 하락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에 이어 연달아 회계 조작 문제가 발생하면서 내부 통제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바클리즈도 이와 같은 이유로 SMCI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MCI의 이미지 추락이 가속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회사의 투명성 부족 이슈가 거듭 부각되고 있단 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말 SMCI는 "정해진 기간 내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0-K(SEC에 매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사업 보고서)' 공시를 지연했다. 2018년 공시 지연 문제로 일시적인 나스닥 상장 폐지 조치를 받았던 SMCI의 전력을 고려하면 투자 리스크만 키운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사실상 주가 상방 요인이 전무한 상황에서 하방 압력만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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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 확대, 국내 건설기계 업계에도 덩달아 '훈풍' 부나

美·中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 확대, 국내 건설기계 업계에도 덩달아 '훈풍' 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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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 기준금리 '빅컷' 단행, '5.25~5.5%→4.75~5%'로 0.5%p 인하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책 전격 발표, 美·中 중심의 경기 회복세 본격화
'변곡점' 준비하는 韓 건설기계 업계, 해외 시장 진출 등 내실 강화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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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5%p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미국 건설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기계 최대 수요처로 꼽히는 중국의 건설 경기 역시 정부 차원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양분 삼아 회복 사이클에 돌입했다. 미국과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부는 훈풍에 국내 건설 경기도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빅컷'에 미 건설 경기 훈풍

26일(현지 시각) 미국 금융정보 업체 비타파이에 따르면 최근 미국 건설주 상장지수펀드(ETF)는 양호한 성적을 내고 있다. 대표 건설주 ETF인 '아이셰어즈 US 홈 컨스트럭션(ITB)'엔 이달 들어서만 3억1,539만 달러(약 4,193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렸다. 지난 3월(3억3,855만 달러)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주가 역시 상승세다. ITB는 하반기 들어 지난 24일까지 주가가 25.19% 상승했고, 성격이 비슷한 건설주 ETF인 SPDR S&P 홈빌더스(XHB)의 주가도 같은 기간 21.89% 올랐다. 그만큼 미국 건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지난 18일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로 0.5%p 낮추는 빅컷을 단행하면서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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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설 경기도 회복 사이클

중국도 건설 경기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국채를 발행해 인프라(기반 시설) 건설 프로젝트 착공을 조만간 모두 마무리한다고 밝히면서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중국 건설기계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8% 증가했다. 중국 시장이 재차 날개를 켜기 시작한 셈이다.

지난 24일(현지 시각)엔 판궁성 인민은행장과 리윈쩌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 3대 금융 수장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시중 유동성 공급과 정책금리 인하 등을 포함한 경기 부양책을 전격 발표하기도 했다. 은행 지급준비율을 0.5%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0조원)을 제공하고 정책금리를 현재 1.7%에서 1.5%로 인하하겠다는 게 골자다.

리 총국장은 6대 상업은행에 대한 자금 투입 계획도 발표했다. 구체적인 자금 규모가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는 없으나,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최대 1조 위안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국영은행들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가 직접 나서 내수 회복을 주문하고 나선 데 부응해 이례적으로 자금 지원 정책을 꾸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원자재 블랙홀' 중국의 움직임이 본격화하자, 글로벌 원자재 시장 역시 덩달아 '랠리'를 펼치는 모양새다. 1조 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24일 24개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블룸버그원자재가격지수(BCOM)가 전 거래일 대비 1.18% 올라 100.23에 장을 마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은 건 7월 12일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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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한 국내 건설기계 시장, 미·중 경기 회복 흐름 타고 '반전' 노린다

이에 국내 건설기계 업계에선 한국 시장도 조만간 '변곡점'을 맞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분위기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2개국(G2)이 동시에 '돈 풀기'에 나선 만큼 국내 시장에도 일종의 '낙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시선에서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의 앞선 2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2분기 매출이 8,530억원, 영업이익 58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4%, 39.3% 하락했고, HD현대인프라코어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7%, 49.7% 줄어 1조1,082억원, 815억원에 그쳤다. 두산밥캣의 경우 매출 2조2,366억원, 영업이익 2,39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16.3%, 48.7% 감소한 수준이다.

