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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세계 각지 데이터센터 취소·연기, AI거품론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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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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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인니·호주 등에서 신규 프로젝트 중단
AI 클라우드 전문 기업 코어위브와도 협력 철회
MS "AI 인프라 수요 변화 대응한 전략적 조치"
올해 2분기 가동 예정인 인도네시아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 조감도/출처=MS 유튜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세계 곳곳에서 추진해 온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잇달아 중단하거나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인프라에 대한 과잉 투자 우려에 더해 오픈AI와의 독점적 파트너십 변화, 미 정부의 관세 정책,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MS는 기존 전략을 재조정 하며 신중한 접근에 나선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폭발적으로 성장해 온 AI 인프라 시장이 '수익성 검증' 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억 달러 넘게 투자한 美 위스콘신 프로젝트도 중단

6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MS는 영국, 인도네시아, 미국, 호주 등에서 추진해 온 데이터센터 사업을 연기하거나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는 최근 영국 런던과 케임브리지 사이에 건설 예정이던 데이터센터 부지에 대한 협상을 중단했다. 해당 시설에는 최첨단 엔비디아 칩을 탑재한 데이터센터가 지어질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관련 절차가 중단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데이터센터 캠퍼스 공사도 일정이 연기됐다. 다만 MS 측은 올해 2분기 해당 지역의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를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프로젝트도 일정이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시카고 인근 데이터센터 사업은 부지 협상이 중단됐고 노스다코다주에 서버 단지를 설립하기 위한 논의도 더 이상 진척되지 않고 있다. 위스콘신주에서 진행 중이던 데이터센터 확장 사업 역시 당분간 보류된다. MS는 해당 프로젝트의 초기 6개월 동안 약 2억6,200만 달러(약 3,800억원)를 투입했으며 이 중 4,000만 달러(약 576억원)는 콘크리트 작업에 사용됐다. 호주에서는 빅토리아주, 뉴사우스웨일스 주등에서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일부 일정이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MS는 AI 클라우드 전문 기업 코어위브(CoreWeave)로부터 추가로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임대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이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어위브의 마이클 인트라토(Michael Intrator) CEO는 "이 같은 변화가 업계 전반의 흐름이라기보다는 MS에 국한된 사안이며 이는 오픈AI와 MS의 관계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일정 부분 혼란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MS 대변인도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에 대한 장기 계획을 수립해 왔다"며 "AI 수요 증가와 입지 확장에 따른 전략적 유연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 투자 축소 기조, 오픈AI 파트너십 조정 영향

월가에서는 MS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축소 배경에 주목한다. MS는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클라우드 서비스 세계 2위 업체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파트너십을 맺고 AI 상용화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미국 투자은행 TD코언은 "MS가 미국과 유럽에서 약 2GW 규모의 신규 데이터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두 곳의 민간 운영업체와 체결한 임차 계약도 취소했다"며 "올해 들어 AI 인프라 투자 기조에 변화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MS가 유럽에서 철회한 일부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은 경쟁사인 구글과 메타가 인수해 업계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데이터센터 사업 축소와 관련한 MS의 결정이 오픈AI의 AI 학습 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조치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S는 그동안 오픈AI에 130억 달러(약 19조원)를 투자하며 협력 관계를 이어왔지만, 최근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I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월 MS는 오픈AI와의 독점적 클라우드 계약을 수정해 오픈AI가 MS 애저 외에 타사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대한 추가 확장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이 거론된다. 미 정부가 세계 각국에 부과하는 상호 관세가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데이터 처리기기 수입 규모는 2,000억 달러(약 290조원) 정도다. 이 중 대부분은 멕시코, 대만, 중국, 베트남 등에서 수입한다. 이들은 대미 수출 시 최소 25% 이상 관세가 부과되는 국가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면적인 상호관세 조치로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빅테크의 수십억달러 규모 투자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컴퓨팅 임대 시장 과잉투자 조짐, AI 거품론 재부상

한편 MS의 이번 결정으로 업계에서는 AI 인프라 시장의 과잉 투자 가능성, 이른바 'AI 거품론'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MS의 데이터센터 축소 방침이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전력과 건축 자재 부족 같은 일시적 문제 때문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도 "일부 투자자는 AI 서비스 수요 대비 MS의 투자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냈다"고 전했다. 실제로 MS 측은 "다음 회계연도에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산업의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며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보다 기존 시설 서버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D 코언의 애널리스트들도 컴퓨팅 용량의 과잉 구축 가능성을 언급하며 "AI 인프라 시장이 예상 수요를 넘어 과잉 공급 상태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이러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중국 지방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AI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딥시크 등장으로 트렌드가 바뀌며 데이터센터 붐이 무너졌다. KZ 컨설팅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중국에서 5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추진됐고 2024년에도 최소 15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문제는 이 중 많은 시설이 실제 수요나 기술 표준을 고려하지 않고 지어졌다는 점이다. 경험 부족과 과장된 수요 예측, 정부 보조금 중심의 투자 관행이 겹치며 효율성이 낮은 데이터센터가 양산됐다. 운영 비용은 높지만, AI 활용도는 낮은 상황이 반복되면서 일부 시설은 결국 전기요금과 유지비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 또한 AI 인프라 시장의 흐름이 모델 학습 중심에서 서비스(추론) 수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에도, 초기 데이터센터 설계는 훈련용 수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수익성 확보에 실패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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