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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노린다" 준오헤어, 글로벌 사모펀드 블랙스톤에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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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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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PEF 블랙스톤, 준오헤어 인수 검토 중
필리핀 1호점 설립 넘어 글로벌 사업 확장 나서
"지오영 전철 밟나" 강윤선 대표, 경영 일선 지킨다
사진=준오헤어

미용실 프랜차이즈 업체 준오헤어가 글로벌 사모펀드(PEF) 블랙스톤을 상대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 미용 시장이 성장 정체 위기를 맞닥뜨린 가운데, 글로벌 자금을 등에 업고 세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인 강윤선 준오뷰티 대표는 매각 진행 뒤에도 소수 지분을 남겨 경영에 지속적으로 관여할 예정이다.

준오헤어, 새 주인 품으로?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블랙스톤은 준오그룹 기업가치를 8,000억원가량으로 평가하고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준오그룹은 준오, 준오뷰티, 준오디포, 준오아카데미 등 5개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5개사 합계 기준 지난해 매출은 약 3,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370억원 수준이다. EBITDA의 20배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이 책정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한 IB업계 관계자는 “준오뷰티의 현금 창출 능력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가치가 매겨졌다”고 짚었다.

1982년 서울 성신여대 인근에서 1호점을 연 준오헤어는 전국에 매장 180여 개, 직원 3,000여 명을 둔 업계 1위 브랜드로,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며 여타 미용실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했다. 재직 기간 10년을 넘긴 직원들이 공동 투자해 매장을 설립·운영하는 방식이다.

준오헤어 특유의 내부 인재 양성 시스템과 서비스 표준화 프로세스도 업계에서 호평을 받는다. 준오아카데미라는 사내 교육기관을 통해 비전공자를 수년간 정규 교육한 뒤 실전에 투입하는 것이다. 준오아카데미는 영국 비달사순아카데미 본사가 인증한 유일한 아시아 교육기관으로, 본사와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년 수백 명의 신입이 이 과정을 거쳐 현장에 배치된다.

준오헤어 필리핀 클락 1호점/사진=준오헤어

준오헤어의 국외 시장 진출 의지

준오헤어가 과감한 매각을 결정한 것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미용 시장은 인구 감소로 인해 성장 한계에 부딪힌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저 수준으로, 젊은 인구가 나날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용 서비스의 주요 고객층인 10~20대 인구가 줄어들면 시장 성장에는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은 이 같은 한계를 돌파할 '열쇠'가 될 수 있다. 실제 준오헤어는 지난해 1월 첫 해외 직영 매장으로 필리핀 클락에 1호점을 오픈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닦은 상태다. 한류 문화에 관심이 많은 필리핀 소비자를 겨냥해 첫 해외 진출 국가룰 선정한 것이다. 필리핀 클락은 마닐라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도시로, 소득 수준이 높으며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블랙스톤 역시 한국 미용 산업의 해외 인지도를 고려, 준오헤어의 국외 확장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K-뷰티'라고도 불리는 한국 미용 산업은 화장품을 중심축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중이다. 한국의 2024년 기준 연간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 달러(약 14조원)로 전년 대비 20.6% 성장했다. 이는 세계 화장품 수출국 중 4번째로 높은 수치다.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화장품이 한국의 3대 수출 품목으로 떠오른 것이다.

강 대표, 매각 이후에도 경영 관여

한편 시장은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 후 변화할 준오헤어의 지분 구조에 주목하고 있다. 준오헤어는 현재 강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강 대표는 50% 이상의 경영권 지분을 블랙스톤에 넘기는 대신, 일부 소수 지분을 남겨 경영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국내 헬스케어 유통사 지오영의 사례를 연상하게 하는 구조다.

지오영은 조선혜 회장과 이희구 명예회장이 2002년 설립한 의약품 유통 도매 업체로, 2009년 골드만삭스PIA로부터 400억원을 받으며 굵직한 외부 투자를 처음으로 유치했다. 이때 투자를 이끈 인사들이 훗날 홍콩계 PEF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를 설립하고 2013년 경영권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블랙스톤은 2019년 지오영의 지분 가치를 약 1조900억원으로 책정, 앵커PE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했다. 공동 창업주인 조 회장(21.99%), 이 회장(6.76%)과 함께 3인 출자로 설립한 지주사 조선혜홀딩스를 통해 지오영의 지분을 확보하는 구조였다. 조 회장이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2대 주주로 남은 셈이다.

이후 2024년 6월 MBK파트너스가 블랙스톤의 지분 전량과 이 명예회장 지분 중 일부를 1조9,500억원에 인수했을 때도 조 회장은 지분을 매각하지 않았고, 지오영을 넘어 조선혜홀딩스 대표로도 신규 선임되며 이전보다 강한 경영 실권을 쥐게 됐다. 사실상 MBK가 조 회장에게 경영을 일임한 셈이다. 조 회장이 창업 이래 줄곧 대표로 활동하며 지오영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 영업력과 네트워크를 계속 활용하는 방향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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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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