이들 기업은 해외 시장 진출 및 신사업 강화를 통해 2분기 누적된 부실을 털어낼 방침이다. 미·중 건설 경기 회복세에 맞춰 내실을 강화하면 글로벌 투자 시장의 수요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전략이다. 우선 HD현대건설기계는 인도, 브라질 등 신흥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 상반기 설립한 칠레와 멕시코 지사를 경유해 중남미 지역의 영업망까지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붙여 시장 확장성을 높이겠단 취지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전력 수요와 건설 인프라 투자 확대 흐름에 따라 엔진 사업 부문의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기본적인 사업 역량 강화에 주안점을 두겠단 것이다. 두산밥캣의 경우 멕시코 몬테레이에 소형 로더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을 거점 삼아 주요 시장인 북미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두산밥캣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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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 침체 피하나" 옐런도 버냉키도 '연착륙 가능'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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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장관 “연착륙 경로, 인플레이션 완화 가능”
버냉키 전 의장도 “최상의 연착륙 시나리오 구축”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연착륙 가리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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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 (우)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의장이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3.0%를 기록해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美 재무장관 "내수 경제 연착륙 궤도"

26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방영된 매체의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미국 경제가) 연착륙의 길이 있으며,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다”며 “지금 데이터는 그 일이 일어났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장관은 이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바이든 행정부의 최우선 순위 과제”라고 인정하면서도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졌고 급여는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이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마지막 단계가 주택가격 하락 지연으로 인해 늦어지고 있다"며 "임대료 하락으로 주거비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연준 관계자들의 최근 발언들을 근거로 미국 기준금리가 지난주 0.5% 포인트 인하(빅컷)한 데 이어 중립(금리) 수준으로 더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실질 금리 수준을 일컫는다.

"물가 상승률 낮아지고 급여 올라" 버냉키 전 의장도 연착륙에 무게

버냉키 전 의장도 미 경제가 연착륙 경로에 있음을 시사했다. 같은 날 버냉키 전 의장은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가 주최한 행사에서 “일자리와 인플레이션, 금리가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는 가장 좋은 연착륙 시나리오를 연준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실업률이 현 수준에서 안정되지 않고 더 높아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경제가 둔화하기 시작하면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는데, 아직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자신감을 잃거나 새 정부 정책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분명히 그럴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연준이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버냉키 전 의장 역시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더 인하할 수 있다고 봤다. 올해 남은 2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 빅컷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내년에는 추가로 1% 포인트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경우 연준의 연방기금 금리는 3%를 조금 넘는 수준이 될 텐데, 이는 연준이 생각하는 중립 금리 수준에 근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의미에서는 중립금리에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며 “그 목표에 도달할지 아니면 새로운 지표나 충격 등 때문에 어긋날지는 지금 알 수 없지만 이 과정이 계속되면서 결국에는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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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

美 주요 경기지표들도 경기침체 우려 불식

같은 날 발표된 주요 경기지표들도 미국 경기의 연착륙을 가리켰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1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1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주보다 4,000명 줄어든 수치일 뿐 아니라 시장 예상치 22만4,000명 또한 밑돌았다.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감소한 건 그만큼 고용 여건이 개선됐다는 뜻이다.

