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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갈림길' 티맥스A&C, 질권 해제로 외부 투자 유치의 길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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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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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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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맥스소프트 재인수 과정에서 티맥스A&C 담보 설정
'티맥스A&C 질권 해제' 위해 티맥스데이터 지분 매각
자본잠식에 임금 체불까지, 슈퍼 앱 '가이아' 반등 희망

티맥스A&C가 자금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이 티맥스데이터의 보유 지분 전량을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넘겼다. 티맥스소프트 재인수를 위한 자금 조달 과정 중 티맥스A&C 지분에 설정된 질권을 해제하기 위한 조치로, 티맥스A&C를 택한 박 회장은 앞으로 슈퍼앱 '가이아' 개발에만 집중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티맥스A&C의 외부 투자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졌지만 임금 체불, 인력 이탈, 자본잠식 등이 해소되지 않아 외부 투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회생절차 가능성도 제기된다.

티맥스A&C 질권 해제 위해 계열사 보유 지분 매각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박대연 회장은 보유 중인 티맥스데이터 지분 전량(지분율 22.4%)을 스틱인베스트먼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에 넘겼다. 이번 결정은 박 회장이 보유한 티맥스A&C 지분의 질권을 해제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기 조치로, 자금난에 직면한 티맥스A&C가 자금을 조달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티맥스그룹의 지배구조는 박 회장을 최정점으로 티맥스A&C와 티맥스데이터 두 회사를 축으로 한다. 티맥스A&C는 AI 및 클라우드 플랫폼 전문 계열사인 티맥스클라우드, 티맥스가이아, 티맥스BI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가이아의 개발 업무도 티맥스A&C가 주관하고 있다. 티맥스데이터는 티맥스소프트, 티맥스티베로, 티맥스D&S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티베로 등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BMS)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가운데 티맥스D&S는 지난해 6월 티맥스소프트의 지분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난 2022년 3월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의 지분 61%를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5,600억원으로 당시 계약에는 2년 이내 다시 지분을 살 수 있는 콜옵션이 포함됐다. 해당 계약에 따라 올해 티맥스그룹은 콜옵션을 행사해 티맥스소프트 지분을 다시 사들이기로 했다. 지난 8월 박 회장은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으로부터 약 1조1,000억원을 투자받아 티맥스소프트의 지분을 재인수하는 자금으로 사용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 회장 보유 티맥스A&C의 지분을 담보로 설정했다.

사진=티맥스 유튜브

'자본잠식' 티맥스A&C, 외부 투자 유치에 어려움

당초 티맥스그룹은 티맥스소프트 재인수 자금을 조달할 때, 인수 자금과 함께 티맥스A&C의 운영자금을 동시에 마련하려 했다. 하지만 스틱·캑터스 컨소시엄이 티맥스A&C로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반대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그동안 티맥스A&C는 티맥스그룹의 티맥스데이터, 티맥스티베로 등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는 계열사를 통해 자금을 차입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조달해 왔는데 티맥스A&C가 담보로 설정된 상황에서 티맥스A&C로의 자금 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자금난이 시작된 것이다.

가이아 개발 과정에 큰 비용이 투입되면서 누적된 부채도 외부 투자 유치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말 기준 티맥스A&C의 유동부채는 1,933억원으로 2022년(1,072억원)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이는 582억원이던 단기차입금이 1,405억원으로 급증한 탓이다. 누적 적자도 심각한 상황이다. 티맥스A&C는 매년 수백억대 영업손실을 냈는데 2022년과 2023년 각각 438억원, 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말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1,654억원 많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올해 9월부터는 직원들에게 임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10월 말에 지급하는 3분기 성과급 또한 지급되지 않았다. 이에 1,200명이던 직원 수는 500~600명으로 줄어들었고 핵심 개발 인력도 일부 이탈했다. 지금도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데 직원의 절반이 줄어든 상황에서 당장 사업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 유치 실패 시 회생절차 가능성도

한편 티맥스소프트를 포기하고 티맥스A&C를 택한 박 회장은 앞으로 슈퍼앱 가이아 개발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가이아는 지난 5년간 1조1,000억원이 투입된 박 회장의 야심작이지만 아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가이아는 기업 시스템과 데이터, 애플리케이션(앱), AI를 한 번에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지난 6월 박 회장은 "가이아를 쓴다면 자바·자바스크립트·SQL을 몰라도 앱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며 "기획과 소스코드를 단순히 일치시키는 일에서 벗어나 더욱 부가가치 높은 일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티맥스그룹 측은 "가이아가 이미 기업 몇 곳과 수주 계약을 맺었으며 향후 B2C(기업·소비자거래)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티맥스그룹은 가이아를 출시한 지 반년밖에 되지 않는 만큼 향후 '가이아 효과'가 반영되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티맥스데이터 지분을 넘기면서 티맥스A&C의 부채도 대부분 탕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티맥스A&C가 티맥스데이터로부터 차입한 금액이 942억원에 달했는데 지분을 넘기면서 이 부분이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티맥스A&C는 계열사인 티맥스클라우드를 통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맥스A&C 계열사 중 티맥스클라우가 가시적인 성과를 앞두고 있어 이번에는 투자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주가 티맥스A&C 생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중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회생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티맥스A&C는 공지를 통해 "적기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불의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단기적인 자금경색 해소를 넘어 빠른 시일 내에 지속 성장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비상 경영 체제를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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