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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오픈 베타 개시 내년 국내 서비스 종료하는 '트위치' 대체하나 유튜브 장벽에 가로막힌 치지직, 경쟁 쉽지 않을 듯
지난 19일 베타 서비스를 개시한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초기 반응이 심상찮다. 베타 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첫날에만 26만 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이후 이용자 수가 소폭 감소했지만 20만 명대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준수하다는 평가다. 이에 시장에서는 치지직이 한국 사업 철수를 예고한 트위치의 빈자리를 꿰차고 스트리밍 업계에서 몸집 불리기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다르게 보고 있다. 트위치 이탈 인원 대다수가 유튜브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치지직이 유튜브에 대항해 시장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초반 이슈몰이에 성공한 네이버의 야심작 '치지직'
2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가 선보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베타 테스트 첫날인 지난 19일 DAU(일간활성화이용자수)는 약 26만 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트위치(73만 명), 아프리카TV(61만 명)의 약 40% 수준이다. 서비스 개시 이튿날인 20일에는 구글 플레이와 iOS 앱스토어에서 실시간 인기차트 1위를 달성했으며, 베타 테스트 참여를 신청한 스트리머 규모도 1,000명을 넘어섰다.
반면 치지직 출시 이후 동종업계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TV와 트위치의 이용자 수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1일 트위치의 DAU는 약 68만 명으로 집계 29일 만에 70만 명을 밑돌았으며, 같은 날 아프리카TV의 DAU는 약 58만 명으로 집계 22일 만에 60만 명대가 무너졌다. 다만 연휴 기간인 23일부터는 재반등해 기존 DAU 수준(트위치 70만 명대, 아프리카TV 60만 명대)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치 대체한다는 치지직, 유튜브 '공룡'에 전망 어두워
본격적으로 게임 스트리밍 업계에 출사표를 던진 네이버는 내년 국내 사업 철수를 예고한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의 빈자리 메우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실제로 치지직은 내년 2월 27일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는 트위치 이용자들을 위해 ‘치지직-트위치 구독 기간 이어가기’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스트리머의 구독 기간을 치지직에 이관할 수 있으며, 구독자 이모티콘과 배지를 연동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외에도 게임 스트리밍의 질을 높이기 위해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 서비스 강화, 게임 커뮤니티 활성화 등 플랫폼 업그레이드도 단행할 전망이다.
하지만 치지직이 트위치를 대체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트위치의 스트리머들은 기본적으로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방송을 동시 송출하고 있다"며 "트위치가 종료된다면 스트리머 입장에서는 낯선 치지직에 적응하는 것보다 익숙한 유튜브에서 활동하는게 훨씬 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위치 시청자 역시 컨텐츠가 현저히 부족한 치지직보다는 검증된 유튜브로 옮겨갈 가능성이 훨씬 높다"며 "치지직이 유튜브에 대항해 게임 스트리밍 업계를 장악하려면 치지직 만의 메리트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 경쟁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즉 치지직이 스트리밍 업계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려면 필연적으로 유튜브와 경쟁해야 한단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말 트위치에서 일시적으로 동시송출 제한 정책을 펼치자 대다수 스트리머들은 국내 점유율 2위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프리카TV'가 아니라 '유튜브'로 향했다. 당시 유명 웹툰 작가이자 스트리머인 이말년(침착맨)씨 역시 트위치에서의 마지막 방송에서 "앞으로 트위치가 아닌 유튜브에서만 방송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유튜브 이외에 대안이 없다. 유튜브가 가장 편하다"고 밝힌 바 있다. 높은 플랫폼 인지도, 시청자와의 소통 용이성, 수익 시스템, 서버 안정성 등 유튜브의 장점이 아프리카TV의 장점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치지직의 과도한 내부 운영 규칙도 업계 장악의 걸림돌이다. 앞서 치지직은 서비스 운영 정책을 어긴 이용자에게 네이버 서비스 전 영역에서의 서비스 영구 제한 조치를 부과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다른 플랫폼과 달리 치지직에서 정책 위반이 적발되면 네이버 페이, 카페, 블로그, 메일, 쇼핑 등의 타 서비스에서도 같은 제재를 받게 된단 얘기다. 이에 누리꾼들은 "게임 스트리밍은 특성상 욕설, 비방 등 말의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리스크를 안고 누가 치지직을 보겠나", "페이 서비스도 있는데 이렇게 정지해도 되나", "순활동자 감소할 듯"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