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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기업들 '홍콩 IPO' 러시, 中 GDR 심사 강화·美 규제에 홍콩행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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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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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본토 상장 까다로워”, 홍콩 IPO 급증
반도체·AI·로봇 분야 중대형 기업 상장 준비
중국 A주 상장사들의 홍콩 이중상장 랠리도

중국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성공에 힘입어 홍콩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AI, 로봇공학 분야 기업들의 IPO 준비가 활발히 이뤄지는 분위기로, 이는 홍콩 자본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AICT, 2분기 홍콩 상장 신청서 제출 예정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에 본사를 둔 AI 솔루션 제공업체 AICT는 홍콩 IPO를 통해 2억 달러(약 2,68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 지능형 교통 시스템, 자율주행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올해 2분기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틱 시큐리티스와 CCB 인터내셔널이 이 거래의 후원사로 나서며, 스마트폰 및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미와 벤처캐피털(VC) 가오롱 캐피털을 전략적 투자자로 두고 있는 AICT는 홍콩 상장 이후 상하이 증시 상장도 모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홍콩 UBS 존 리 중화권 담당 헤드 겸 부회장은 "기술과 AI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됨에 따라 반도체, AI, 로봇 분야의 중대형 기업들이 홍콩에서 IPO를 점점 더 많이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중국 항저우에 본사를 둔 AI 기업 딥시크의 성공이 자리 잡고 있다. 딥시크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인 DeepSeek-V3와 DeepSeek-R1은 지난달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에 채택되며 국가적 자부심의 대상이 됐다. 해당 모델들은 독점적이고 전통적인 LLM과 유사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교육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리 부회장은 "딥시크의 돌파구 이후 투자자들은 미국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중국 기업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기술주에 훨씬 더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음 딥시크와 다음 파괴적 혁신에 베팅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증시로 향하는 A주들

지난해까지만 해도 홍콩 증시는 중국 본토와 홍콩 경제 성장 둔화 여파, 2020년 중국의 국가보안법 도입 이후 심화된 민주주의 위기설 등으로 인해 외국자본의 이탈이 가속화하는 등 약세를 지속했다. 그 결과 뉴욕, 런던과 함께 세계 금융 중심지로 주목을 받으면서 한때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사업을 전개하기를 희망했던 동경의 시장이었던 홍콩의 전 세계 금융허브 입지는 현재 싱가포르에도 위협받았다.

심각한 도전과 정체성 위기에 직면한 홍콩은 지난해부터 중국 본토 금융당국과의 공조로 홍콩 증시 IPO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들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이는 A주 상장사의 홍콩 증시 이중상장 랠리를 이끌면서 홍콩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결과로 이어졌다.

실제로 최근 중국 본토 A주 상장사의 홍콩 증시 이중상장으로 'A+H주(중국본토와 홍콩 양대 시장에 동시 상장된 종목)'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 거우구빅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홍콩시장에서 총 70개의 신규 주식이 IPO를 진행했는데, 이는 2023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다만 조달 자금 측면에서는 2024년 876억 홍콩달러(약 16조1,400억원)를 조달해, 2023년의 463억 홍콩달러를 크게 상회한 동시에 89% 증가했다.

이는 중국 대표 가전 제조업체 메이디 그룹, 자동차용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및 자율주행(AD) 솔루션 제공업체 호라이즌 로보틱스, 중국 대표 물류업체 중 하나인 순풍홀딩스, 생수와 음료 제조업체 화윤음료 등과 같은 대형 IPO가 이뤄진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작년 9월 17일에는 메이디그룹이 상장을 통해 356억6,600만 홍콩달러(약 6조5,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월간 기준 최대 IPO 조달금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CATL 독일 뮌헨 배터리 공장 전경/사진=CATL

중국 CATL도 홍콩서 IPO 시동

홍콩 상장에 나선 또 다른 중국 기술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제조사인 중국 닝더스다이(CATL)가 있다. 이달 11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CATL은 이번 공모를 통해 50억 달러(약 7조1,6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바이트댄스의 자회사 틱톡 경쟁사인 콰이쇼우가 2021년 IPO로 62억 달러(약 8조8,800억원)를 공모한 이후 최대 규모다. CATL은 현재 중국 본토 선전 증시에 상장해 있으며 기준 시가총액은 1조1,000억 위안(약 217조원) 수준이다.

CATL이 홍콩 증시로 이중상장을 추진하는 건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실탄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이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에 대한 심사 승인이 깐깐한 데다 미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뉴욕 증시 상장도 어려워졌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CATL을 중국군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기업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는 직접적인 제재가 가해지는 건 아니지만, 미국 기업들은 이 목록에 포함된 기업과 거래를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안팎으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되자 홍콩 증시로 눈을 돌렸다는 얘기다.

CATL은 현재 독일과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으며, 헝가리 공장에는 무려 500억 위안(약 9조8,600억원)을 쏟아부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유럽 2위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 합작 투자 방식으로 스페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 추가적인 실탄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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