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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진주·수정아파트 재건축 시동, 서울시 초대형 재건축 속도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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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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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수정

50년 된 여의도 노후단지 정비
16곳 중 6곳은 정비계획 확정
대출 규제에도 연이은 신고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수정·진주아파트가 각각 최고 49층과 57층의 고층 단지로 재탄생한다. 이로써 여의도는 총 16개 노후 단지 중 6곳의 정비계획을 확정하게 됐다. 여의도 외에 목동·반포 등 지역의 주요 재건축 사업도 50층 안팎의 초고층 아파트를 추진하면서 2040년경에는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완전히 탈바꿈할 전망이다.

수정아파트 47층·진주아파트 57층 재건축

5일 서울시는 제16차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여의도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안'과 '여의도 수정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안', '여의도 금융중심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 및 세부개발계획'을 수정 가결했다고 밝혔다. 두 단지의 공통점은 서울시가 여의도를 '서울의 맨해튼'으로 육성하기 위해 초고층 건축을 허용한 '여의도 금융중심지 지구단위계획구역'에 속해 있다는 것으로, 두 단지 모두 용적률 503%를 적용해 50층 내외로 짓는다.

계획에 따르면 1976년 준공된 수정 아파트는 최고 49층, 498가구(공공임대 61가구)로 탈바꿈한다. 기존 정비계획보다 용적률을 높여 가구 수를 당초 466가구에서 498가구로 늘렸다. 브라이튼 여의도로 이어지는 공공보행통로가 단지에 조성되는데 공공기여로 서울투자진흥재단 사무소를 지어 서울시에 소유권을 넘길 계획이다. 사업 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서울시 조례 개정으로 일반상업지역 내 재건축 단지의 비주거용도 비율이 20%에서 10%로 완화된 점을 고려해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수정아파트보다 1년 늦게 지어진 지하철 9호선 샛강역 인근에 있는 진주아파트도 이번에 최고 57층, 578가구(공공임대 88가구)로 변신한다.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을 반영해, 제3종일반주거지역과 일반상업지역이 섞여 있던 곳을 모두 일반상업지역으로 바꾸고 최고 용적률은 기존 463.27%에서 503.6%로 상향된다. 서울시는 금융지원 기능이 포함된 공공임대 오피스를 공공기여로 확보하고 여의도 금융중심지, 샛강생태공원과 연계한 공개공지를 단지 주변에 조성해 시민이 쉬어갈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여의도 수정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사진=서울시

한양아파트 가장 앞서가

수정·진주아파트 외에 준공된 지 50년 가까이 된 '반백 살' 아파트가 많은 여의도 일대 재건축 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올해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는 총 17곳으로 약 8,000가구 규모다. 앞서 언급한 수정·진주아파트를 비롯해 공작·광장(1·2동, 3~11동은 별도로 재건축 추진)·대교·목화·미성·삼부·삼익·서울·시범·은하·장미·초원·한양·화랑아파트 등이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데 대부분 1970년대 지어져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훌쩍 넘겼으며 준공 50년에 가까워진 곳도 있다. 

올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여의도 한양(56층)·대교(49층)·공작(49층)은 사업계획 인가를 위한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중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한양아파트다. 한양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은 올해 3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데 이어 6개월 만에 통합심의를 접수하고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중 서울시 재개발·재건축 패스트트랙인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단지 중 처음으로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받을 전망이다. 별 이상 없이 가결되면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거쳐 내년 관리처분인가를 진행할 수 있다.

대교·공작아파트는 정비사업 통합심의를 위해 환경·교육·소방·교통 등 분야에서 정부를 비롯한 서울시 관계부서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말 영등포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취득해 본격적인 재건축 절차에 돌입한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통합심의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아파트 재건축은 연면적 2만6869.5㎡ 규모 대지에 지상 42~49층, 지하 4층 높이의 4개동 891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연내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마치고 내년에는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다는 구상이다.

