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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 불안 여전, Fed 금리 인하도 지연 수순
한은 기준금리 11회 연속 동결할 듯, 시장선 "10월 인하 가능성 높아"
이창용 총재 "하반기에도 금리 인하 불확실할 수 있어, 경제 전망 변화 살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5%로 묶어둔 기준금리를 11회 연속 동결할 전망이다. 미국이 9월께 통화정책 전환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한국은 10월은 돼야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Fed도 안 움직인다
20일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여전한 데다 미국 등 주요 국가가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9%로 석 달 만에 다시 2%대로 하락했지만 국제 유가와 농수산물 불안은 여전한 상태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도 크게 지연됐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Fed가 5~6월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4월 1분기 미국 고용 및 물가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11월 인하 전망까지 나왔다. 최근엔 4월 고용, 물가지표가 둔화하면서 9월 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환율 시장의 불안도 금리 조정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3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여전히 높은 상황인데, 환율 불안 시기에 자칫 미국과 금리 격차를 조정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될 위험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인하 시기는 10월? "물가상승률 2%대 유지할 것"
전문가들은 기준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 금리가 1%를 상회하는 시점에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실질기준금리가 1%를 넘을 경우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긴축 강도를 조절해 왔다는 게 근거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는 10월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이 9월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은 데다 물가상승률도 2%대를 상당 부분 유지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 실질기준금리(명목기준금리-CPI)는 약 0.6%"라며 "CPI는 3분기 초까지 3% 내외 흐름을 보이다 2% 중반대로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감안하면 실질기준금리는 3분기 말부터 1%를 다시 상회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선 회의론도, "하반기 금리 인하도 불투명"
다만 일각에선 하반기에도 금리 인하 실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직접 "하반기 금리 인하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달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소비자 물가가 전망 경로(2.3%)보다 높아지면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한은은 아직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당초 한은은 지난 2월까지 "상반기까지 금리 인하는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날을 기점으로 "하반기도 불확실하다"며 신중론을 강화했다. 대내외 물가가 다시금 들썩이기 시작하면서 불안정성이 확대한 영향이다. 실제 3월 당시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유가도 상승 전환한 바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보복 공격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농산물은 시간이 지나면 수급 상황 개선으로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는데, 국제유가는 이란 등 불확실성이 커져서 예단하기 어렵다"며 "경제 전망 변화가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