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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감소에 완성차 업계 생산 목표 하향
전방산업 배터리 업계 기존 공장 가동률도 줄어
얼티엄셀즈 완공 후 일부 라인 ESS 전용 관측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과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건설 중인 북미 합작 3공장이 예정대로 건설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배터리 판매 부진으로 인해 기존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하기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엔솔이 공장 완공 후 일부 라인을 에너지 저장 장치(ESS·Energy Storage System) 용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엔솔·GM 합작사 '얼티엄셀즈' 3공장 속도
2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LG엔솔과 GM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3공장의 공정률은 40% 안팎으로 확인됐다. 굴토공사와 지하골조 공사 등을 마무리하고 지상의 철골이나 골조 공사 등으로 건물을 올리는 단계다. 현재 LG엔솔은 GM과 합작해 북미 지역 내 얼티엄셀즈라는 합작 법인을 설립해 운영·건설 중이다. 얼티엄셀즈의 1공장과 2공장이 각각 2022년 11월과 지난 2일 정식 가동을 시작하면서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마지막 제3 합작공장으로 관심이 몰리는 상황이다.
2022년 6월 착공에 들어간 얼티엄셀즈 제3공장의 투자액은 약 26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완공 후에는 총 50GWh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이는 1회 충전 시 5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약 7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생산되는 배터리는 캐딜락, 쉐보레, GMC 등 GM 산하 브랜드의 신규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계획이다.
양사는 3공장에 최첨단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 생산 효율화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자동화된 제조 공정과 설비로 생산 속도를 높이고, 최첨단 오류 검증 방법과 품질 검사 등으로 배터리 제조 프로세스 각 단계에서 최고 수준의 품질을 확보해 고객 가치를 높이는 혁신의 상징이 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얼티엄셀즈의 연이은 가동 성공과 건설 추진에 대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얼티엄셀즈 3개 공장의 투자액은 당시 발표 기준 약 8조4,000억원이며 생산능력은 약 145GWh에 달한다. 이는 고성능 순수 전기차 약 200만 대 분량인 데다 수천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공장 가동률 절반으로 축소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 위축 영향으로 LG엔솔의 판매 실적이 급감하면서 3공장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LG엔솔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조1,287억원, 영업이익은 1,57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9%, 75.2% 감소한 것이다. 1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령 규모도 1,889억원으로, 직전 분기(2,501억원) 대비 612억원 줄었다. AMPC를 제외하면 31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셈이다.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LG엔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국내외 사업장의 지난 1분기 평균 가동률은 54.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77.7%) 대비 23.0%P 감소한 수치다. 공장 가동률이 50%대로 떨어진 건 지난 2020년 3분기(54.7%) 이후 처음이다.
전기차 수요 위축에 배터리 업계 '몸 사리기' 돌입
여기엔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목표를 하향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감소로 전방산업인 배터리 업계도 ‘몸 사리기’에 돌입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 포드의 경우 전기차 대당 손실액이 올 1분기 10만 달러(약 1억3,700만원)를 넘어서면서 전기차 생산을 줄이기로 결정했고, 배터리 주문량도 대폭 줄였다. 전기차 시장 성장률도 하향세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글로벌 전기차(BEV+PHEV) 성장률은 109%에 달했으나 2022년에는 56.9%, 지난해에는 33.5%로 성장세가 꺾였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은 20.4%에 그쳤다.
문제는 낮은 공장 가동률이 장기화하면 배터리 업계의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원재료비 절감, 인원투입 효율화 등을 통해 변동비 조절은 가능하지만 공장 설비 감가상각과 이자, 임차료 등 고정비 부담은 계속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LG엔솔은 지난달 25일 열린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부터 폴란드 공장의 가동률을 하향 조정했고, 이로 인해 현재 고정비 부담이 상당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상황은 상반기까지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LG엔솔이 3공장 일부 라인을 ESS 용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이 경우 최근 태양광 확대로 빠르게 늘어나는 북미 지역 ESS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LG엔솔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난징 공장 라인 일부를 ESS 전용으로 전환했고, 내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 지난달에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원통형 전지 및 ESS(연산 17GWh) 전용 생산 공장 공사를 시작했다. 아울러 최근 LG엔솔은 한화큐셀과 4.8GWh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다수의 기업과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