공작아파트 재건축은 12층 4개 동 373가구를 지하 7층, 지상 49층 570세대 규모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8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영등포·여의도 도심 내 상업지역 개발 계획의 방향성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류된 이후 4년 만에 도시계획위 심의를 통과했다. 당시 여의도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 중 처음으로 재건축 정비 계획안이 통과된 것이다. 이 외에도 목화(49층)와 광장28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받고 있으며, 삼익·은하아파트 등은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했다.

시범아파트 재건축도 '정상화' 수순

서울시와 기부채납 갈등으로 1년여 제자리걸음을 걸었던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도 연내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달 사업 시행자인 한국자산신탁은 갈등의 핵심 배경인 '재가노인복지시설(데이케어센터)'을 수용하는 동시에 공공주택, 보행로 등 기부채납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영등포구청은 지난달 1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결정 변경안'에 대한 주민 재공람을 실시했다.

해당 변경안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건 단연 기부채납이다. 시범아파트는 지난해 10월 도시계획위 심의를 거쳐 정비계획안이 수정 가결됐지만, 이후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 조건을 놓고 조합원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1년 넘게 결정고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서울시가 지난달 '처리기한제'를 도입하면서 차일피일 미뤄지던 결정고시 요청이 탄력을 받았다. 처리기한제에 따르면 시범아파트의 경우 오는 12월 30일까지 결정고시 요청을 완료하지 못하면 신통기획이 전면 취소되고 일반 재건축 사업지로 전환된다.

한국자산신탁이 담은 기부채납 변경안을 보면 노인여가시설(연 면적 4,995.4㎡)을 대신 지상 1~4층, 연 면적 2,332.2㎡ 규모 데이케어센터가 포함됐다. 당초 문화시설(연 면적 2만9,000㎡), 과학체험관(4,000㎡), 공공주택(전용면적 59.9·84.9㎡ 각각 150호), 입체보행로(318.1㎡)를 기부채납할 방침이었지만 변경안에서는 문화시설(단지 외 2만1,187.7㎡+단지 내 7,812.3㎡), 공공주택(전용 59.9·84.9㎡ 각각 153·190호), 입체보행로(719.13㎡) 등 확대된 방안이 담겼다.

목동·신반포 등 초대형 재건축 사업 속도전

여의도 외에도 서울시의 굵직한 초고층·초대형 재건축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 양천구 목동1~3단지의 경우, 논란이 됐던 종상향 문제를 공식적으로 마무리 지으면서 각 단지별 추진 중인 재건축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양천구는 '서울목동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결정(변경)'을 최종 고시했다. 기부채납 대신 '목동그린웨이 조성' 등 일대 개방형녹지를 조성하는 조건으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던 목동1~3단지 용도지역을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04년 용도지역 종세분화에 나서면서 목동 14개 단지 중 1~3단지만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설정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2종은 지상 최고 15층으로 높이가 제한되지만 3종은 제한이 없어서다. 이에 양천구는 주민의 경제적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서울시 종상향 기준에 부합하고자 기존 기부채납 형식이 아닌 제3의 해법으로 '목동그린웨이'를 선도적으로 제시했고 지난 2019년 종상향 조건으로 결정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20% 이상 설치 대신 개방형녹지 조성을 통해 종상향이 이뤄졌다.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며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 1일 신반포2차아파트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임시총회를 열고 93.8%의 찬성으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 재건축 사업은 1978년 입주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1,572가구 규모의 신반포2차아파트를 지하 4층~지상 49층, 2,056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로 전환시키는 프로젝트다. 특히 아파트 단지의 형태가 한강변에 접한 채 700여m에 길게 늘어서 대부분의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대규모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대형 건설사의 시공사 선정도 잇따르고 있다. 한양아파트는 지난해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했고 공장아파트는 대우건설이 '써밋 더 블랙에디션'이란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 시공권을 수주했다. 내년에는 대교아파트, 2026년에는 수정·진주아파트가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재건축 호재로 신고가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한양아파트 전용면적 149㎡는 32억원에 거래돼 작년 말(26억원) 대비 6억원가량 뛰었다. 목화(전용 89㎡)· 수정(전용 48㎡)아파트도 신고가를 잇달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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