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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탈락' 한전 직원들, 경영진 배임·업무방해로 고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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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퇴직 신청자 369명 중 '20년 차 미만' 65명
당초 예상보다 신청자 많아, 이 중 40%만 선정
재원 마련, 대상자 선정 등 논란으로 내홍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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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5월 16일 세종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요금의 정상화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한국전력공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자구책을 이행 중인 한국전력이 최근 희망퇴직을 두고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가 승인 불가 통보를 받은 직원들이 경영진을 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하면서다. 이들은 희망퇴직 대상자를 선정하는 기준이 정해진 요건에 부합하지 않은 데다 위로금도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탈락한 신청자들, 경영진 고발에 권익위 공익신고도 추진

31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희망퇴직 대상자에서 탈락한 한전 직원들은 경영진과 상임 인사위원회를 대상으로 배임·업무방해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민권익위원회에 비실명 대리인을 통한 공익 신고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되면서 누적 적자가 커지자 지난해부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관련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지난 24일에는 희망퇴직 신청자 369명 중 149명을 대상자로 선정·통보했다. 퇴직자 명단에는 20년 이상 근무자 119명(명예퇴직), 4년 이상 20년 미만 근무자 30명(조기퇴직) 등이 포함됐다. 

당초 한전 안팎에서는 위로금의 액수가 크지 않은 만큼 실제 신청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희망퇴직 대상을 입사 4년 차까지 확대했는데 이들이 수령하는 위로금은 3개월 치 월급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고액의 위로금을 받는 고연차의 경우도 재취업 기회가 저연차 대비 마땅치 않아 잔류를 선택하는 직원이 많을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재정적 위기에 회의를 느낀 직원들이 과감히 희망퇴직을 신청하면서 실제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한전에 따르면 신청자 총 369명 중 입사 20년 이상인 직원은 304명, 입사 4~19년 차 직원은 65명으로 집계됐다. 희망퇴직 규모가 130~150명 수준임을 감안하면 계획 대비 두 배가 넘는 직원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이다.

재원 부족해 경영평가 성과급으로 위로금 마련

희망퇴직자로 선정된 직원들은 명예퇴직·조기 퇴직금 외에도 연차에 따라 3~18개월 치 월급을 별도의 위로금으로 받는다. 이 중 위로금은 직원들의 성과급 반납분으로 조성된다. 지난해 11월 기획재정부에 인건비와 별도로 희망퇴직 지원금을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공공기관 중 한전만 예외를 둘 수 없다며 예산을 지원하지 않았다.

이에 한전은 올해 2월 지급 예정이던 2022년 경영평가성과급에서 직원 1인당 20%씩 반납받아 122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반납 금액은 1직급은 성과급 전액, 2직급 50%, 3직급 30%, 4직급 이하 20%로 직급에 따라 1인당 40만~100만원씩 성과급 반납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과정에서 한전은 지난 1월 직원들을 대상으로 임금 반납 동의서를 받았는데 저연차 직원들을 중심으로 임금 반납을 거부하는 직원이 속출했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을 못 하게 해 발생한 회사의 적자를 직원이 성과급을 반납받아 해결하려 한다는 여론이 다수를 이룬 것이다. 실제로 1직급(본부장, 각 처·실장)과 2직급(부장)의 임금 반납 동의율은 각각 80%를 넘겼고 3직급(차장)도 78% 이상 동의했지만 4직급(과장 이하)의 동의율은 50%를 훨씬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직원들의 전체 직원들의 임금 반납 동의율도 5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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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연차 대거 선정에 저연차 배제 논란, 수용인원도 감소

선정 기준에 대한 논란이 뒤따랐다. '2024년 희망퇴직 시행 기준'에 따르면 신청 자격에는 ‘임금 반납에 동의한 사람’이란 단서가 포함됐다. 이와 함께 근속연수가 높은 순서대로 대상자를 선정하도록 명시했다. 다만 젊은 직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전체 인원의 80%를 근속 20년 이상인 직원으로 채우고 나머지 20%를 근속 20년 미만 직원으로 채울 예정이었다. 여기에 재원을 초과해 신청자가 몰릴 경우 △희망퇴직 위로금이 적은 순 △정년 잔여기간이 짧은 순 △근무 기간이 긴 순 등의 기준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결정하도록 했다.

그런데 희망퇴직 신청자의 60%가 탈락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당초 제시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저연차를 배제하고 고연차 간부들이 대거 선정됐다는 것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희망퇴직 위로금이 적은 순'을 최우선 조건으로 적용하게 돼 있음에도 위로금이 많은 사람이 선정됐고 이 과정에서 수용 인원도 당초 예상에 비해 지나치게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선정 기준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한전 측은 "전 직급·연차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반납한 임금을 재원으로 시행했기 때문에 위로금을 지급받는 희망퇴직 대상자가 특정 연차·직급에 편중되지 않는 방향으로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탈락 사유를 공개해 달라는 직원들의 요청을 사측이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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