미국 2분기 GDP도 지난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 1.6%보다 두 배 가까이 개선됐다. 이는 1%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미국의 잠재성장률을 훌쩍 웃도는 것으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릴 만한 수치다. 가계 소비지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견조한 소비가 3% 성장의 동력이 된 것이다.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 또한 시장 예상과는 달리 보합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이 같은 지표들은 미국 경기가 침체와 거리가 있고 연착륙할 것이라는 기대를 강하게 뒷받침한다.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 역시 모두 강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36포인트(0.62%) 오른 42,175.1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11포인트(0.40%) 뛴 5,745.37,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8.09포인트(0.60%) 상승한 18,190.29에 장을 마쳤다. 경기지표가 개선되면서 11월 빅컷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50bp 인하될 확률은 51.3%까지 하락했다. 전날 마감 무렵은 60.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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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양책 효과" 경기 낙관론 확산, 美·中 증시 상승 랠리

"중국 부양책 효과" 경기 낙관론 확산, 美·中 증시 상승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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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유동성 공급 확대에 자본시장 '활짝'
알리바바·징둥닷컴·판둬둬 등 뉴욕 상장 주식 상승
韓 화장품주도 강세,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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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컷(0.5% 인하)을 발표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까지 가세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인 결과다. G2(주요 2개국)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수혜가 중국 기업은 물론 국내 업체에까지 호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양국의 통화정책 완화로 글로벌 자산시장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中 증시 일제히 상승 마감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선전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1.48% 상승을 기록했다. 전일 4.33%에 이은 상승 마감이다. CSI 300은 지난 13일(3,159.25) 종가 기준 2019년 초 이후 5년여 만에 최저를 찍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지난해 말 종가(3,431.11)에 다시 근접한 상태다. 이와 함께 상하이종합지수(1.16%)와 선전종합지수(1.24%)도 올랐다.

같은 날 뉴욕증시도 들썩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732.93로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올해만 41번 최고치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역시 전장보다 83.57포인트 오른 4만2,208.22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한 번 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0.25포인트 상승한 1만8,074.52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 핀둬둬, 알리바바는 각각 13.9%, 11.2%, 7.9% 상승했고,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와 리오토 역시 각각 11.6%, 11.3% 이상 올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즈 CSI 차이나 인터넷 상장지수펀드(ETF·KWEB)' 또한 10% 이상 급등했으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도 9%가량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중국 대형주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중국 대형주 ETF(FXI)'의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거래량도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투자자는 FXI가 11월 중순까지 최소 12% 상승한다는 데 675만 달러(약 89억7,000만원)를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MSCI 신흥시장 ETF(EEM)' 콜옵션 거래량도 평소의 4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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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궁성(潘功勝) 중국 인민은행장이 24일 ‘경제 고품질 발전을 위한 금융지원’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다/중국 CC-TV 캡처

경제 둔화에 돈 푸는 중국, 지급준비율 0.5%P 인하

이 같은 상승세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 효과로 분석된다.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판궁성(潘功勝) 행장과 리윈쩌(李雲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吴清)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시장 상황을 보고 추가로 0.25∼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준율을 인하하면 시장에 곧바로 유동성이 공급되는 만큼 중국 경기 침체가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셈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 지준율 인하를 통해서만 시장에 1조 위안(약 190조원)의 자금이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기업에 자사주 매수를 위한 대출을 허용하고, M&A(인수합병) 금융 대출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개인의 부동산 거래도 지속적으로 확대시킨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2주택의 대출 최소 계약금(쇼우푸) 비율도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1주택과 2주택 대출의 쇼우푸 비율을 통일시키는 방식으로 다주택 보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중국의 대대적 유동성 공급 여력은 연준이 경제 연착륙을 위해 빅컷을 단행하면서 생겼다. 연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금리를 50bp 인하하며 숨통을 틔워줌에 따라 위안화 환율 하락 압력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날인 2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조작 카드도 꺼내 들었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시행하는 수단으로,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과 함께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할 때 사용하는 정책금리다. 그동안 인민은행은 MLF 금리를 꾸준히 내려왔다. 2022년 2월 2.95%에서 2.85%로 낮췄고, 그해 9월엔 0.1%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했다. 2023년에도 7월과 9월 두 차례 금리를 하향 조정했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에 2.30%로 0.2%포인트 내렸다.

