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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접는 알뜰폰 업체들, 수익성 악화하는데 부담만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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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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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에 문 닫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
오파스모바일, 시장 진출 10개월 만에 사업 종료
4월부터 망 사용료 ‘사후 규제’, 경쟁력 상실 위기

최근 회장사부터 1년 미만 신규 사업자까지 중소 알뜰폰 업체의 사업 종료가 연잇고 있다. 낮은 수익성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와중에 요금제 개편과 전환지원금 등 정부의 가계통신비 절감 정책이 알뜰폰업계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텔레콤·여유모바일 등 사업 철수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오파스모바일(오파스넷)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알뜰폰 사업 종료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알뜰폰 사업에 뛰어든 지 10개월 만에 폐업을 결정한 것이다. 오파스모바일은 지난해 5월 가입자 수 3,300명을 넘겼지만, 사업 종료 시점인 같은 해 12월 1,700명대까지 가입자 수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업체 여유모바일도 지난달 사업을 종료했다. 여유모바일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당사의 사업 부문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영업 종료를 공지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회장사인 세종텔레콤마저 알뜰폰 사업에서 철수한다. 세종텔레콤은 아이즈비전에 약 17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알뜰폰 브랜드 스노우맨 매각을 추진 중이다. 세종텔레콤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아직 초반 단계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저가요금제·전환지원금 악영향

알뜰폰 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을 접는 건 업황이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알뜰폰 시장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집계한 2024년 이동전화 번호이동 통계에 따르면 2024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사용자는 37만7,432명으로, 전년 80만896명에서 무려 52.9% 감소했다. 반면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의 번호이동은 전년 대비 45.4% 증가했다.

이 같은 알뜰폰 시장의 성장 둔화세는 지난해부터 이어졌던 것으로, 가성비가 장점이었던 알뜰폰이 이통3사의 중간요금제, 통합요금제 출시로 인해 가격적 경쟁력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간요금제란 가계통신비 절감차원에서 이통3사가 내놓은 기존의 요금제 가격대보다 다양한 가격의 5G 요금제를 뜻한다. 통합요금제의 경우 중간요금제 출시 일부 5G요금제보다 LTE 요금제가 비싸지는 역전 현상을 해소하고자 만든 것으로 LTE 요금제와 5G 요금제를 합친 요금제다. 하지만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번호이동 시 제공하는 전환지원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고, 최저 2만원대 5G요금제 개편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전파사용료 납부·단통법 폐지까지 악재 잇따라

이뿐 아니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안까지 통과시켰다. 과도한 지원금 상한선을 막던 단통법 폐지돼 이통3사가 보조금 경쟁에 뛰어들 경우 이통3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약한 알뜰폰 시장의 둔화세는 더욱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컨슈머인사이트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교체할 예정인 알뜰폰 가입자의 48%가 “단통법 폐지로 통신 3사의 보조금이 많이 제공될 경우 통신 3사로 이동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게다가 올해는 그동안 면제됐던 전파사용료 납부도 시작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전파사용료 20%를 부과하는데, 내년엔 50%, 2027년부터는 100%를 내야 한다. 전파사용료는 주파수와 같은 전파자원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관리세로, 가입자당 비용이 부과되며 사업자가 부담하는 구조다. 통신 3사와 동일하게 분기별 약 2,000원으로, 공용화율·환경친화계수·로밍계수·이용효율계수 등 일부 감면요소를 적용하면 회선당 약 1,200원대다. 한 업계 관계자는 “10만 명 가입자당 전파사용료 5억원을 내야 하는데, 가입자 60만 명을 가진 사업자는 30억원을 내야 하는 셈"이라며 "이는 중소 영세 사업자에겐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곳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4월부터 알뜰폰 업체가 정부 중재 없이 통신 3사와 직접 도매대가를 협상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도매대가는 알뜰폰 업체가 통신 3사로부터 망을 빌리는 비용을 뜻하는 말로, 도매대가가 인상될 경우 업계 입장에선 더 낮은 가격의 요금제를 내놓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양 사업자 간 협상력 차이가 커 인하 여력이 제한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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