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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관광 허용돼도 한국 안 온다? 들끓던 유커들 발길 끊겨 고물가·고환율, 경기 부진, 혐한 정서 등에 발목 잡힌 中 관광객 中 향하는 여행객 발걸음도 끊겼다, 사실상 관광업계서 고립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전면 허용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유커(중국 여행객)의 한국 관광 수요는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전국 공항의 중국 노선 이용객수는 73만7,632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 11월의 48%에 그쳤다. 경기 침체, 혐한 정서,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중국인의 한국 관광 수요가 사실상 끊겼다는 분석이다.
중국인 관광객, 더 이상 한국 안 찾는다?
지난 8월 10일 중국 문화여유부는 한국·미국·일본 등 세계 78개국에 대한 자국민의 단체 여행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단체 관광 규제가 완전히 해제된 것은 2017년 3월부터 본격화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이후 6년 여만의 일이다. 당시 시장은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로 인해 중일 관계 악화한 만큼, 우리나라 관광 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중국 노선의 회복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각종 규제가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관광 수요가 급감한 원인은 뭘까. 우선 물가 상승 및 환율 부담이 여행객의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원화는 일본, 태국 등 인근국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어지는 고물가에 환전 부담까지 더해지며 관광 비용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혐한 정서 확산 등으로 한국 여행 선호가 약해졌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 내 경기 부진도 문제로 지목된다. 소비가 위축되며 해외 관광 수요 자체가 급감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중국인의 중화권을 제외한 순수 해외 국가 출국 비중은 2019년 3분기 61.3%에서 2023년 3분기 40.9%로 줄었다. 이외로도 중국인 관광객의 개별 여행 선호, 낮아진 여행객 연령층, 중국 내 뷰티 시장 발달 등이 관광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우리도 중국 안 간다, 뚝 끊긴 中 관광 수요
중국으로 향하는 관광객의 발걸음 역시 끊겼다. 중국이 올해 초 국경을 전면 재개방했음에도 불구, 대다수 관광객이 중국을 외면하는 양상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중국 문화여유부의 외국인 관광객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여행사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5만2,000명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9년 1분기(370만 명) 대비 1.4% 수준이다. 이 시기에 외국인의 중국 비자 발급 및 항공편 예약이 어려웠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당한 감소폭이다.
실제 중국관광협회의 스마트관광분회(分會)장인 샤오첸후이(肖潛輝)는 지난 5월 9일 중국 우시에서 열린 관광 포럼에서 “중국의 외국인 관광객 유입은 코로나가 ‘정지’ 버튼을 누른 이후 아직도 저점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소비 수준이 높은 유럽과 미국·일본·한국 관광객이 크게 감소해 이들의 빈자리를 메꿀 수 없다는 설명이다.
중국 관광 수요가 급감한 원인으로는 중국의 폐쇄적인 대외 정책 및 미중 갈등으로 인한 '반중 정서'가 꼽힌다. 지난달 시행된 개정 반(反)간첩법(간첩 행위의 범위를 크게 확대한 법안) 역시 관광객의 불안감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자국민에게 “중국 정부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없이 현지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면서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 여행을 재고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결국 중국은 나가는 사람도, 들어오는 사람도 없는 '외딴 대륙'이 되고 말았다.