전날 지준율 인하 발표에 이어 MLF 금리까지 곧바로 내려가자, 시장에서는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이 LPR도 0.20~0.2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발언한 만큼, 시기의 문제일 뿐 연내 추가 인하가 유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 기업도 수혜, LG생건·아모레퍼시픽 9% 급등

한편 중국 정부의 양적 완화 정책에 국내 화장품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따라 중국 수출 관련 화장품 기업들의 수혜가 점쳐지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보다 9.04%(1만2,500원) 오른 15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7,000억원 이상 급증해 8조8,149억원이 됐다. LG생활건강 역시 전 거래일보다 5.35%(1만9,000원) 오른 37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밖에 코스맥스가 5.94%, 애경산업이 3.55%, 한국화장품이 1.91%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국내 화장품 기업 주가는 지난 2분기만 해도 중국발 매출 둔화에 따른 실적 충격 탓에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화장품주들은 당시 중국의 방역 완화 및 단체관광 재개 소식 등으로 주가가 단기 상승했으나 이후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28% 증가한 49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도 28.17% 뛴 1,64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이 화장품 업종에 대한 중국발 훈풍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중국에 편중된 매출 의존에서 탈피해 유럽과 북미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데다, 실적 부진 원인이 중국의 소비력 저하에 따른 것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14.6%에서 올 2분기 8.4%로 급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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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신속하게 인하해야" 추가 빅컷 가능성 시사한 연준 간부들, 한국은행 '초조'

"금리 신속하게 인하해야" 추가 빅컷 가능성 시사한 연준 간부들, 한국은행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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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까지는 갈 길 멀어" 일부 연준 인사, 빅컷 지지
베이비컷 주장하는 매파 인사들, 시장 전망도 엇갈려
물가 안정·美 피벗에 한은 금리 인하 압박 가중, 걸림돌은 '금융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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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부들이 추가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후 미국의 통화 정책 완화 움직임에 점차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3년 이상 긴축 기조를 유지해 온 한국은행 역시 조만간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평이 흘러나온다.

연준 인사들의 '빅컷' 지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정책 완화 선호)' 인사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미국 주정부 재무관 연합(NAST) 연례 회의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금리를 중립 수준에 가깝게 낮춰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지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발언했다. 이어 "연준이 이번 달 빅컷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 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며 "현재 기준금리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지도 제한하지도 않는 수준인 중립 금리보다 크게 높다"고 덧붙였다. 연준 관리들이 제시한 중립금리는 2.9%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범위(4.75~5.00%)보다 약 2%포인트 높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연준이 중립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금리를 신속하게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유럽경제금융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인플레이션 진전과 고용 시장 냉각은 초여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나타났다”며 “몇 달 전까지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통화 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에 대한 (재발) 우려로 지난주 상대적으로 작은 첫 움직임, 즉 25bp 인하에 머물렀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고용시장 냉각을 무시한 것”이라며 9월 FOMC에서 ‘빅컷’을 지지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 달쯤 노동 시장이 실질적으로 약화할 것이라는 추가 증거가 나오면 얼마나 공격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 견해가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추가적인 빅컷을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일부 지지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인사는 "베이비컷 선호"

반면 빅컷 가능성을 일축하며 베이비컷(0.25%p 인하) 지지 견해를 드러낸 인사도 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데이터가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균형을 맞춰 더 작은 걸음(smaller steps)을 내디딜 것으로 예상한다”며 밝혔다.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어 그는 “11월과 12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하가 합리적인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이 이달 단행한 빅컷에 대해서는 비판적 견해를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9월 연준이 빅컷을 단행한 것은) 이번 달 연준의 정책을 물가 안정에서 고용 중심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50bp(1bp=0.01%포인트) 인하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긴축적인 위치에 있고, 그래서 큰 첫걸음을 내딛기 편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월가 대형 은행들의 전망 역시 첨예하게 대립하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올해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매 회의에서 0.25%p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 보고 있다. 연준의 9월 빅컷을 정확하게 맞췄던 JP모간체이스는 연준이 11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노동 시장의 상황에 따라 인하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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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압박받는 한은

