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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갑작스러운 해임 발표, 직원·투자자 "알트먼 복귀해라" 항의 MS까지 가세해 복귀 압박, 결국 일주일도 안 돼 알트먼 CEO 복귀 이사회의 수익화 시도 결국 좌절, 향후 국내서도 VC 주도 이사회가 역풍 맞을 가능성도
샘 알트먼 오픈AI 공동창업자가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되찾았다. 알트먼의 복귀를 촉구하는 오픈AI 투자자와 직원들의 목소리에 결국 이사회가 뜻을 꺾은 것이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오픈AI 이사회의 급작스러운 퇴출 발표 후 닷새 만이다. 혼란을 틈타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픈AI에 경영 구조 변화를 요구, 본격적으로 입김을 넣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나섰다.
돌아온 샘 알트먼, MS는 "경영 구조 문제 있다"
오픈AI는 22일 알트먼의 해임을 결정한 이사회의 부분적 재구성 및 알트먼의 CEO직 복귀 소식을 전했다. 오픈AI는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새로운 이사회 구성원 브렛 테일러(의장, 전 세일즈포스 공동 CEO), 래리 서머스(전 미국 재무부 장관) 그리고 애덤 단젤로(쿼라 CEO, 기존 의사회 구성원)와 함께 알트먼의 CEO직 복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알트먼의 해고에 앞장섰다가 이후 태세를 전환한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 과학자 등 기존 이사 3명의 거취는 언급하지 않았다.
알트먼도 엑스를 통해 오픈AI의 복귀를 알렸다. 그는 "나는 오픈AI를 사랑한다. 지난 며칠 동안 내가 한 모든 일은 이 팀(오픈AI)과 그 사명을 함께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요일(19일) 저녁 MS에 합류하기로 했을 때, 그것이 저와 팀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 분명했다"며 "새로운 이사회와 사티아(나델라 MS CEO)의 지원으로 다시 오픈AI로 돌아와 MS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오픈AI의 대주주인 MS는 본격적인 경영 방식 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오픈AI는 인류 전체를 위한 인공지능(AI)을 개발하겠다며 외부 투자자들의 경영 참여를 일체 허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티야 나델라 MS CEO는 MS가 오픈AI 이사진의 결정에 관여할 수 없는 점에 대해 "좋지 않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절대적으로 동의한다"고 발언, 차후 오픈AI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급작스러운 해고에 폭발적 항의 이어져
오픈AI 이사회는 지난 17일 '경영 능력을 확신할 수 없고, 소통에 솔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알트먼의 해임을 결정했다. 대주주인 MS마저 발표 직전에야 소식을 접할 만큼 갑작스러운 해고였다. 이에 공동창업자인 그렉 브록만은 항의 표시로 즉각 사임했고, 수석 연구원 3명도 즉시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이후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임시 CEO직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사회의 해임 발표에 오픈AI 직원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알트먼과 브룩먼이 새로운 AI 연구팀을 이끌기 위해 MS에 합류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자, 이들과 함께 MS로 이직하겠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사회의 퇴진 및 알트먼의 복귀를 요구하는 연판장에 서명한 직원은 오픈AI 전체 임직원의 95%에 달한다. 쓰라이브캐피털, 코슬라벤처스,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 등 오픈AI의 투자자 역시 알트먼의 복귀를 요구하며 오픈AI에 압박을 가했다.
대주주인 MS까지 '알트먼 복귀' 주장에 가세했다. 알트먼을 따라 MS로 이직하겠다고 주장하는 오픈AI 직원들을 기꺼이 수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더해 MS는 공개적으로 오픈AI 지배 구조의 문제점을 언급하고, 관련 개선 사항을 오픈AI 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예상외의 격렬한 항의가 이어지자 오픈AI 이사회 측은 결국 닷새 만에 백기를 들었고, 알트먼은 오픈AI CEO 자리를 되찾았다.
'이사회 멋대로' 스타트업 경영진 퇴출, 녹록지 않다
스타트업계는 이번 사건을 두고 수익화를 시도하려는 이사회와 연구 기업으로 운영하려는 직원들 간의 갈등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간 오픈AI 경영진과 이사회 양측은 수익보다 기술 개발 및 회사 홍보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동의해 왔다. 하지만 이사회 측은 최근 들어 태세를 전환, 챗GPT를 비롯한 오픈AI 서비스의 '수익화'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지난 14일부터 챗GPT 플러스의 신규 가입자 가입을 차단하고, GPT-4 등의 가격을 인상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업계는 이 같은 이사회의 수익화 움직임에 알트먼을 포함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반발했다고 보고 있다.
연구 기업으로 출발한 스타트업이 경영과 연구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례는 생각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갈등이 이어지다가 결국 기존 경영진이 퇴출되고, 이사회가 새로운 CEO를 임명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1985년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같은 방식으로 퇴출됐으며, 최근 한국에서는 메쉬코리아의 창업자 유정범 전 대표가 투자자들의 결정에 따라 결국 자리에서 내려오기도 했다. 익히 알려진 대로 잡스는 새로운 사업을 창업해 결국 애플에 복귀했고, 유정범 전 대표는 현재 로칼(LOEKAL)에서 물류 및 이커머스 전문가들과 새로운 하이퍼 로컬 플랫폼을 기획 중이다.
이번 오픈AI의 ‘알트먼 퇴출 사태’는 이사회의 독단에 따른 수익화 압박이 직원과 투자자의 ‘반발’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보란 듯 입증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내 VC들이 차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를 퇴출시키는 선택을 할 경우, 오픈AI의 이번 선례를 고려할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 모인 기업의 대표이사가 자본의 논리에 따라 퇴출될 경우, '내부 반란'에 대한 우려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