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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23~202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정부는 12일 오후 서울 하이커그라운드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7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제6차 관광진흥기본계획(2023~2027)’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K-컬처와 관광의 매력적 융합 ▲공세적 전략을 통한 유럽·미국 등 신규 시장 개척 ▲민관협력·협업 시스템과 관광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K-관광 모델을 정립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어 K-콘텐츠를 관광에 접목하고, 관련 산업 규제도 적극 완화해 오는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관광수입 3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또 장기 체류형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워케이션 비자와 K-컬처 연수 비자를 신설하는 동시에 동남아 관광객 대상 단체 전자비자 발급과 무비자 입국은 확대하기로 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K-컬처’라는 한국 관광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을 무기로 내년을 관광 대국으로 가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2023-2024 한국방문의 해’ 추진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국제 관광수요 조기 선점을 위해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선포했다. K-컬처에 대한 세계적 인지도와 호감도를 한국 관광 수요로 전환하여, 코로나 이후 국제 관광 수요를 조기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K케이-컬처의 본국, 한국으로’라는 표어를 바탕으로 뉴욕·도쿄를 비롯한 세계 50개 도시에서 ‘K-관광 로드쇼’를 개최한다. 코로나19 이전 방한 관광객 송출 2~3위인 일본·대만을 대상으로 한국 관광 본격 재개 특별 캠페인을 추진하고, 동남아 한류 충성 팬 유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싹트고 있는 있는 유럽과 미주 지역을 대상으로는 ‘K-뮤직’, ‘K-푸드’를 주제로 한 참여형 행사와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 시장을 다변화한다.
정부, ‘매력적인 한국’ 위해 관광 생태계 및 여행 모델 정비한다
‘한국방문의 해’라는 말에 걸맞게 정부는 각종 규제 및 관광 산업을 정비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헝클어진 관광산업 생태계 회복을 위해 호텔업계 교통유발부담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심각한 구인난 완화를 위해 해외 인력 고용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그 예다.
전문직 취업 비자(E-7)를 통한 호텔별 외국인 채용 인원을 현행 2명에서 5명까지 확대하고, 유학생(D-2)의 시간제 근무 가능 시간제한을 완화(학사 대상 현행 주 10~25시간→30시간) 할 예정이다. 특히 ‘기업 휴지보험’에 가입하는 등 자체적 위기 대응책을 강구하는 사업체에는 운영자금 융자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또 미래 관광산업의 선도 기반 구축을 위해 2027년까지 관광기업 육성 펀드 5,000억원을 결성, 관광기업 성장에 투자한다.
부가가치가 높은 의료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비자 의료관광 우수 유치기관 선정 기준을 완화하는 등 비자 발급의 편의성을 높이고, 외국인 환자 비대면 협진 제도도 활성화한다. 잇따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웰니스 관광 시장도 적극 육성할 예정이다. 웰니스 관광 시장의 경우 의료 치료 후 스파·식단 등이 연계되는 ‘웰니스·의료 관광 융복합 클러스터’를 6곳 선정하고, 내년 이후 매년 1곳씩 ‘올해의 웰니스 관광도시’를 선정하여 세계적 웰니스·의료 관광 목적지로 조성할 계획을 밝혔다.
새로운 여행 모델로는 2024년부터 '여행이음카드'가 도입된다. 국내여행 촉진을 위한 카드로, 정부·지자체·민간기업 등이 개별적으로 지원하던 여행 관련 혜택들을 집약적으로 제공한다. 사용 실적에 따라 국내 여행에 이용 가능한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다.
또 숲속·바닷가·농어촌 체험휴양마을에는 캠핑장이 확대 조성된다. 정부는 전국 312만 반려동물 양육 가구를 위해 반려동물 친화 관광지를 조성(2027년 10곳) 하고 관광 정보를 제공해 반려인을 위한 새로운 관광시장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장애인·고령층 등 관광 약자를 위해 계단, 경사로 등 관광시설을 개선하는 ‘열린 관광지’도 지속 확대(2022년 누적 112개소ㅜ→2027년 누적 250곳) 할 계획이다.
