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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테크] 인플레이션 영향력 커진 금속 가격 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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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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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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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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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에너지 기술 이전으로 석유 대신 금속 의존도 증가
금속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산업 전반에 장기간 영향
각국 통화당국, 주요 ‘인플레이션 변수’에 포함해야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전 세계가 화석 연료에서 재생 에너지 기술로 이전하면서 금속 사용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또한 많은 산업에서 석유 대신 금속의 의존도가 늘어남에 따라 인플레이션 양상에도 변화가 포착된다. 석유 가격 인상이 단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인플레이션(Consumer Price Index Inflation, CPI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칠 경우, 금속 가격 인상이 장기간 코어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 CPI 인플레이션에서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것)에 더 크게 작용하는 식이다.

사진=CEPR

금속 가격, 원유보다 산업 전반에 장기간 영향

금속은 최종 소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생산 과정에서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크다. 미국의 경우 금속은 최종 소비 지출의 0.01%를 구성해 2.6%인 석유 및 석탄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기 및 기계 장비 산업에서는 직접 투입 비용의 10%를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간접 투입 비용까지 합하면 경제적 영향은 훨씬 더 커진다. 금속 가공, 기계, 전기 장비 분야의 경우 총생산량에서 금속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6%, 28%, 27%로 매우 높다. 여기에 건설 산업의 경우 설비 및 장치 포함 금속의 간접 사용은 원료로서의 직접 투입보다 4배나 크다. 미국 전체 경제에서 건설 산업의 높은 비중을 감안할 때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치다.

반면 운송 및 전기 등에 이용되는 화석 연료는 간접비 사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아, 금속 가격 인상이 장기에 걸친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면 원유 가격 인플레이션은 단기 소비자 물가 인상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

주요 산업별 총생산 대비 금속 및 석유 투입 비용 비중(미국)
주: 비중(%, X축), 총생산 대비 금속 직간접 투입 비용 비중(상단), 총생산 대비 석유 직간접 투입 비용 비중(하단), 직접 투입 비용(적색), 간접 투입 비용(청색), 도마 가중치(Domar weight, 해당 산업 총생산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베이지) / 제지, 기타 제조업, 건설, 기타 운송업, 가구, 비금속 제품, 자동차, 전기 장비, 기계, 금속 가공, 농업 및 목축업, 승객 운송, 창고업, 석유 및 가스 제외 광산업, 기타 운송 장비, 수도·전기·가스, 철도 운송, 트럭 운송, 수상 운송, 항공업(상단부터 하단 순서대로)/출처=CEPR

금속 의존도 높은 국가일수록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 커

1996~2019년 39개국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결과는 구리 가격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친 영향을 보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구리 가격 10% 인상은 1년 내 CPI 인플레이션과 코어 인플레이션을 각각 0.2%P 상승시켰다. 하지만 2~3년에 걸쳐서는 CPI 인플레이션 0.5%P, 코어 인플레이션 0.3%P 인상으로 영향이 더 컸다.

구리 가격 1%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
주: 가격 인상 후 기간(월)(X축), 영향(%P)(Y축), CPI 인플레이션(좌측), 코어 인플레이션(우측), 90% 신뢰구간/출처=CEPR

이러한 결과는 금속 가격 인상이 각 산업의 전반적 생산 과정에 반영돼 장기간 물가 상승을 유발함을 입증한다. 직간접적으로 금속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이 맞닥뜨리는 생산비 증가가 최종 소비자가로 연결되는 것이다.

따라서 금속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금속의 생산 과정 투입량에 비례해 각 국가들에 영향을 준다. 실제로 금속 투입 비중 상위 90% 국가들의 경우 구리 가격 1% 인상은 12개월에 걸쳐 누적 0.05%P의 CPI 인플레이션 상승과 0.03%P의 코어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른 반면 투입 비중 상위 10% 나라들은 각각 0.01%P, 0.02%P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속 가격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 분석 시 각국의 생산 구조를 살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금속 의존도가 높은 산업을 보유한 국가들이 장기적 인플레이션 영향에 노출될 가능성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구리 가격 1%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영향
주: CPI 인플레이션(우측), 코어 인플레이션(좌측), 가격 인상 후 기간(월)(X축), 영향(%P)(Y축), 금속 투입 비중 상위 90% 국가(적색), 금속 투입 비중 상위 10% 국가(청색), 90% 신뢰구간/출처=CEPR

금속 가격 인상, ‘무역 파편화’ 결합 시 인플레이션 영향 가중

석유 가격 인상도 단기적으로는 소비자 물가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급 차질로 인한 1% 유가 상승은 2~3년간 0.07%P의 CPI 인플레이션 상승을 부르지만 코어 인플레이션에는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았다. 또한 금속과 같이 국가별 투입 비중에 따라 인플레이션 양상이 큰 차이를 보이지도 않으며 영향이 장기에 미치지도 않았다.

이처럼 세계 경제의 금속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관리에 또 하나의 핵심 변수를 추가하게 됐다. 단기에는 눈에 띄는 변화를 초래하지 않지만 장기간 영향을 미치는 금속 가격 인상은 세밀한 주의를 요구한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로의 이전이 무역 파편화(trade fragmentation) 현상과 맞물릴 경우 금속 가격 인상이 인플레이션에 주는 영향의 빈도와 규모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정책 당국자들이 금속 가격 인상을 인플레이션 주요 변수로 추가해 면밀히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원문의 저자는 호르헤 미란다-핀토(Jorge Miranda-Pinto)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수석 이코노미스트 외 3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Beyond energy: Inflationary effects of metals price shocks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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