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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테크업계, '딥시크 쇼크' 이후 글로벌 투자 수요 흡수 선제적으로 AI 분야 투자한 알리바바도 주가 폭등 "AI 전쟁, 우리가 이긴다" 업계 주요 인사들 자신감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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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테크업계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간 미국의 강력한 제재로 인해 민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던 중국 기술 기업들이 '딥시크 쇼크'를 기점으로 반전의 기회를 거머쥔 것이다.
中 기술 기업 투자 급증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기술 기업들은 전 세계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딥시크 쇼크 이후 중국 기술 기업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급증하면서다. 중국 AI 칩 제조사 블랙세서미와 중국 최대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사 UB테크, AI 기반 신약 개발사 엑스탈파이는 지난주 잇달아 주식 매각 계획을 발표했는데, 그 규모는 42억 홍콩달러(약 7,730억원)에 이른다. 이달 초 AI 스타트업 베이징 포스 패러다임도 주식 매각을 통해 약 1억8,000만달러(약 2,580억원)를 조달했다.
상장을 통해 해외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일례로 중국 AI 칩 스타트업인 상하이 비렌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비렌)의 경우, 최근 중국 AI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콩에서의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 비렌은 2019년 중국 AI 대표 기업인 센스타임의 장원 총재가 설립한 회사로, 중국 내에서는 엔비디아의 유력한 경쟁사로 꼽혀왔다.
테크업계에 투자 수요가 몰리자 중국 지방정부 간 '지원 경쟁'도 덩달아 고조되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시는 '가장 좋은 과학·기술 혁신 생태계와 인재 발전 환경 조성'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AI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동부 저장성 항저우시가 딥시크를 비롯한 유력 기술 스타트업을 잇달아 배출하자, 선전시도 기업·인재 유치에 나선 것이다. 선전시는 전 사회적 연구개발(R&D) 투자 증가율을 10% 이상으로 유지하고, AI와 로봇 산업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아울러 기업에는 최고 60%, 1,000만 위안(약 20억원) 한도의 대형 AI 모델 훈련 바우처를 지급하고, 1,600만㎡(484만 평)의 혁신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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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빅테크도 '함박웃음'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역시 치솟고 있다. BYD,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등 이른바 중국 'BATX'의 주가는 연초 대비 평균 46%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I 분야 호재가 누적된 알리바바의 경우 지난 1월 13일에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눈에 띄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종가 기준 알리바바의 주가는 전일 대비 6.36% 상승한 138.90 홍콩달러(약 2만5,610원)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생성형 AI 모델(Qwen 2.5-Max)을 출시하면서 자사의 인공지능(AI) 모델이 오픈AI의 GPT-4와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애플과 제휴해 중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에서 알리바바의 AI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게끔 협력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알리바바의 주가 강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알리바바 측이 막대한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알리바바는 앞으로 3년간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3,800억 위안(약 524억 달러, 한화 약 7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와 관련해 알리바바그룹 최고경영자인 우융밍은 “인공지능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 가속화에 전력을 다해 전체 산업 생태계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업계 '자화자찬'
중국 테크업계 전반에 '봄바람'이 불어든 가운데, 업계 관련 인사들은 낙관적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사이버보안 기업 치후(奇虎)360의 창업자 저우훙이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올린 동영상에서 딥시크의 최근 성과를 언급하며 "세상을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딥시크가 대형 IT 기업이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쏟아부은 것보다 더 적은 비용과 컴퓨팅 리소스로 V3와 R1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AI 모델을 내놓았다고 언급하면서 "지금 실리콘밸리에서는 딥시크를 동양에서 온 신비로운 힘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대형 모델 기술 어벤져스 팀에 딥시크가 분명히 한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과의 AI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은 신화: 오공'의 개발사 게임사이언스의 펑지 최고경영자(CEO)도 "딥시크가 AI 분야에서 이뤄낸 성취는 미국과 기나긴 기술 전쟁에서 중국의 국가적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LLM 전문가인 류즈위안 칭화대 컴퓨터학과 부교수 역시 "중국과 미국의 AI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많은 이들이 믿지 않고 있지만 현재 딥시크 같은 사례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