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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 국내 출시 임박, 긴장 감도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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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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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통신 3사와 협력으로 사업 개시 전망
위성 12,000개 글로벌 인터넷망 구축 청사진
일반 이동통신 등 서비스 범위 확대 예정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의 내년 상반기 국내 론칭이 가시화하면서 우리 통신 시장에 미칠 영향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스타링크의 서비스 타깃이 한정적인 만큼 시장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향후 서비스 확대가 예상돼 그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단 조언이 나온다. 글로벌 통신 시장 역시 지상 인프라 중심에서 우주 인프라와의 융합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내년 상반기 서비스 개시 전망

6일 업계에 따르면 스타링크 단말기를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의 기술기준 일부 개정안 행정 예고가 오는 14일로 종료된다. 앞서 과기부는 지난 10월 15일 해당 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에 돌입한 바 있다. 행정예고가 끝나면 스타링크는 미국 스페이스X 본사와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에 대한 승인,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다.

통신 업계에서는 스타링크가 내년 상반기에는 국내 서비스를 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월 자회사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한 스페이스X는 SK텔링크, KT SA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손잡고 사업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통신3사가 스타링크 요금제를 재판매하고 마케팅에 협력하는 방식이다. 현재 스타링크코리아는 기간통신사업자 등록 등을 마친 상태로, 내년 2~3월이면 국내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는 요건이 모두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링크의 진출로 국내 통신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국내 지상 통신기지국이 촘촘하게 구축된 데다 위성통신서비스 필요 영역이 한정돼 있어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스타링크의 1차 타깃이 통신이 잘 안 닿는 선박이나 격오지 같은 곳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스타링크) 서비스 가격도 비싼 편이라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지상 통신기지국을 이용할 수 없는 통신 소비자 사이에서는 우수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스타링크 서비스는 해양을 첫 번째로 공략하는 만큼 수요 자체가 적지 않다”며 “선박 운영의 경우 정지궤도위성(고도 3만5,800km) 서비스로 통신을 안정적으로 제공하지만, 선원들의 일상적 통신에는 저궤도 위성서비스가 사용돼 시장의 관심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역시 저궤도 위성 통신의 정책 이슈 보고서를 통해 “현재는 기존 통신 서비스에 대한 보완적 성격이 강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위성 통신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고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운용 인력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 서비스 구조인 데다 발사체의 재활용을 통한 원가 경쟁력에서도 격차가 크다는 게 KISDI의 설명이다.

102개국 서비스, 가입자 300만 명 수준

애초 스타링크는 한국 서비스 시작 시점을 2023년 1분기로 예고했으나 계속 지연됐다. 그 사이 스타링크가 도입된 국가는 100개국을 넘어섰으며, 스타링크의 저궤도 위성 또한 지난 9월 7,000개를 돌파했다. 2018년 2월 시험위성 두 대를 쏘아 올리며 망 구축에 나선 지 6년 7개월 만의 일이다. 2019년 5월 첫 위성 발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하루 평균 3개의 위성을 하늘로 올려보낸 셈이다.

고도 200~2,000㎞에 머무는 스타링크 위성은 3만6,000여㎞ 상공에 떠 있는 일반 위성보다 지구에 가까워 다른 위성보다 전송속도가 빠르고, 지연시간 또한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장점이 있다. 위성의 고도가 낮은 탓에 통신 범위가 좁다는 단점도 있지만, 스타링크는 많은 수의 위성을 띄우는,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스페이스X는 2027년까지 스타링크 위성 1만2,000개를 올려보내 전 세계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에도 위성을 계속 늘려 종국에는 4만2,000개의 스타링크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예정이다. 11월 말 기준 스타링크가 서비스 중인 국가는 102개며, 이용자는 약 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사진=스타링크

위성 통신망 구축 총력전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통신 서비스가 세력을 넓히는 가운데, 과거 지상 인프라 중심의 네트워크는 점차 막을 내리는 모습이다. 지금은 스타링크의 주요 사업이 비교적 수요가 적은 무선 인터넷에 국한돼 있지만, 머지않아 스마트폰 이동통신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년 출시 예정인 ‘다이렉트투셀(Direct-to-Cell)’ 서비스가 대표적 예다. 해당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테나만으로 위성을 연결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위성을 이용하는 탓에 다이렉트투셀의 품질은 지상 기지국을 사용하는 기존 통신사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실정이다. 지난 3월 스타링크가 삼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이용해 테스트한 결과 다이렉트투셀의 전송속도는 4G의 10% 수준인 17Mbps에 그쳤다. 이미 5G의 빠른 속도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옮겨갈 만큼의 기능은 갖추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세계 각국은 위성통신에 대한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중국은 민·군·관이 협력해 디지털 실크로드 펀딩과 연계한 궈왕(GW)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총 2만6,000개의 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이를 통해 글로벌 통신·항법 시장을 동시에 장악하겠다는 야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또 유럽연합(EU)은 지난 2022년 자체 저궤도 위성 통신망 구축 프로젝트 아이리스(IRIS)를 발표하고, 2027년까지 4조6,0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프랑스 이동통신사 오렌지는 원웹과 위성통신 상용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영국이 지분을 인수한 원웹은 현재 634기의 위성을 운용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이 국가 차원의 인프라 전략과 글로벌 협력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손 놓고 있으면 우리 통신 시장은 스타링크 같은 해외 사업자에 종속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짚으며 “국제협력을 통해 망을 공동으로 구축하고 운용하는 전략을 통해 위성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정삼 중앙전파관리소장 역시 “국내 위성통신 시장이 작다고 수익률 개념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며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해 핵심 역량 확보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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