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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R4 넘어 DDR5까지" 급성장하는 中 메모리, 글로벌 D램 시장 판도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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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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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메모리 업계, 글로벌 D램 '3강 체제'에 도전장 던져
DDR4 저가 물량 공세 이어 DDR5 시장에서도 '질주'
기술 격차 강조한 SK하이닉스 "中 DDR5, 우리 제품과 차이 있다"

세계 D램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한국 반도체업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창신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메모리 업체의 급성장으로 인해 글로벌 D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CXMT, D램 시장 점유율 5%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컨설팅 업체 첸잔을 인용해 "연간 900억 달러(약 130조7,600억원) 규모인 D램 시장에서 CXMT의 점유율이 5%로 늘어났다”며 “CXMT의 성장이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XMT는 중국 D램 1위 업체다.

현재 세계 D램 시장은 1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2위 업체인 SK하이닉스가 전체의 70∼80%를 점유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까지 합세하면 세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자그마치 96%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같은 '3강 체제'는 최근 CXMT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인해 점차 흔들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메모리 기업들은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과 정부 투자를 발판 삼아 구형 메모리인 DDR4 생산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특히 CXMT 등이 저가로 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며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CXMT가 개발한 LPDDR5 제품/사진=CXMT

DDR5 경쟁력도 급성장

범용 D램 시장에서 '저가 물량 공세'로 덩치를 키운 중국 메모리 기업들은 최근 들어 첨단 DDR(더블데이터레이트)5 D램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의 기술·장비 수출 규제를 뚫고 고부가가치 D램 시장 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CXMT의 1z DDR5 16기가비트(Gb)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일 사양 제품과 유사한 성능을 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테크인사이츠는 CXMT의 DDR5 16Gb D램이 16㎚(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해 생산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기업의 10나노대 3세대(1z, 15.8~16.2㎚) D램과 유사하다. 성능의 핵심 척도인 비트밀도(단위 면적당 저장 단위)는 0.239Gb/㎟로, 동일 규격의 삼성전자 제품(0.217Gb/㎟)과 SK하이닉스 제품(0.213Gb/㎟)보다 높다. 테크인사이츠는 “CXMT는 16㎚ 공정을 통해 정보를 저장하는 셀 면적을 18㎚ 공정 대비 20% 줄였다”고 분석했다.

수율 역시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CXMT는 40% 수준에 그쳤던 DDR5 제품의 수율을 80%까지 끌어올리고, 중국 현지 메모리 모듈 업체인 킹뱅크, 글로웨이 등을 통해 32GB DDR5 제품을 공급하는 중이다. 업계 선두 주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DR5 칩 수율은 80~9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메모리 업계 영향은

시장에서는 조만간 CXMT가 14~15㎚ 수준으로 알려진 ‘10나노 4세대(1a)’ D램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 규제로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등 첨단 제조 장비를 도입할 수는 없으나, 기존 보유한 장비로도 충분히 차세대 D램 개발 및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CXMT가 올해 내로 1a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단 첨단 장비 부족 등 한계로 인해 초기 수율이 좋지 않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업계는 첨단 D램 경쟁력을 확보한 CXMT가 DDR4에 이어 DDR5 시장에서도 저가 물량 공세를 펼칠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CXMT는 지난해 하반기 DDR4 제품 물량을 30%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글로벌 시장에 쏟아낸 바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7월 개당 2.1달러던 PC용 DDR4 D램 고정거래 가격은 12월 1.35달러로 35.7% 급락했고, 한국 메모리 기업의 수익성도 눈에 띄게 악화했다. 만약 CXMT가 DDR5 시장에서도 유사한 전략을 채택할 경우 한국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도한 우려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지난달 23일 실적 설명회에서 “중국 기업의 DDR5 제품 품질과 성능은 (SK하이닉스 제품과) 확실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술 격차를 고려하면 CXMT의 DDR5 시장 진출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CXMT가 개발 중인 1a D램의 상위 제품인 1b(12나노급 D램) D램의 양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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