미국의 피벗(통화 정책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한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에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50%까지 올렸고, 지난달 금통위까지 1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며 3년 2개월 이상 긴축 정책을 유지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도 한은의 목표치에 부합하는 정도까지 하락했고, 연준의 피벗으로 대외적 금리 인하 여건도 갖춰졌다"며 "시장에서는 10월~11월 중 한은이 피벗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최근 들썩이는 집값과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이 기준금리 인하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869억원으로 8월 말(725조3,642억원)대비 2조7,227억원 증가했다. 현재 증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이달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4조1,0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2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사이 0.16% 상승했다.

이에 한은은 섣부른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인데, 금융 안정의 중요 요인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라며 “한은이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발(發) 금융 불안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통화 정책 전환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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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블랙먼데이 당시 단기 투기성 '엔 캐리' 자금 대부분 청산"

한국은행 "블랙먼데이 당시 단기 투기성 '엔 캐리' 자금 대부분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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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약세 흐름을 보이던 엔화, 최근 강세로 전환
8월 초 140억 달러 규모 단기성 투자금 대거 청산
대폭락 먹구름 걷혔지만 각종 변수가 환매압력 높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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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 포인트 인하)’으로 미·일 간 금리 차가 줄어든 가운데, 단기 투기성 엔 캐리 트레이드가 지난달 초 대부분 청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향후 미국 경제 연착륙,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회의론 확산 여부 등에 따라 대규모 일본 해외투자 자금의 환매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140억 달러 수준 엔화 선물 매도포지션, 순매수 전환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뉴욕사무소는 16일 엔 캐리 트레이드 동향 및 평가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청산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선물시장의 단기 투기성 자금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기성 단기 엔 캐리는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상업 엔화 선물 쇼트 포지션은 지난 7월 초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143억 달러·19조원)까지 늘었다가 8월 초 모두 청산됐다. 개인의 레버리지 환투자인 엔화 순매도 포지션도 7월 말 124억 달러까지 높아졌다가 8월 중 대부분 정리됐다. 이에 8월 말 기준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1억4,000만 달러(약 1,870억원)로 크게 축소된 상태다.

다만 엔화 대출 등 은행 거래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여전히 큰 규모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투기성 외 목적 자금이 포함된 은행 대차대조표상 엔 캐리 트레이드는 최근에도 규모가 크게 축소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외국은행 일본지점이 본국에 송금한 규모는 지난 7월 말 기준 762억 달러,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해외 비은행 부문에 대한 글로벌 은행들의 엔화 대출 규모는 올 3월 말 기준 2,767억 달러(약 370조원)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증가 추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해외투자 포지션 역시 최근 특별한 변동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중장기적인 성격이 강한 영향이다. 일본의 해외투자 포지션을 살펴보면 총 11조 달러 규모(약 1경4,700조원)로, 채권 비중은 줄고 외국인직접투자(FDI)와 주식투자 비중은 증가하는 흐름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채권투자 잔액은 2조3,000억 달러(약 3,074조원), 주식투자 잔액은 2조2,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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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가속화, 블랙먼데이 촉발

한은이 지목한 엔 캐리 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 시점은 지난 8월 5일 발생한 블랙먼데이다. 그동안 엔화는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초약세를 보여왔다. 제로 수준인 일본의 낮은 금리로 빌린 엔화는 미국 같은 고금리 국가 자산의 ‘돈줄’ 역할을 담당했지만 지난 7월 말 엔 캐리 트레이드에 균열이 생겼다. 7월 31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국채 매입량을 점진적으로 절반으로 감축하는 ‘양적 긴축’에 나서면서다.

이로 인해 엔화의 투기적 쇼트 포지션이 급격히 축소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7월 2일 18만4,223계약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엔 쇼트 포지션은 8월 2일 7만3,500계약으로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대 규모 쇼트 스퀴즈(자산 가격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투자자가 가격 상승 때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자산을 사는 행위)였다.

