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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협정 대응 설명회는 각국과 FTA를 맺을 때마다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변경된 정책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번 치러왔던 행사다. 2012년 첫 협상을 시작한 한-중 FTA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FTA는 기존 FTA에 비해 낮은 수준의 수산물 개방이라는 성과를 얻으며 마무리됐다.
해양수산부는 한-중 FTA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수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주요 정책을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어촌생활 여건 개선’으로 설정했다. 이후 2014년 전남도청 회의실에서 ‘한-중 FTA 협상 결과 설명회’를 개최하여 수산업 관련 주요 정책을 설명했으며 제주도·경상남도에서 잇따라 진행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관세청에서 ‘상반기 FTA 관세행정 설명회’를 개최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RECP)가 정식 발효된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입기업이 RECP를 원활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해당 설명회는 RCEP 관련 정책의 주요 내용부터 FTA 관세법령 주요 개정사항까지 RCEP 관련 정보를 상세히 전달하는 방향으로 꾸려졌다.
산업부 또한 RCEP의 활용 촉진 방안을 논의하고자 통상조약국내대책위원회 「활용촉진 분과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체결한 첫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RCEP의 국내 발효 이후 5개월이 경과된 시점에서, 올해 상반기 동안 정부 및 FTA 지원기관에서 추진한 RCEP 활용 지원 정책을 공유하고 하반기 추진계획에 대해 민간위원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목적을 지녔다.
한-이스라엘 FTA, 자동차·섬유·화장품 관세 철폐
오는 12월 1일부터 한국-이스라엘 그리고 한국-캄보디아의 FTA가 발효될 예정이다. 가장 큰 이점은 한-이스라엘 FTA 발효와 동시에 1년 차 관세 철폐가 즉시 적용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한 달 뒤인 내년 1월 1일부터 2년 차 관세가 연이어 철폐된다. 관세 즉시 철폐 품목인 자동차(관세율 7%), 자동차부품(6~12%), 섬유(6%), 화장품(12%) 이외에도 단계적 철폐가 적용되는 품목들의 관세 또한 큰 폭으로 인하될 전망이다. 따라서 수출입 업계가 체감하는 캄보디아와의 FTA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경쟁력 향상으로 인해 시장점유율 1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자동차는 현지 오픈이노베이션을 거점으로 이스라엘 유망 스타트업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포 유전자치료제 개발기업 큐어세라퓨틱스 또한 기술 상용화의 청사진을 그리게 됐다. 큐어세라퓨틱스는 한국-이스라엘 공동 R&D 지원사업을 통해 기술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이스라엘 Orgenesis로부터 인슐린 생성세포 제작에 대한 원천기술을 도입하여 당뇨 치료제 공정개발 등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이스라엘 FTA는 아시아 국가 최초로 이스라엘과 체결한 FTA다. 이에 높은 수준의 시장 자유화를 통한 시장접근 확대가 기대되며 교역·투자 확대는 물론 반도체·전자·통신 등 첨단장비 수입선 또한 다변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벤처·스타트업을 포함한 양국 기업 간 첨단 기술의 협력이 전례 없는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캄보디아 FTA, 관세 철폐 추가 개방
한국-캄보디아 FTA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체결되어 이목을 끈다. 우리나라의 체결 FTA 중 최단기인 7개월 만에 타결된 것은 물론, 비대면으로 진행한 최초 FTA 협상이기 때문이다. 한국-캄보디아 FTA 타결에는 현대건설기계, 대주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티에이치인터내셔널, 보해양조 등 우리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한국-캄보디아 FTA를 통해 우리는 전체 품목 중 95.6%, 캄보디아는 93.8%의 관세를 철폐했다. 한국-아세안 FTA와 RCEP에도 불구하고 캄보디아는 전체 품목의 93%, 수입액의 52.4%만 관세를 철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을 통해 전체 품목의 0.8% 포인트, 전체 수입액의 19.8%포인트를 추가 개방했다. 나아가 우리측의 캄보디아 최대 수출품인 화물자동차 및 승용차, 건설중장비뿐만 아니라 딸기, 김 등 농수임산물에 대한 관세도 철폐하며 캄보디아 식품업계까지 손을 뻗게 됐다.
우리나라 건설중장비 업계에도 순풍이 불어올 전망이다. 그간 중국-아세안 FTA로 인해 중국산 건설중장비가 무관세로 캄보디아에 수출되는 바람에 우리나라 건설중장비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번 협상 타결로 중국산과 동등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일반관세(15%)를 적용하고 있는 일본, 유럽, 미국에 비해 경쟁력 우위를 점하게 됐다.
한국과 캄보디아는 양국 간 공급망이 형성된 품목에 대해 상호 관세도 철폐했다. 섬유 품목에 있어 캄보디아는 편직물(7%)에 대한 관세를 우리 측은 의류(5%) 등에 대한 관세를 없애 상호 교역 증대를 도모했다. 아울러 의류 품목에 대한 원산지 요건을 완화해 우리 기업의 섬유·의류 관련 수출을 용이하게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역내 공급망(RVC)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은 포스트베트남, 포스트차이나의 위치로서 캄보디아 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관세 철폐를 넘어 한국과 캄보디아가 모두 참여한 RCEP와의 상호 보완적 효과까지 내다볼 수 있어 더욱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