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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파월은 패배자” 공개 저격에 뉴욕증시 일제히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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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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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존스·S&P500·나스닥, 나란히 하락 마감
트럼프 "파월, 금리 인하 지연 시 경기 둔화"
"미스터 투 레이트" 등 비난 쏟아내기도
출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루스소셜

미국 또 증시가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글로벌 무역 협상도 진전이 없는 가운데 투자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은 결과다.

트럼프의 파월 공격에 시장 불확실성 증폭

21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91포인트(2.79%)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9% 하락, 나스닥 종합지수는 3.17% 급락했다. 특히 테슬라는 7%, 엔비디아는 5%대 하락을 기록했다. 아마존은 3%, AMD와 메타플랫폼은 각각 3%씩 하락했다. 캐터필러 역시 3% 내리며 산업 전반에 매도세가 확산됐다.

이는 미국의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와중에 연준 의장을 대상으로 한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에 따른 것이다. 이날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이자, 큰 패배자(major loser)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썼다. ‘미스터 투 레이트’나 ‘큰 패배자’ 모두 파월을 지칭하고 있다.

트럼프는 “많은 이들 ‘선제적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과 바이든의 계란 가격을 포함해 식료품 가격이 상당히 내려갔고, 대부분의 다른 품목들 가격도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우려는 없는 반면 금리 인하 지연 여부에 따라 경기둔화는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이미 일곱 차례나 금리는 인하했는데 파월은 언제나 너무 늦게 행동한다”며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해 금리를 내렸을 때만 예외적으로 금리를 인하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글이 게시된 이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달러 가치는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금 가격은 온스당 3,4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를 두고 애덤 크리사풀리 바이탈 놀리지 창립자는 “트럼프의 연준 독립성 위협이 시장에 새로운 거시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연준은 향후 몇 개월간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금리를 쉽게 인하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동시에 주식, 달러, 미국 국채가 모두 하락하는 현상은 트럼프의 무역전쟁이 미국 금융자산에 대한 대규모 이탈을 촉발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백악관

경제학자들 "해임 가능성 낮아"

트럼프의 파월 저격은 지난주에 이은 공격으로, 이날 트럼프는 해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학자들은 트럼프가 파월을 해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는 1935년 대법원 판례로 확립된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1933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연방무역위원회(FTC) 위원장을 해임했는데 2년 뒤 연방대법원은 이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독립성이 보장된 조직으로 의장의 임기도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 파월도 대통령이 법에 따라 자신을 해임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밝혀왔다. 더군다나 트럼프도 파월을 해임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월가에서는 트럼프가 파월을 해고하는 연준의 독립성 침해가 실제 이뤄질 경우 엄청난 시장 폭락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페퍼스톤의 선임 리서치 전략가인 마이클 브라운은 “파월이 해임될 경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미국 자산 매각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준의 독립성이 명백히 위협받으면서 달러화 약세와 미국 패권에서의 이탈 가능성도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파월 해임 시 금융 시장에 더 큰 공황을 야기할 것이라는 보좌관들의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역시 트럼프가 자신을 해임하더라도 사임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최근 시카고 경제클럽 연설에서 그는 “연준의 독립성은 워싱턴과 의회에서도 널리 이해되고 있으며 강하게 지지받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정책에 영향 및 경기 침체 책임 전가 목적

그럼에도 해임을 언급하는 것은 연준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지난주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회담 당시 기자들이 파월에 대해 묻자 “그에게 불만이 있고 그 사실을 알렸다”며 “내가 그를 내보내고 싶다면 그는 정말 빨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튿날인 18일에도 “연준 의장이 자신이 하는 일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며 “그는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파월을 비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주 파월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비판한 직후다. 파월이 자신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고 금리 인하를 거부하자 트럼프의 분노가 촉발된 것이다. 파월은 지난주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관세 부과가 미국 경제 성장을 제약하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경기 침체가 올 경우 자신의 관세 정책이 아니라 “연준이 금리를 안 내려서”라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주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목적도 있다. 존스홉킨스대학 경제학 교수 프란체스코 비앙키는 트럼프의 위협으로 경기 침체가 올 경우 연준이 공개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거듭된 언급으로 “사람들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말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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