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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공습에 백기, 日 파나소닉 ‘TV 사업’ 철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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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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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소닉홀딩스, TV 사업 철수 고심
日 TV 시장, 中 브랜드 점유율 급상승
삼성·LG도 위태, 수익 다변화 과제로
사진=파나소닉

일본 파나소닉홀딩스가 70년 넘게 이어온 TV 사업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파나소닉은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는 TV 사업을 축소해 왔는데 아예 TV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이다. 한때 ‘가전의 왕국’으로 불렸던 일본은 한국과 중국 기업들에 안방을 내주며 쇠락해 가는 양상이다.

TV 사업 부문 체제 개편 예고

6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4일 구스미 유키 파나소닉홀딩스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수익성이 낮은 4개 사업 부문에 대해 철수 또는 매각하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스미 사장이 밝힌 4개 사업은 TV, 주방가전, 산업기기, 메카트로닉스(고성능·자동화 기계) 등이다.

구스미 사장은 2027년 3월까지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 사업 철수와 매각 등을 포함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연내 희망퇴직 신청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TV 사업에 대해서는 “현재 매각에 응하려는 기업은 없다”며 “다양한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나소닉홀딩스는 2028년 영업이익을 7500억 엔(약 7조원)으로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향후 항공기 오락·통신 시스템과 전기차 배터리, 기업용 정보통신(IT) 서비스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백색 가전과 에어컨, 조명 분야 등을 총괄하는 업체인 ‘파나소닉’을 내년 3월 이전에 해체해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를 재편할 예정이다. 해당 업체명을 다른 형태로 남겨둘 것인지 등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중국 하이센스 유튜브 캡처

중국 브랜드들, 일본 평면 TV 시장 점유율 과반 차지

파나소닉은 전신인 마쓰시타전기 시절인 1952년 처음으로 TV를 출시했다. 1960년에는 컬러 TV를 선보이며 일본 내 TV 보급 확대에 기여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음에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실적이 악화됐다.

일본 시장조사 업체 BCN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평면 TV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중국 하이센스의 자회사 TVS레그자가 25.4%로 1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일본의 샤프(20.6%)가 바짝 쫓았지만 하이센스(15.7%)와 TCL(9.7%)이 각각 3위와 4위에 오르며 중국 브랜드들이 과반을 차지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각각 5위(8.8%)와 6위(7.4%)로 밀려났다. 고물가 시대에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브랜드들에 일본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면서 일본 메이커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최대 TV 시장인 미국에서도 일본 브랜드의 평가는 악화일로다. 지난해 미국에서 삼성전자(36.3%)와 LG전자(18.9%)의 점유율을 합치면 과반이 넘지만, 일본 업체는 소니(7.9%)를 제외하면 TCL(9.0%)이나 하이센스(7.4%) 등에도 크게 뒤진다. 미국 소비자만족지수협회(ACSI)도 삼성전자(84점)와 LG전자(82점)를 각각 1, 2위로 꼽으며 소니(81점)를 하이센스·TCL과 비슷한 점수를 줬다.

"삼성·LG도 중국에 점유율 내줄 수 있어"

현지 업계는 대형 TV 업체가 원가 절감에 나서면서 연구개발비를 줄이고, 독자 기술 확보에 실패한 것을 몰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디스플레이 자회사를 갖추고 LCD·OLED, 마이크로 LED 등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한국·중국 업체와 다르게, 패널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해 원가 부담은 물론 기술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지적이다.

일본 TV의 부진은 중국 업체의 도전에 직면한 우리 TV 업계에도 의미가 크다. 삼성·LG TV는 각각 OLED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볼륨존(대중 시장)에서는 투자를 늘리는 중국 업체의 추격이 매섭다. TCL 한 곳이 최근 15년간 디스플레이 부문에만 투자한 금액은 2,600억 위안(약 51조6,000억원)이 넘는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15%)와 LG전자(9%)의 출하량과 TCL(11%), 하이센스(10%), 샤오미(4%)와의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한 전기공학과 교수는 "모바일·반도체 등 부문에 비해 TV는 원가가 높고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지속 악화하는 추세"라며 "원가 절감보다는 지속적인 투자 확대로 점유율 방어에 나서지 않으면 삼성·LG도 일본처럼 점유율 1위를 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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