K-컬처와 관광을 융합시켜 한국의 정수를 체험할 수 있는 고품격 관광 콘텐츠도 확충한다. 예술·음식 등 K-컬처와 관광을 매력적으로 융합해 명인·명사와의 만남, 고급 한식 체험 등 세련된 콘텐츠 상품을 개발하고, 한국 프로골퍼들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골프선수·대회·아카데미 등 특화 관광상품도 확대·개발한다. 나아가 인천공항 내 개인 전용기 전용 터미널 신설도 추진해 고급 관광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워케이션’ 등 지역 체류형 관광 육성도 활발해
정부는 특히 지역 관광을 육성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을 넘어 지역을 연계해 지역으로의 관광 산업을 확장시키겠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여행 친화형 근무제 ’워케이션’ 확산을 지원해, 지역 관광 수요와 체류 시기가 분산될 수 있도록 했다. 여행 친화형 근무제 수요 기업과 지자체를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다음으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형 관광(생활관광)과 야간관광 등 체류형 관광 모델을 대폭 강화한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지역 관광지·특산물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발급하고, 다양한 정부 부처의 지역 정착 지원 사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고유의 자연·생태계·문화 등 관광 콘텐츠로서 매력을 가진 섬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개발한다. 정부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섬 5곳에 4년간 약 500억 원을 투입, ‘가고 싶은 K-관광 섬’으로 육성한다. 인구 소멸 위기 지역 또한 관광으로 되살리고자 영·호남을 아우르는 5개 광역지자체, 40개 기초지자체에 숨겨진 관광콘텐츠를 발굴하여 ‘K-관광 휴양벨트’를 구축(2024~2033년)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23-2024 한국방문의 해’를 통해 우리 관광산업이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금 도약하기를 기원한다”며 “우리나라는 유구한 문화유산에 케이팝, 영화 등 한류를 더해 그 어느 때보다 더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만큼 민관이 힘을 합쳐 ‘가고 싶은 대한민국’, ‘경험하고 싶은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외래객이 경험하는 대한민국은 어떨까?
외래객을 늘리려면, 외래객이 한국에서 경험하는 바를 먼저 알아야 한다. 한국여행업협회(KATA)가 운영하고 있는 관광통역안내소를 찾은 외국인 개별관광객 대상 대면 설문조사 결과, 한국을 관광 목적지로 선택한 이유로 한류(대중문화, 음식, 전통문화)를 꼽았으며 한국 재방문 의사는 93.9%, 2회 이상 재방문한 외국인인 49.4%며 일본과 중국 개별 관광객순으로 재방문율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을 관광 목적지로 선택한 이유로는 63.3%가 한국 전통문화, 한국 음식, 한국 대중문화 순으로 꼽았다. 유럽 관광객의 경우 전통문화 체험이 가장 높았으며 일본과 동남아 관광객은 한국 음식이 가장 높았다. 20대 관광객은 한국 대중문화, 한국음식, 한국 전통문화 3가지 모두를 한국 관광 선택 이유로 높게 꼽았다.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 상당수가 한국 대중문화(30.8%)와 한국 전통문화(22.7%)을 꼽았다. 한국 대중문화라는 응답의 경우 동남아 관광객과 20대 연령에서 가장 높았다. 유럽과 미주 관광객은 한국 전통문화 및 자연 풍경이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여행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요인으로 언어소통(33%)을 꼽았다는 것이다. 교통 불편(12.8%), 편의시설 부족(8.6%)이 그 뒤를 이었다. 교통 불편의 경우 고속버스터미널 및 고속버스 내 다국어 안내방송 부재, 시내버스 내 다국어 안내방송 부재, 복잡한 환승 체계, 지방 연계 교통편 부족, 택시 불친절 및 과속 등이 구체적인 내용으로 분석됐다. 편의시설 부족은 지방 환전소 부족, 지방 기도실 및 할랄 식당 부재, 쓰레기통 부재 등이었다. 특히 동남아 관광객이 편의시설 부족 응답이 높았다.
방한하는 외래객들은 한국의 대중문화와 음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전용기 전용 터미널 신설과 같은 고품격 콘텐츠를 고집하기 보다, 보다 넓은 영역대의 관광객이 한국의 대중문화와 음식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외래객을 위한 외국어 관광 안내 편의 제공이 필요하며, 특히 진정한 지역 관광 활성화를 도모하려면 고속버스 및 시내버스 차량 등에 대한 다국어 서비스 제공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관광 산업 관련 정비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한국 방문의 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