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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확장 본격화 나선 ‘우리금융지주’, 롯데손보 인수 저울질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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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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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롯데손보 인수에 미진한 태도
매각가 지나치게 높다, 1.8조원 예상
롯데손보의 1.9%대 점유율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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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참전을 선언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면서도 "오버페이는 없다"고 밝힌 데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급하지 않다'는 입장을 취하는 배경에 롯데손보의 낮은 시장 입지가 작용했으리란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지주, 롯데손보 본입찰 참여 저울질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내달 롯데손보 본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달 23일로 마감된 롯데손보 예비입찰에는 이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다.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다. 금융업이 사실상 라이선스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선 보험사 인수가 필수적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를 천명하면서 최근 포스증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부문 실적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KB금융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리딩금융그룹 경쟁에 가담했다. 신한금융도 2018년 ING생명(현 신한라이프) 인수로 리딩금융 왕좌 방어에 나서왔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하면서 현재까지도 1·2위 순위가 뒤바뀌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하나금융지주와 2년여 전까지만 해도 매 분기마다 3·4위전을 벌여왔다. 다만 역설적으로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은행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반짝 효과를 본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시장이 어려울 때 은행의 안정적인 영업 덕분이었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기간 동안 하나금융의 경우 증권·카드 등의 실적이 발목을 잡았던 기간이었고, 연간 누적 기준으로는 다시 우리금융을 제치면서 3위를 지켜냈다.

연결 기준 순이익을 보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간 격차는 2022년 각각 3조6,394억원, 3조3,240억원을 거두면서 3,154억원까지 좁혀졌다. 지난해의 경우 하나금융 3조4,684억원, 우리금융 2조6,269억원으로 격차는 8,415억원까지 벌어졌다. 올 1분기에는 하나금융 1조416억원, 우리금융 8,389억원으로 2,027억원의 격차를 기록했다.

"롯데손보 몸값 너무 높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지주가 롯데손보 인수전에서 미진한 태도를 보이는 까닭은 롯데손보의 높은 몸값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매각 측에서 매긴 롯데손보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입장이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최소 2조원을 바라고 있지만 우리금융이 1조8,000억원 이상의 돈을 쓸 수 없다고 밝히면서 양측은 현재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롯데손보를 한 번이라도 내부 스터디를 해 본 금융지주들 사이에서도 1조5천억원 이상 지불하기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1조2천억원 정도다. 한 금융지주 재무 담당 임원은 "과거 보험사 빅딜로 불리는 푸르덴셜, 오렌지 등의 사례를 고려하더라도 1조5천억원 이상을 주기는 힘들다"며 "보험사의 가치가 그때와 다르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금융지주가 감내할 수 있는 적정 가격 수준이라는 게 있는데 대주주와의 간극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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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손해보험

낮은 점유율도 걸림돌

롯데손보의 낮은 시장 위치도 인수 여부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롯데손보를 적극적으로 인수하더라도 KB금융이 LIG손보를 인수하면서 신한금융을 제쳤을 당시나 신한금융이 ING생명 인수로 리딩금융그룹 왕좌를 되찾아왔을 당시처럼 단박에 하나금융지주를 제칠 만한 덩치의 매물이 아니라는 의미다. 올 1분기 기준 롯데손보는 순이익을 409억원을 거뒀다. 매각 대상 지분율 77%만큼 단순 합산한다면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8,339억원에서 315억원 정도 늘어나는 수준에 그치게 된다.

반면 KB금융과 신한금융이 리딩금융그룹 쟁탈을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나섰던 계열사들은 각각 피인수되기 전부터 업권 내에서 이미 공고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LIG손보는 KB금융에 인수되기 전부터 업권 내 4위권을 유지해 왔고, 현대증권 역시 증권업계 빅5 매물이었다. 생명보험업계 8위권이었던 ING생명의 경우 생보업계에서 만년 7위권이었던 구 신한생명과의 합병을 통해 빅4까지 오르게 됐다.

하지만 롯데손보의 시장 내 위치를 보면 이들 기업과는 사뭇 다르다. 국내 손해보험업은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빅5가 독식하는 구조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31개 손해보험사 보험수익은 85조8,357억원이다. 이 중에서 삼성화재는 18.99%, DB손해보험은 16.25%, 현대해상은 15.29%, KB손해보험은 10.91%, 메리츠화재는 9.72% 등으로 5개사가 84.2%를 차지한다. 반면 롯데손보의 시장점유율은 고작 1.92%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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