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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열풍에 '슈퍼 싸이클' 맞은 전선업계, 올해도 파죽지세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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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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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업계 빅2 'LS전선·대한전선' 생산라인 풀가동
인공지능 개발 및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폭증 영향
올해는 전력 '슈퍼 사이클' 원년, 구리 가격도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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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산업 발달과 노후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가 맞물리면서 전력 산업 슈퍼 사이클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에 국내 전선업체들도 연일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LS전선·대한전선 등은 넘쳐나는 주문에 생산라인을 풀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데이터센터 증설 및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로 전선업계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이같은 호황기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진다.

LS전선·대한전선, 1년 새 수주잔액 대폭 증가

21일 LS전선의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LS전선의 수주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5% 증가한 4조5,591억원을 기록했다. LS전선 구미공장의 나동선 가동률은 104%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1% 포인트 높아졌다. 나동선은 표면에 아무것도 씌우지 않은 구리줄로 가공 송전선과 배선선, 전력 케이블 등을 만드는 핵심 소재다. 나동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 다른 공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구미공장의 고압·초고압 케이블 가동률도 105.9%로 1년 전보다 3.1% 포인트 올랐고 저압·중압 케이블 생산 라인 가동률 역시 101.3%로 상승했다. 전선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재고자산 규모도 줄었다. LS전선 구미공장의 재고 자산은 지난해 말 1조2,198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1,058억원으로 9.3% 감소했다.

LS전선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도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LS에코에너지의 1분기 수주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9% 증가한 2,140억원에 달했다. 특히 베트남 하이퐁에 있는 LS-VINA의 수주잔액은 1,913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6%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LS전선과 함께 국내 전선업계 빅2로 꼽히는 대한전선 역시 역대급 호황을 누리는 모습이다. 대한전선의 1분기 수주잔액은 1조9,3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했고, 당진공장의 전선 생산설비 가동률은 87%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63% 증가한 7,885억원과 288억원을 기록했다. 대한전선의 분기 기준 매출은 2011년 2분기(8,135억원)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288억원을 달성하며 2010년 2분기(250억원)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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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뜨자 구리도 떴다, 구리 가격 고공행진

두 기업의 수주잔액이 대폭 증가한 이유는 기존 전력 인프라 교체 수요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AI발 데이터센터 확장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구리(전기동)가 '귀한 몸'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이달 구리 가격은 t(톤)당 9,847달러(1,340만원)로 집계됐다. 7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평균 가격(t당 7,939.7달러)과 비교하면 약 17% 상승한 것이다. 특히 전선업계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가에 반영하는 에스컬레이션(물가 변동과 계약 금액을 연동하는 제도) 조항이 있어 구리 가격이 오르면 매출도 그만큼 늘게 된다.

구리 몸값이 고공행진하는 배경엔 공급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현재 구리는 높은 인기에도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여기엔 글로벌 광산업체들의 조업 중단 및 감산의 영향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리 매장량 세계 10위권인 파나마 코브레의 조업 중단과 주요 구리 생산업체들의 감산 전망으로 공급 부족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결국 이같은 불완전 수급이 구리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미·중 갈등도 국내 기업에 있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탈(脫)중국 공급망 정책으로 한국산 전선·전력기기 수요가 반사이익을 얻은 것이다. LS전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인 LS그린링크는 최근 미 에너지부(DOE)로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의한 투자세액공제 9,906만 달러(약 1,351억원)를 받았다. DOE가 친환경 에너지 및 탄소 중립 관련 사업에 총 100억 달러(약 13조6,430억원)를 지원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대한전선도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에서 1,100억원 규모의 전력망 교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이는 미국에서 수주한 프로젝트 중 역대 가장 큰 규모로, 대한전선은 기존 케이블을 제거하고 230kV(킬로볼트)급 초고압 전력망을 풀 턴키(Full Turn-Key)로 공급할 예정이다. HD현대의 전력기기 및 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도 지난해 말 미국 실리콘밸리 전력망 현대화 사업에 참여해 총 782억원 규모의 전력 변압기 9대에 대한 공급 계약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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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해저케이블(왼쪽)과 대한전선 초고압케이블/사진=각사

'슈퍼 사이클' 맞이한 전선업계, 성장세 지속 전망

이런 가운데 전선업계 안팎에서는 올해가 '전력 슈퍼 사이클'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당시 무너졌던 글로벌 공급망 복구와 AI 수요 폭증 등이 맞물리면서다. 특히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는 기존 인터넷 서비스보다 전력 소모량이 훨씬 크다. 일례로 챗GPT의 경우 구글 검색에 쓰이는 전력보다 10배 가까운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리(DALL-E)나 미드저니(Midjourney)와 같은 이미지 생성 AI의 경우엔 이미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 스마트폰 한 대를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같은 AI 서버의 높은 전력 수요는 서버 랙(Rack) 당 전력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전력·냉각 시스템에도 상당한 부담을 준다. 관련 기술이 점차 고도화되고 다양한 사업군에 쓰이기 시작한 만큼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의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송전 인프라의 약 70%가 25년 이상 노후화됐다. 노후화된 송전 인프라가 광범위한 정전과 복구 시간 지연의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세도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면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6년 1,000테라와트시(TWh)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구릿값 상승 흐름도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내년 상반기까지 구리 가격이 t당 1만2,00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AI로 총 260만t의 구리 수요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함께 전선업계의 호황기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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