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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47% 증가’ SK하이닉스 1년 만의 흑자전환, 반도체 업황 개선 신호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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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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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
AI 서버·모바일향 제품 수요 급증 영향
“내년 반도체 시장 규모 최대 달할 것”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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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CES 2024)에 설치된 SK ICT 패밀리 데모룸/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지난 2022년 4분기부터 이어진 영업적자를 1년 만에 벗어나며 지난해 4분기 3,4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력제품의 판매량이 급등하며 SK하이닉스의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개선을 향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주력제품 판매량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

SK하이닉스는 25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1조3,0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3,460억원(영업이익률 3%), 순손실은 1조3,795억원(순손실률 12%)이다. 매출이 전년 동기(7조6,986억원) 대비 47%가량 늘며 흑자전환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한동안 침체했던 메모리 시장이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며 이같은 실적개선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4분기 AI 서버 및 모바일향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었고,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오르는 등 전반적인 시장 환경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수익성 중심 경영활동이 성과를 거두면서 1년 만의 흑자전환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의 매출 급상승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제품으로는 주력제품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3가 꼽혔다. 이들 제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4배, 5배 넘게 증가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업황 개선이 부진한 낸드 플래시는 기존 투자와 비용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하며 매출 향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올해 사업 계획과 관련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 HBM3E 양산과 HBM4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이는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D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HBM3E 양산 및 HBM4 개발은 물론 DDR5, LPDDR5T 등 고성능·고용량 제품을 서버와 모바일 시장에 적기 공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갈수록 늘어나는 AI향 서버 수요와 온디바이스(on-device) AI 응용 확산에 발맞춰 고용량 서버용 모듈(MCRDIMM)과 고성능 모바일 모듈(LPCAMM2)을 준비하고, 낸드 분야에서는 기업용SSD(eSSD)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투자비용(CAPEX) 증가를 최소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생산을 늘려 수익성 개선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은 “장기간 이어진 경기 침체에서도 AI 메모리를 비롯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한 덕분에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과 함께 실적 반등을 본격화할 수 있었다”고 자평하며 “SK하이닉스는 새로운 도약의 시기를 맞아 시장의 변화를 선도하고, 소비자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해 ‘토털 AI 메모리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고 소진 끝낸 반도체 시장, 상승만 남았다?

SK하이닉스의 호실적과 함께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을 휩쓸었다. 오랜 시장 침체 기간에 쌓인 재고가 충분히 소화되며 수요 환경이 개선돼 반등만 남겨뒀다는 것이다. 다수의 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시장 분석 보고서 또한 이같은 업계의 기대감에 불을 지핀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수은연구소)의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2023년 3분기 동향’ 보고서가 대표적 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직전 분기 대비 9.4% 성장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는 28.8% 감소했지만, 1분기를 최저점을 기록한 후 점진적인 개선이 확인됐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D램 시장 규모가 전 분기 대비 18.0% 증가한 134억8,000만 달러(약 4조6,451억원)를 기록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고, 낸드플래시 시장은 전 분기보다 2.9% 성장에 그치며 93억4,000만 달러(약 12조4,652억원)를 기록했다.

수은연구소는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가늠자로 불리는 미국 기업 마이크론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돈다는 점을 들어 추가적인 시장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마이크론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47억3,000만 달러(약 6조3,160억원)로 월가의 전망치인 45억4,000만 달러(약6조614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기업 가운데 가장 빨리 실적을 발표해 업계에서 ‘풍향계’라는 별칭으로 통한다.

나아가 마이크론은 실적 향상이 올해 1분기 한층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은연구소의 보고서에 의하면 마이크론은 자사의 2024년 1분기(2023년 12월∼2024년 2월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5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직전 분기와 비교해서는 8∼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은연구소는 “AI 기술 개발 및 도입이 활성화되면서 올해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오는 2025년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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