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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모빌리티, 우버에 합작 우티 지분 매각 모회사 SK스퀘어 포트폴리오 밸류업 일환 모빌리티 데이터와 AI 결합한 수익화 집중
SK스퀘어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가 택시호출 플랫폼 우티(UT)의 지분을 전량 우버에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전 세계 차량 호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우버와 손잡고 국내 택시 사업을 위해 합작법인 우티를 설립한 지 3년 만에 철수를 공식화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밸류업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티맵모빌리티는 수익이 나지 않는 택시 사업 대신 주행 기록 등 모빌리티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모델(BM)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초 주주 승인 거쳐 지분 매각 절차 마무리
23일 모빌리티 업계에 따르면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19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가 보유한 우티 지분 49%를 우버에 매각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우티는 지난 2021년 4월 티맵모빌리티와 우버가 각각 49%, 51%씩 출자해 설립됐다. 서비스명인 우티는 우버의 '우'와 티맵의 '티'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 협의를 통해 티맵모빌리티가 매각하는 수량은 7만5,678주로, 총처분 금액은 약 600억원이다. 양사 간 지분 정리는 2025년 초 티맵모빌리티 주주 승인을 거쳐 완료되며, 승인 즉시 우버는 우티의 지분 전량과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티맵모빌리티의 택시호출 사업 정리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양사 간 사업 시너지가 크지 않은 데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호출 브랜드 카카오T가 90% 이상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SK스퀘어의 재무구조 개선 움직임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우티가 '우버택시'로 리브랜딩되고 우버 주도로 외국인 방한객 등에 특화된 프리미엄 서비스 '우버 블랙'을 출시하는 등 서비스 영역 확장 움직임을 보이면서 매각설에 힘이 실렸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던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히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정책상 소문이나 추측에 대해서는 답변을 할 수 없다"며 합작법인의 변동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한국 택시 시장은 규모가 크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 우버의 성장을 위해 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겠다"며 해외 인지도가 높은 우버의 강력한 브랜드력을 바탕으로 고급 택시라는 틈새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우버, '단독 경영'으로 韓 모빌리티 시장 공략
티맵모빌리티는 이번 매각을 통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중심의 사업 전환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연간 22억 회 이상 검색이 발생하는 독보적인 모빌리티 데이터를 보유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완성차용 내비게이션 '티맵 오토(TMAP AUTO)'를 비롯해 주행 데이터를 연계한 보험 특약, API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사업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매각은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밸류업 전략의 일환으로, 모빌리티 데이터를 AI 기술과 결합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티맵은 국내 내비게이션 점유율 74%를 차지하는 1위 사업자다. 하지만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한 탓에 올해 3분기까지 순손실 122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SK그룹 전반의 리밸런싱 기조에 따라 확실한 매출원이 아닌 사업은 정리하는 분위기다. 현재 자회사인 '서울공항리무진', 법인 대리운전 자회사 '굿서비스' 등에 대한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 우티의 지분 매각 역시 사업 구조조정의 연장선이다.
한편 우버는 단독 경영 체제를 갖춤으로써 향후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우버는 이번 인수를 통해 국내 모빌리티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상생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우버택시는 올해 상반기 이용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돔 테일러 우버 모빌리티 아태지역 총괄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이용자와 기사 모두에게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 카카오모빌리티 지배력 여전히 굳건
우버가 단독 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상승세를 탔지만, 국내 택시호출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 체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앱 통계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영하는 택시호출 서비스 카카오T 앱의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약 1,328만 명으로 전년 동기(약 1,327만 명) 대비 1만 명 증가했다. 2021년 초만 해도 900만 명이었으나 2022년 말 1,300만 명대로 증가했고 지난해 초 택시비 인상으로 전반적인 택시 이용량이 감소했음에도 MAU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쟁사들은 정체와 하락세를 겪고 있다. 지난달 우티의 MAU는 70만 명, 타다는 6만4,000명, 아이엠은 5만8,000명 수준이었다. 우티는 우버 택시 변경 이후 이용자가 늘었지만, 의미 있는 영향력 확대에는 이르지 못했고, 타다는 2021년 이른바 '타다 금지법' 제정으로 주요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 비바리퍼블리카에 인수돼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 왔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대형 택시 플랫폼 아이엠택시도 요금 인상과 기사 구인난 등으로 한때 16만 명에 달했던 MAU가 5만 명대로 급감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경쟁사들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 독주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호출 기능 외에도 택시 배차 및 요금 체계까지 광범위하게 관여하고 있어, 소비자와 운수업계 모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호출 알고리즘 조작 혐의로 지난달 과징금 724억원을 부과받았다. 지난해에도 '콜 몰아주기'와 '콜 차단' 논란 등으로 검찰의 5차례 압수수색을 받고 과징금 271억2,00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