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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비축 확대 나선 중국, 통화·자원 주권 ‘이중 전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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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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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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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국, 달러 대안 구상 본격화
금광 기업들 실적도 ‘고공행진’
지질 탐사 강화, 자원 안보 연계

중국이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금 보유량을 늘리며 통화·자원 주권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금과 위안화 비중을 확대하는 가운데, 중국은 위안화-금 태환 구상을 하나둘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금 시세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국 금광기업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됐고, 자국 내 2,000톤 규모 매장지를 추가로 확보하는 등 생산 역량 확대에도 한창이다. 이에 금을 활용한 중국의 통화 질서 개편과 대외 전략 또한 동시 추진되는 양상이다.

향후 3년 내 금 비축량 10% 이상 확대 목표

25(이하 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산업정보화부를 비롯한 공산당 9개 기관은 지난 23일 ‘2025~2027년 금 산업 발전 행동 계획’을 공동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서 중국은 금 보유량을 5~10% 늘리고, 금 생산량 또한 5% 이상 증대하겠다고 천명했다. 재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금은 상품과 통화의 속성을 모두 갖춘 전략적 광물 자원이며, 국가의 산업 및 금융 안보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번 계획의 배경을 밝혔다.

중국의 이 같은 금 보유 확대 계획은 세계 각국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 세계금협회(WGC)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세계 73개 중앙은행 가운데 95%는 향후 12개월 동안 세계 중앙은행들의 금 보유량이 늘 것으로 내다본다고 답했다. 또 43%는 자국의 금 보유량도 같은 기간에 늘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4년 29%에서 크게 오른 수치로, WGC가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이에 중국은 일찌감치 움직임에 나섰다. 중국 해관총서 데이터에 의하면 지난 4월 중국의 금 수입량은 127톤(t)을 기록하며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국 인민은행의 금 보유량도 지난달 말 기준 2,296t으로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세계 최대 금 생산국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수치로, 지난해 중국의 금광석 생산량은 377t에 달한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장기적으로 구상하는 ‘위안화-금 태환 시스템’이 점차 현실성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브릭스(BRICS) 중심의 다자 통화 체계와 연계해 달러 중심의 통화 질서를 흔든다는 구상으로, 중국 내 학계와 정책당국이 심혈을 기울이는 과제다. BRICS 정상회의에서도 2023년부터 금 기반의 공동결제 시스템 논의가 전개되고 있으며,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적 신뢰 확보를 위해 금 연계 전략을 복수 채널에서 검토 중이다.

국제 금 시세 연일 신고가 기록

이런 가운데 세계 금값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 금시장협회(LBM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금 시세는 온스(oz)당 평균 2,860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8%가량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동결 기조, 지정학적 불안정성 확대, 글로벌 환율 변동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금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값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중국 본토 A주 금 생산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호전됐다. 중국 최대 금·구리 제련업체 자금광업은 1분기 매출이 789억 위안(약 15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6% 늘었으며, 순이익은 101억6,700만 위안(약 1조9,800억원)으로 62.4% 급증했다고 공시했다. 자금광업은 “금속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혜를 누렸다”며 “1분기 금 판매 가격이 작년 동기 대비 40.1% 올랐으며, 구리 가격도 가격은 16.7%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여타 금 생산업체 실적도 급등했다. 산동황금은 최근 실적 예고를 통해 1분기 순이익이 9억5,000만~11억3,000만 위안으로 최소 35.7%에서 최대 61.5% 늘었다고 공시했으며, 호남황금은 1분기 순이익이 최대 3억7,0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중국 인허증권은 “금값이 지금과 같은 고공행진을 이어간다면, 향후 금 생산업체의 실적은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최근 10년간 저점을 벗어나지 못한 금 업종도 재평가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2024년 11월 20일 촬영한 후난성 핑장현 금 탐사지/사진=후난성 지질국

생산국 지위 강화로 금값 결정 영향력 확보 시도

금을 바라보는 중국 정책당국의 시선이 통화·금융 자산에서 전략적 자원으로 확대되면서 자국 내 금 매장지 탐사와 확보 작업도 급물살을 탔다. 첫 번째 발견은 중국 중부 후난성에서 이뤄졌다. 지난해 11월 후난성 지질국은 3D 지질 모니터링 등 새로운 탐사 기술을 통해 1,000t 이상의 금이 매장된 초대형 금 매장지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매장지의 가치는 6,000억 위안(약 8,3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됐다.

비슷한 시기에 북동부 랴오닝성에서도 약 1,000t 규모의 금 매장지가 발견됐다. 이번 탐사는 2023년부터 본격 가동된 ‘첨단 지질탐사 프로젝트’의 성과로, 랴오닝성 금 매장지에 관한 연구 논문은 올해 1월 차이나 마이닝 매거진에 게재되기도 했다. 중국 학계는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매장지 위치 정밀도 향상, 탐사 기간 단축 등 기술적 진보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중국 당국은 이들 매장지를 국가 차원의 전략물자 비축 체계와 연계해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자원 개발을 주도하는 국영기업은 물론 기술력이 검증된 민간 탐사기업들도 공동 참여 사업자에 이름을 올렸고, 정부는 조기 상업화와 효율적 채굴을 위한 제도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과거 희토류와 리튬 등 전략 광물 개발 당시에도 포착된 흐름으로, 특정 지역의 자원 생산 집중도를 높여 국가 통제력을 함께 강화하려는 의도다.

이 같은 자국 내 금 생산 기반을 확대하려는 전략은 국제 금 시장에서 중국의 위상 강화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기반 생산량을 확대해 시장 변동성에 대한 완충 장치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금을 통한 통화질서 개편에 참여하려는 의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자원 확보 전략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금 탐사는 중국의 금융·통화 전략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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