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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의 '타다' 매각, 사실 손해 보는 장사였다? 비바리퍼블리카-더스윙 매각 결렬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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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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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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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타다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 비상장이 퍼스널모빌리티(PM) 공유업체 더스윙에 '타다'를 매각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매각 결렬의 근본적인 원인이 M&A 조건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스윙의 퍼스널 모빌리티(PM) 사업이 규제에 부딪혀 점차 침체하는 가운데, 현금이 아닌 '주식 교환' 방식의 거래가 비바리퍼블리카 측에 이득이 아닌 '짐'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손해 감수한 더스윙의 지분 취득 결정

더스윙은 PM 플랫폼 '스윙' 운영사로, 공유 전동킥보드를 중심으로 전기자전거, 전동스쿠터 등 PM 전반으로 꾸준히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실적 역시 탄탄한 편으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연간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타다 인수는 더스윙의 사륜차 분야 사업 확대 기회이자,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이었다.

지난해 더스윙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0억원 정도였다. VCNC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금액은 최소 240억원이었으며, 인수 이후에도 VCNC의 적자로 인한 지속적인 비용 확대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VCNC는 지난해 매출 41억원, 영업손실 26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더스윙 입장에서 VCNC 인수는 사업을 확장하려다 오히려 적자와 부채를 덮어쓸 수 있는 '리스크투성이 딜'이었던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스윙은 지분 취득을 추진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더스윙은 지난 6월 타다 운영사 VCNC 매각에 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더스윙은 MOU 체결 후 3주간 VCNC 실사를 진행하고, 비바리퍼블리카와 주요 거래 조건을 포함한 텀시트(Term-Sheet)를 주고받았다. 양사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이 상정·통과되면 본계약을 체결한 뒤 매각이 완료될 예정이었다.

돌연 '자체 운영' 선언한 비바리퍼블리카

그러나 비바리퍼블리카는 돌연 "VCNC 2대 주주인 쏘카와의 합의를 거쳐 이사회에 매각 안건을 상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합의 과정에서 쏘카는 더스윙 측에 '단기차입금 70억원 해결'을 합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문제가 된 70억원은 쏘카가 VCNC에 빌려준 자금으로, 50억원은 지난 2월, 20억원은 오는 9월 만기 일시 상환하기로 되어 있었다. 쏘카는 더스윙이 차입금을 VCNC 대신 상환하거나, 쏘카 측을 더스윙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초 더스윙은 쏘카와의 합의 없이 VCNC 인수를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매각 성사를 위해 입장을 선회, 지난달 쏘카 차입금 일부 상환 및 이사회 참여방안을 포함한 VCNC 인수 안건을 통과시켰다. 매각 수순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가운데, 지난 주말 비바리퍼블리카는 돌연 VCNC를 매각하지 않고 직접 운영하겠다고 더스윙 측에 통보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요구대로 쏘카와 합의점을 마련한 더스윙은 당혹스러움을 드러냈다. 더스윙 관계자는 “토스가 지난 주말에 매각 의사를 갑작스레 철회했다”라며 “의무 사항이 아님에도 대여금 상환은 물론 타다와의 사업을 전제로 애플리케이션(앱)까지 개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더스윙과 함께하기 위해 구조조정까지 진행한 타다만 덩그러니 남게 되었다”며 유감을 표했다.

매각 결렬의 이유는 '딜 구조'에 있다?

토스 측이 매각 의사를 철회한 것은 타다 매각 거래의 '딜 구조'에 불만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는 2021년 쏘카로부터 VCNC 지분 60%를 600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현재 VCNC의 동일 지분 가치는 240억원으로 비바리퍼블리카 인수 당시보다 60% 급감했다. 이에 더해 더스윙에 따르면 이번 딜은 더스윙이 VCNC 지분 60%를 가져오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더스윙 지분을 비바리퍼블리카에 주는 '주식교환' 방식이었다.

시장은 비바리퍼블리카의 타다 매각이 어디까지나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한다. 일부 투자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현금을 받고 '적자 사업'을 털어버리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식교환 방식 거래가 성사될 경우, 비바리퍼블리카는 현금이 아닌 더스윙-VCNC 합병 법인의 지분을 떠안게 된다. 타다의 적자를 털어버리기는커녕, 경영권도 행사할 수 없는 일반 주주가 되어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의미다.

사진=더스윙

침체하는 PM 시장, 비바리퍼블리카엔 '짐 덩어리'

더스윙이 운영 중인 PM 플랫폼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점 역시 토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때 '모빌리티의 혁신'이라 불리며 돈을 쓸어모은 PM 시장은 현재 정부의 규제 움직임으로 인해 발이 묶여 있다. 2021년 도로교통법 개정 이후 PM에 대한 ‘과잉 규제’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자체들의 PM 관련 정책은 줄줄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소비자 사이에서는 인도 주행, 무면허 주행 등 '안전 논란'으로 PM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다. 실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동킥보드 등 PM 관련 교통사고는 2017년 117건에서 2021년 1,735건으로 약 15배 증가했다. 지분 매각 이후 비바리퍼블리카가 더스윙-타다 합병 법인의 지분을 획득할 경우, 만년 적자인 타다와 침체기에 접어든 더스윙의 '잿빛' 모빌리티 생태계에 발을 걸치게 되는 셈이다. 이번 매각이 사실상 비바리퍼블리카가 '고생'만 짊어지는 딜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굳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지분을 교환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2019년 12월 비바리퍼블리카가 LG U+의 PG 사업부를 3,650억원에 인수할 당시, 비바리퍼블리카는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굳건한 경영진이 있는 기업이 사실상 '2대 주주'로 내려앉는 형태의 지분 교환식 M&A를 할 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비바리퍼블리카가 결국 '타다' 자체 경영을 택한 것 역시 이 같은 기업 성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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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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