엔화 강세도 가속화했다. 일본은행(BOJ)의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에 더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맞물리면서 지난 7월 11일만 해도 달러당 161엔을 웃돌았던 엔·달러 환율은 8월 5일 141엔선까지 떨어졌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본격화한 시점도 엔화 강세가 확인된 직후였다. 엔화값 급등은 엔 캐리 트레이드에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차를 이용해 이익을 낼 수는 있어도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고수익 통화나 자산 투자로 자금을 이동시키면서 닛케이225가 12.4% 폭락하는 등 일본 증시는 3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고, 일본 증시와 평소 커플링되는 한국 증시도 폭탄을 맞았다. 미국, 일본은 그동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른 것이라도 있지만 한국 증시는 맥을 못 추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일본 경제 펀더멘탈 회복 주목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종료 시점을 두고는 아직 의견이 엇갈리지만,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엔 캐리 자금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특히 일본이 내수에 기반한 경제 성장이 강화되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반등함에 따라 경제 펀더멘탈적으로 엔화가 강세 모멘텀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엔·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일본의 해외 채권투자자금 중 미헤지 물량 처분이 우선적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 이는 코스피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회색 코뿔소'(Gray Rhino)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투자자들이 엔화 절상에 따른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각 해외 자산의 자본 차익 기대감으로 포지션을 유지해 왔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미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현실화하거나 AI 기술에 대한 회의론 등이 강화될 때도 환매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계 투자 자금이 환류되고 엔 캐리 트레이드도 줄어들 경우 엔 캐리 투자 유인이 컸던 국가들은 부정적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은 통화가 고금리라는 점에서 이들 금융시장에 대한 유동성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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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투자 운용사 아폴로, 경영난 인텔에 50억 달러 투자 제안

美 투자 운용사 아폴로, 경영난 인텔에 50억 달러 투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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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인수 타진 소식 전해진 지 이틀 만에 투자 제안
인텔 경영진 검토 중, 최종 투자 규모·성사 여부 미정
블룸버그 "인텔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신뢰 보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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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경쟁사 인텔의 인수를 타진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국의 투자 운용사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인텔에 7조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했다. 인텔의 아일랜드 공장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아폴로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한 인텔에 신뢰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아폴로, 아일랜드 공장에 이어 대규모 투자 제안

2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가 인텔에 최대 50억 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아폴로의 제안은 인텔의 턴어라운드 전략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나타내는 행보"라며 "거래에 관한 논의는 아직 예비 단계로 인텔에 대한 아폴로의 투자 규모가 변경될 수 있으며 거래가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뉴욕에 기반을 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는 운용 자산이 6,710억 달러(약 896조원)에 달한다. 앞서 아폴로는 지난 6월 아일랜드 레익슬립에 소재한 인텔의 EUV(극자외선) 반도체 제조시설 지분 49%를 110억 달러(약 14조6,795억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 공장은 인텔과 아폴로 간의 합작 투자사가 소유하게 됐다. 당시 블룸버그는 "인텔이 아폴로의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면서 팻 겔싱어 인텔 최고 경영자(CEO의)의 ‘인텔 살리기’ 계획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21년 겔싱어 CEO는 파운드리 시장에 복귀하면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고 실추된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년 이상 250억 달러(약 33조원)를 쏟아부은 턴어라운드 전략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예상치 못한 AI 열풍은 인텔의 운명을 바꿔놨다. 모바일 반도체에 이어 AI 칩 시장에서도 뒤처지며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이에 인텔의 주가는 올해 들어 55% 하락했고 2분기 실적도 16억1,100만 달러(약 2조1,50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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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아일랜드 레익슬립 공장/사진=인텔

