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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 걸린 우리금융지주 M&A, 다음 달 금융감독원 정기검사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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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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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우리금융지주 정기검사 일정 앞당겨
부당대출 리스크에 발목 잡힌 우리금융, 종합평가등급 하락 우려
인수 자격 상실할 경우 법적 분쟁 발생 가능성도
woori risk FE 20240814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ABL생명의 인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금융감독원이 다음 달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할 정기검사가 막대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기검사 과정에서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3등급 이하로 하락할 경우, 우리금융지주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금감원, 내달 우리금융 정기검사 착수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 달 중 은행검사국 3곳 중 2곳의 인력을 투입해 우리금융 및 우리은행 정기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불거진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 등을 고려, 내년으로 예정돼 있던 정기검사 일정을 앞당긴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원래 우리금융 검사를 담당하는 곳은 은행검사1국으로, 은행검사국 2곳의 대규모 인력이 정기검사에 투입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일반적인 정기검사 대비 검사 강도가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지주사 정기검사의 핵심은 경영실태평가다. 경영실태평가는 크게 △리스크 관리 △재무 상태 △금융지주회사 및 여타 자회사 등의 주력 자회사에 대한 잠재적 충격 항목으로 나뉜다. 금감원은 각 항목을 세부 부문별로 평가한 뒤 △1등급(우수) △2등급(양호) △3등급(보통) △4등급(취약) △5등급(위험) 등 다섯 단계로 분류되는 종합평가 결과를 제시하게 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정기검사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평가등급 2등급을 받았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에 따르면 자회사 편입 시 금융지주사 및 자회사의 종합평가등급이 2등급 이상, 편입 대상 회사의 종합평가등급이 3등급 이상이어야 한다. 이번 정기검사에서 우리금융의 종합평가등급이 기존 대비 하락할 경우,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 자격 자체를 상실하게 된다는 의미다.

20240812 wooribank

우리금융 '부당대출' 리스크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의 종합평가등급 하락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분위기다.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이 경영실태평가 중 내부통제 평가에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및 관련 법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616억원 규모 대출(42건)을 실행한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이 중 350억원(28건)은 통상의 기준·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당대출로 파악됐다.

이후 금감원은 검사 결과를 수사 기관에 통보했고, 우리은행 역시 관련 인물들을 고소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지난달 27일 손 전 회장의 처남 김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 이달 5일 김씨를 체포한 데 이어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아내 명의의 회사 자금을 유용해 매입한 부동산 계약서를 위조, 인수 가격을 부풀려 부당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현 경영진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임 회장 관련된 대출이 일어난 것은 과거의 일이기는 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에 대응하는 방식을 볼 때 과연 발본색원할 의지가 있는지, 끼리끼리 나눠먹기 문화가 팽배했다는 의혹이 있는 조직에서 개혁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닌지, 그런 측면에서 결국은 매니지먼트(현 경영진)가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발언한 바 있다.

인수 무산이 초래할 혼란

이런 가운데 부당대출 리스크로 인해 실제 우리금융의 종합평가등급이 미끄러질 경우, M&A를 중심으로 추진해오던 우리금융의 비금융 사업 확장 전략은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우리금융은 5대 대형 금융사 중에서도 특히 비금융 포트폴리오가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금융 전체 순이익 중 은행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90%를 웃도는 상황으로, 시장에서는 우리금융의 은행업 중심 수익 구조가 미래 성장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지난해 3월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한 임종룡 회장은 취임 당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고 비금융 분야에서도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는 등 그룹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할 것”이라며 “기존의 비은행 자회사들 역시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여 그룹이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적극적인 M&A 등을 통해 매출을 다각화하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비금융 부문 M&A는 우리금융이 점찍은 미래 성장 동력"dl라며 "종합평가등급 하락으로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 인수 자격을 잃게 될 경우, 장기적인 성장 계획에 큰 차질이 생기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인수 불발이 다자보험과 우리금융의 '소송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자보험은 동양·ABL생명의 모회사였던 안방보험이 파산을 맞이한 이후 중국 당국이 자산 매각 및 구조조정 원활화를 위해 설립한 공기업이다. 중국 당국은 내년 중 다자보험의 사업을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올해 연말까지 동양·ABL생명의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미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된 현 상황에서 매각이 무산될 경우, 다자보험 측이 우리금융에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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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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