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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립, 첫 주자는 미국? 핵융합 에너지, 안전성·효율 높아 '꿈의 기술'로 꼽혀 한국도 KSTAR·ITER 등 앞세워 기술 개발 속도
미국의 핵융합 발전 전문 스타트업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이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자체 소형 핵융합 장치 '스파크(SPARC)'를 활용,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초의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건설 계획
19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미국의 핵융합 발전 전문 스타트업인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은 최근 낸 보도자료에서 “오는 2030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상용화를 전제로 한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은 해당 발전소를 건설한 뒤 오는 2050년까지 수천 개의 핵융합 발전소를 전력망에 연결해 상업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CNN에 따르면 실제 전력망에 연결해 전력을 실제로 공급하는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의 건설 계획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분사한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은 고온 초전도 자석 기술을 활용한 실험용 소형 핵융합 장치인 ‘스파크(SPARC)’를 개발 중인 기업이다. 코먼웰스퓨전시스템은 “스파크를 기반으로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인 ‘아크(ARC)’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파크는 고온 초전도 자석을 활용해 기존 핵융합 장치 대비 강력한 자기장을 생성할 수 있는 장치로, 상업용 핵융합 발전소 개발을 위한 주요 발판으로 알려졌다.
핵융합 발전이란?
핵융합 발전의 기틀이 되는 '핵융합'은 중수소, 삼중수소 등 가벼운 원소의 원소핵들이 결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변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으로,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무거운 원소를 쪼개 에너지를 내는 핵분열을 통한 원자력 발전과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꼽힌다. 핵융합 발전은 핵융합 반응을 인공적으로 구현하고, 원소핵이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발전 방식이다. 이 같은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일절 발생하지 않는다. 핵융합 발전이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를 단번에 해결할 '꿈의 기술'로 꼽히는 이유다.
핵융합 발전은 발전 효율도 여타 에너지 대비 높다. 화력 발전이 300만 톤의 석탄을 이용해 만드는 에너지를 핵융합 발전은 100kg의 중수소와 3톤의 리튬만으로 생산할 수 있다. 핵분열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과 비교해도 효율이 월등하다. 일반적으로 우라늄 1kg이 핵분열을 할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200억kcal 정도인 반면, 수소 1kg이 핵융합을 할 때 내놓는 에너지는 약 1,500억kcal로 7배 이상 차이가 난다.
안전성에 있어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원전의 경우 몇 년간 사용할 연료를 연료봉 형태로 원자로에 주입하며, 예상치 못한 사고 발생 시 핵분열 반응을 제어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핵융합은 지속적으로 소량의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료 주입을 멈추거나 전기를 차단하면 바로 핵융합 반응이 멈추게 된다.
한국의 핵융합 발전 기술 개발 노력
우리나라도 이 같은 핵융합 에너지의 가능성에 주목해 핵융합 발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현시점 한국 핵융합 기술 개발의 주축으로는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KSTAR), 한국이 참여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등이 꼽힌다.
정부는 2030년대에 핵융합실증로(DEMO)를 건설하고 2050년대에 핵융합 발전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수립, 민관 전방위에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20차 국가핵융합위원회를 통해 ‘핵융합에너지 실현 가속화 전략(안)’을 의결, 융합에너지 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2,000억원 규모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정부는 핵융합 연구·실증 엔지니어링 시장 선도를 목표로 ‘Fusion 엔지니어링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민간의 우수한 엔지니어링 역량과 공공의 핵융합 기술 역량을 결합해 민·관 공동 기술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민간의 창의적 기술 연구를 지원하고 민간의 연구 성과를 핵융합로 소형화 기술로 연결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 ‘플러그인(Plug-in)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민간의 컨소시엄이 연구·개발을 주도하고, 공공기관은 컨소시엄에서 개발한 기술을 핵융합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핵심 부품·장치가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수출 지원도 병행할 예정이다.
핵융합 연구·개발 성과의 활용과 확산도 추진한다. 정부는 이를 위해 산업 수요에 맞춰 중성자 및 저온 플라스마 기술 분야 등 핵융합 관련 기술의 산업적 활용을 다양화하고, 관련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창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민·관 협력 기반의 대형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기획·추진해 핵융합 연구·개발 성과의 활용 및 확산을 뒷받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