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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매월 조사하는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BSI)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추세가 2020년 12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모든 산업의 업황 BSI(실적)는 75로, 10월(76)보다 1포인트 내렸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이달 한국은행의 조사는 지난 8∼15일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2,782개 기업(제조업 1,628개·비제조업 1,154개)이 설문에 답했다.
제조업 체감 경기만 조금 나아져, 비제조업은 악화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체감 경기는 나아졌지만, 비제조업이 악화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내렸다. 11월 제조업의 업황 BSI는 74로, 전월(72)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글로벌 여행수요 복원에 따른 항공유 수요 증가로 석유정제·코크스가 12포인트 급등한 85이었고, 화학물질·제품과 전기장비는 각각 업황 개선과 계절적 수요 증가 등의 이유로 11포인트씩 오른 65와 90을 기록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79)이 4포인트, 중소기업(69)이 1포인트 올랐고, 기업 형태별로는 수출기업(75)이 4포인트, 내수기업(74)이 2포인트 상승했다. 11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에 비해 3포인트 하락한 76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72)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세부 업종별로 살펴보면 도소매업(75)이 내수 부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전월 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장비 임대 수요 감소로 사업지원·임대 서비스(77)는 7포인트 떨어졌고, 주택경기 둔화 및 유동성 악화로 인한 사업성 감소로 건설업은 4포인트 내린 64를 기록했다. 건설업 업황 BSI는 2020년 9월(60)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12월 전산업 업황에 대한 전망 BSI는 전월(76)보다 2포인트 내린 74로 집계돼 2021년 1월(70)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은 각각 4포인트와 1포인트 내린 69와 77을 기록했다.
제조업 하락세 주춤이 그나마 위안
대부분의 산업에서 경기 체감을 빠르게 느끼고 있지만, 제조업 경기실사지수는 하락세가 주춤한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경제인들의 전망치도 100 부근에 있고, 실제 조사에서도 예측 대비 크게 낮아지지 않은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발표와 마찬가지로 해외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빠르게 해제되면서 해외여행이 증가한 덕분에 항공유 수요가 크게 증가한 부분과 석유화학 부분의 업황이 개선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지난 9월 말 조사에서도 제조업 분야 경기전망은 4분기 들어 소폭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경기침체에 따른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가운데, 조선·부품(103), 의료·정밀(102)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조선·부품은 지난 분기에 이은 수주 호황과 높은 선가, 의료·정밀은 코로나-19 특수가 지속되며 4분기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경우가 많았다.
전경련 12월 전망도 26개월만 최저치로 나와
지난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의 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12월 BSI 전망치는 85.4를 기록했다. 12월 BSI 전망치는 20년 10월(84.6) 이후 26개월 만에 최저치이다. 특히 올해 10~12월 BSI 전망치를 4분기 기준으로 전환한 후, 이를 과거 4분기 BSI 전망치와 비교해보면, 2022년 4분기 BSI 전망치는 87.2로 나타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67.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2월 업종별 BSI는 제조업(83.8)과 비제조업(87.3) 모두 올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며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은 원자력과 조선기자재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7.6)만 유일하게 호조 전망을 보인 가운데, 나머지 제조업 세부 업종은 기준치 100을 밑돌았다. 특히 비금속(73.3), 석유·화학(71.0)이 각각 전월 대비 14.9포인트, 11.8포인트 하락하며 가장 낙폭이 컸다. 전자·통신(84.2)은 전월 대비 5.8포인트 하락하며 그 뒤를 이었다.
전경련은 전자·통신(반도체 포함)이 3개월 연속 부진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처음이라면서, 한국 수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자·전기 산업의 부정적 전망은 국내 수출 실적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