위기 봉착 인텔, 고강도 구조조정안 발표

실적 부진으로 50여 년 만의 최대 위기에 빠진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사한 데 이어 유럽·아시아에서 진행 중인 공장 건설까지 일시 중단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직원의 15%인 1만5,000명을 해고하고 100억 달러(약 13조3,600억원) 규모의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주주 배당금을 폐지하겠다는 극약처방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20일 경쟁사인 퀄컴이 인텔에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가 나온 것도 인텔이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퀄컴은 주로 스마트폰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회사로, PC용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 제조에 특화된 인텔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퀄컴이 부족한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 자산을 매각하거나 인텔의 일부 사업에 대한 부분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딜이 성사될 경우 테크업계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다만 인텔이 제안을 받아들이더라도 경쟁 당국의 반독점 심사 등 넘어야 하는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실제 2017년 브로드컴이 퀄컴 인수에 나섰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무산됐다. 싱가포르계 기업인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2021년 엔비디아 역시 영국 반도체 기업 ARM 인수에 나섰지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엔비디아를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하며 최종 결렬됐다.

1.8나노 공정 성공하면 TSMC 등 경쟁사 앞서가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인텔 파운드리를 둘러싼 위기의 불씨가 더 많이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매각하는 대신 분사를 통해 독립성을 확보하는 방안까지 제시했지만, 파운드리의 기술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이 같은 방안도 실효성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인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텔 파운드리 부문의 영업손실은 53억400만 달러(약 7조원)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61%에 이른다. 여전히 미미한 수준의 점유율과 낮은 수율이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점유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려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외부 투자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16일 인텔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의 협력 범위를 확대해 칩 설계에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며 파운드리 사업부가 아마존에 AI 칩을 납품한다고 밝혔으나, 해당 계약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이제 인텔의 미래는 내년 초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1.8나노(18A) 공정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만약 인텔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내년에 각각 2나노 공정에 들어가는 TSMC나 삼성전자보다 일찍 1나노대에 진입하게 된다. 스테이시 라스곤(Stacy Rasgon) 번스타인리서치 분석가는 WSJ에 “내년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칩 제조 기술의 성공에 인텔은 사활을 걸고 있다”며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면 수익률을 개선하고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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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피하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 글로벌 머니 무브 촉각

킹달러 피하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 글로벌 머니 무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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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20일 금리 결정, 인상 시 엔 캐리 청산 가속화
글로벌 자금 회수로 증시 변동성 확대 불가피
'검은 N요일' 또 올까, BOJ 총재 발언에 이목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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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연내 한번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예상이 확실시되면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확대와 청산을 거듭해 왔고 이는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지난달 블랙먼데이와 같은 금융시장 왜곡의 단면을 드러낸 것도 엔 캐리 트레이드였다. 양호한 펀더멘털과는 별개로 수급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조정과 입장이 청산 여부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美 Fed 빅컷에도 日 BOJ로 쏠리는 눈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연준이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시장의 눈은 일본은행에 쏠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리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흐름을 바꾸기 때문이다. 19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시작한 일본은행은 회의 둘째날인 오늘 정책 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하는데, 지난 7월에 이어 이번에도 인상을 결정할 경우 엔화의 급격한 강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기준금리는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제로 금리를 유지해 왔고, 일본의 낮은 금리로 빌린 엔화는 미국 등 고금리 국가 자산의 돈줄을 담당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과 거래량을 바탕으로 한 엔화에 그동안 기관과 헤지펀드는 물론 개인투자자까지 손을 댔다.

