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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보증권이 이사회에서 1500억원 규모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 펀드 '교보테크밸류업투자조합 1호' 조성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18일 벤처캐피탈(VC) 업계를 통해 전해졌다. 펀드에서 자금 요청을 할 때마다 출자를 하는 캐피탈콜(Capital call) 방식으로, 교보생명보험이 1400억원, 교보증권이 100억원을 출자하며 내년 1월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보생명그룹은 VC 조직의 신설과 개편 등을 통해 스타트업 투자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번에 조성하는 CVC펀드를 이용해서는 △로보틱스·하드웨어(HW) △ICT(정보통신기술) △플랫폼 △바이오·헬스케어 △모빌리티·유통과 같은 기술에 기반한 신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교보생명그룹은 작년 11월에도 CVC 펀드인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를 조성해 지금까지 16곳의 스타트업에 투자한 바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이노스테이지'라는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플랫폼을 개설해 교보생명그룹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보육하고 전략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그룹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투자 혹한기에도 벤처투자를 강화해 투자 업체와의 전략적 협업을 이어나갈 것"임을 밝히며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며 기업가치를 높이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11월에는 2000억 CVC 펀드 조성하기도… '교보만의 색채' 따른다
지난 2021년 11월, 교보증권은 '교보신기술투자조합 1호'라는 이름의 CVC 펀드를 2000억 원 규모로 조성했다. 교보생명보험이 1750억원, 교보증권이 250억원을 출자했으며, 성과뿐 아니라 그룹과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투자 목표로 삼았다.
신희진 교보증권 VC사업부 이사가 운용 총괄을 담당해, △금융투자·핀테크 △헬스케어 △문화·콘텐츠 △교육과 관련된 분야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신희진 이사는 인터뷰를 통해 "금융투자와 헬스케어는 시장의 중심흐름이기에 주요 테마라면 문화·콘텐츠, 교육은 교보문고의 DNA가 담긴 테마다. 문화와 금융을 아울러 비전을 추구하는 게 교보만의 색채다."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지금까지 600억원이 스타트업 16곳에 투자됐다. 우수 스타트업과는 그룹사와의 협업과 제휴를 진행하기도 하고, 추가적인 투자유치 연계 지원 역시 제공한다. 그 중 아이돌봄 매칭 플랫폼인 째깍악어는 교보에듀케어서비스와의 제휴를 통해 '째깍박스'라는 비대면 키즈클래스를 교육보험에 가입한 고객을 상대로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을 운영 중인 프렌트립은 교보라이프플래닛과 협업해 액티비티 전용 상해보험상품을 국내 최초로 내놓았고, 교보생명과 하이브리드 텔레마케팅(TM) 상해보험상품을 함께 개발 중이다.
수익과 모기업 혁신이란 두 마리 토끼 잡는 CVC 펀드… 정부가 참여하기도
CVC는 Corporate Venture Capital의 약자이며, 대기업이 만든 벤처캐피탈(VC)을 뜻한다. 사업 아이디어는 부족하지만 자금은 많이 가지고 있는 투자자와 자금이 부족하지만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창업자를 연결해 주는 VC의 일종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VC와 달리 스타트업을 지원하면서 모기업의 혁신도 추구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 CVC에서 조성해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CVC 펀드이다.
정부가 CVC 펀드 조성에 참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1월 2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2022 대한민국 기술사업화 대전'에서 CVC 펀드를 조성하기 위한 협약을 2개 펀드와 체결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각 펀드에 200억원씩을 출자한다.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윈윈(win-win)하는 방법… 최근 들어 중요성 증가
많은 기업들은 CVC를 설립해 투자수익을 얻고, 스타트업과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최신 동향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자 한다. 스타트업은 CVC 모기업의 인프라를 이용해 빠른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
CVC 펀드는 수익 창출 역량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모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자 하는데, 신산업 창출, 밸류체인 강화, 혁신기업 스케일업 등을 투자 목표로 삼는다. 이를 위해 투자 대상 기업에 모기업이 지니고 있는 기술이나 인력, 판로, 네트워크 등을 지원해 준다.
CVC는 1960년대 이후 미국을 주된 무대로 해서 시작됐다. 2000년대 초반 이후, 기업 혁신활동의 중심이 내부 R&D에서 오픈이노베이션으로 이동했다. 그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CVC를 핵심 수단으로 삼게 되면서 CVC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했다. 현재는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기업이 CVC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