하지만 올해 일본이 8년 만에 제로 금리를 탈출한 데 이어 미국의 빅컷으로 양국 금리 차가 더욱 좁혀지자, 엔 캐리 트레이드 유인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엔화 자금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달러 대비 엔화 값은 최근 가파른 상승 추세에 있다. 불과 두 달 전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지면서(엔화 환율은 상승) ‘수퍼 엔저’를 기록했던 엔화 값이 최근 들어선 달러당 140엔까지 오른 것이다. 일본의 오랜 저금리 정책으로 세계 외환시장에서 잊혀지는 듯했던 ‘엔 강세’라는 용어가 다시 등장한 것으로, 향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축소를 시장이 이미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세계 시장이 일본은행의 '회의 이후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하더라도 연내 큰 폭의 금리 인상과 관련한 신호를 줄 경우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돼 엔 캐리 청산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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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청산’, 규모도 파장도 ‘오리무중’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실제로 뚜렷한 윤곽이 잡히지 않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특성 탓에 사태 진단과 전망도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지난달 8일 “글로벌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중 현물에 투자된 자금이 75%가량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 아린담 산딜랴(Arindam Sandilya) JP모건 글로벌 외환(FX)전략부문장이 “투기적 캐리 트레이드의 50~60%가 청산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다른 추정값을 내놓은 것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투자 규모 추산도 제각각이다. UBS 일본법인은 지난 7월 글로벌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5,000억 달러(약 656조원)에 이른다고 봤고, JP모건은 4조 달러(약 5,300조원), 도이체방크는 무려 20조 달러(약 2경7,000조원)로 추산했다. 엔 캐리 자금 규모가 추정 기관에 따라 5,000억 달러에서 20조 달러로 널뛰고 있는 셈이다.

이는 애초에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엔화는 30년 넘게 이어진 일본 초저금리 정책의 산물로, 정확한 거래 관련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엔화를 빌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경우 엔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는데, 이 같은 현물환 거래는 중앙화된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장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규모 파악이 쉽지 않다. 돈에 꼬리표가 붙어있지도 않은 터라 달러로 탈바꿈한 엔화만을 가려낼 수도 없다. 

그저 일부 데이터가 존재하는 거래를 통해 그 규모와 움직임을 어림할 수 있을 뿐이다. 대표적인 지표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집계에 나타나는 엔화 쇼트 포지션 변화다. 지난달 6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각 통화 파생계약 중 투기적 엔화 선물 쇼트 포지션(수출입 대금 결제 등 상업적 목적 제외)은 1만1,354계약(1계약=1,250만 엔)으로, 엔-달러 환율이 최고 수준(161.41원)이던 7월 2일(약 18만4,223계약) 대비 94% 급감했다. 17년 만에 발생한 최대 규모의 엔화 쇼트스퀴즈(Short queeze, 공매도 강제 상환)로, 엔화 약세를 점쳤던 투자자들이 급격한 엔화 강세로 손실을 보고 포지션을 청산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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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청산이 부른 '블랙 먼데이' 쇼크

이처럼 규모와 자금 흐름이 손에 잡히지 않다 보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부나 그 규모와 무관하게 청산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투매를 불러오기도 한다. 지난달 발생한 블랙먼데이도 이 같은 공포에서 비롯됐다.

지난 8월 5일 오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오후에는 양쪽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지)가 발동했다. 코스피 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1998년 도입 이후 6번째며 코스닥은 2001년 10월 이후 역대 10번째다. 양대 시장에서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걸린 건 2020년 6월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이날 하루 동안 날아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92조원, 코스닥은 43조원으로 하루 만에 국내 증시에서 235조원이 증발했다.

아시아 증시도 초토화됐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와 대만의 가권(자취안)지수는 각각 12.4%, 8.35%씩 급락했다. 두 지수 모두 사상 최대 낙폭이다.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 시장 대부분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 불안감은 상당히 깊다. 게다가 아시아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는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은행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을 ‘노렸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캐리 트레이드 방식으로 투자하는 이들은 엔화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 엔저를 극복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불사해 온 일본은행으로서는 투기 세력에 ‘한 방’ 먹이고 싶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7월 말 일본은행이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할 당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꾸준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그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은 금융 시장의 혼란을 가져와 블랙먼데이 쇼크로 이어졌다. 결국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시장이 안정화할 때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반성문을 쓰면서 놀란 시장을 달랬지만, 일본은행의 전반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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